매번 50통이 넘는 우편물을 보내보지만 참석하시는 분은 항상 20명 안팎의 그 얼굴이 그 얼굴입니다. 물론 그 얼굴들은 제가 편지를 보내지 않아도 참석하시는 분들이고요.
그래서 열심히 참석하시는 분들에게는 마음속으로부터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참석하시지 않는 분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어서 이렇게 몇 자 적어 봅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시는 분들은 모두 개인적인 사정이 없고, 또 시간이 남아 한가해서 참석하시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모두 개인적인 사정이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제 이야기를 좀 해 볼까요?
저는 건설 회사를 다니고 있기 때문에 사는 곳이 일정하지가 않습니다. 또, 약 5년 넘게 해외생활도 했고요.
물론 해외에 있을 때는 귀국에 문제가 있어 참석을 하지 못했지만.
제가 1993년부터 1997년까지, 그리고 지금 근무하는 곳은 경상남도 하동입니다.
서울을 본거지로 하는 저희직원들이 가장 꺼리던 현장이었지요. 너무 멀어서.
지금은 대전에서 진주까지 고속도로가 개통되어 서울까지 4시간 30분정도 소요되고 양문까지는 약 6시간정도면 충분히 갈수가 있어 편리해 진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10년 전 하동에서 서울을 가려면 19번 국도를 통해 전주까지 가서 호남-경부 고속도로를 이용 하던가 아님 남해-호남-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물론 남해고속도로는 지금과 같이 개량되기 이전이었고요.
서울까지의 소요시간이 항상 6시간 이상 걸렸지요. 하지만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습니다.
제가 종손이라서 그럴까요?
제가 종손이면 무슨 특별한 혜택이 있나요?
있기는 있습니다.
종중 땅에 집을 짓고 살지요. 앞으로 퇴직해서도 지금의 그 집으로 가서 살 예정이고요.
별도의 도지를 내지 않고요. 그리고 채마도 부치고 있지요. 같은 조건으로.
하지만 제 생각에는 행사참여는 본인의 의지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도 아직은 시제나 벌초를 하러간다면 아무리 바빠도 별 이의 없이 보내주는 것이 우리사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시지 않는 것은 본인의 의지가 없기 때문이지요.
우리 종중재산이 얼마나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산과 전답을 모두 합해서 약 14만평 정도 될 것입니다.
평당 10,000원 잡으면 약 14억 정도 되겠지요.
그걸 매각하여 분배한다고 해도 지금 참여하시는 분들만 나누어 달라고 할까요?
참여하지 않는 분들이 그건 너희들 몫이다 하고 뒷짐 지고 있을까요?
혹시 시세변동이 있어 평당 10만원하면 140억입니다. 그때도 모른 척 하시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모두 동등한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참석률에 따른 배분 문제를 사결회 정관에 넣었습니다.
열심히 참여하여 조상을 모시는데 소홀하지 않았다면 그에 따른 보상을 조상님으로부터 받는다는 취지로 말입니다.
물론 재산은 보존하는 것이 대원칙이지만 말입니다.
비단 그 돈이 탐이 나서가 아니고 말 그대로 崇祖惇宗의 뜻으로 모이는 행사입니다.
조상이 없다면 내가 없기에 우리는 고향을 찾고 조상을 받들어 모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좋은 뜻을 모아 조상을 숭상하고, 종친상호간에 우애가 있는 사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적어 보았습니다.
첫댓글 수고 많으십니다.... ^^ 요즘처럼 많은 모임을 접하고 사는 시대에.. 몸이 떨어져 있는 단체를 이끌어 가는것은 더욱 힘들다는것을 알고있습니다. 단지 종손이라는 이유로 모든 짐을 떠앉을수 없다는 것은 공감합니다. 조금더 힘을 내주시고 다른 회원들이 힘이 되어드리도록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팅!
ㅎㅎ 오랜만에 들어 왔습니다^^ 고향을 지키는 한 사람으로서 머리을 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