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강술래
강강술래란 영호남 해안지방과 도서지방에 널리 분포된 민속놀이 또는 민요로서 해마다 음력 8월 한가윗날 밤에 곱게 단장한 부녀자들이 수십 명씩 일정한 장소에 모여 손에 손을 잡고 원형으로 늘어서서‘강강술래’라는 후렴이 붙은 노래를 부르며 빙글빙글 돌면서 뛰노는 놀이이다. 1965년 중요무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되었다.
1. 유래
강강술래라는 말의 어원에 대해서는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강한 오랑캐가 몰려온다'는 뜻의 '강강수월래(强羌水越來)'에서 비롯되었다는 것과, '강'은 원(圓)이고 '술래'는 '둥글게 돌자''는 뜻이라는 전라도 방언설과, 우리 노래의 여음(餘音)의 하나라는 것과, 순라(巡邏)에서 술래로 되었으며, '주위를 경계하라'는 말에서 비롯되었다는 설, 달을 맞이하고 추수를 감사하는 의식에서 나왔다는 설 등이 있다. 그러나 오랑캐가 몰려온다는 강강수월래는 그럴듯하게 꾸민 말이며 강강술래가 맞는 말이다.
강강술래는 순수한 우리말의 전라도 방언으로 '강강'은 '원'을 뜻하며 술래는 순라, 수레(車), 술래놀이의 뜻으로 보인다. 이렇듯 강강술래는 무용적 성격이 강하여 모두 손잡고 원으로 강하게(힘차게) 돌면서 춤추는 것만 보더라도 어원과 일맥상통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강강술래의 원시적 모습은 마한 때부터 있어 왔던 벽사진경의 여성 제의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그 의례와 관련하여 행하여진 예능으로서 오늘날 모습에서 알 수 있듯 처음에는 흥을 돋우기 위해 강강술래를 하고 이어서 주로 성적모의나 농경모의 춤과 풍어모의 춤으로 이루어진 여성들만의 춤놀이다.
2. 내용
여성들의 소리춤인 강강술래는 달에 관한 노래를 비롯하여 성적인 노래, 시집살이에 관한 노래, 부녀자의 덕에 대한 노래, 구애적인 노래, 봄을 찬미한 노래, 농사나 바다일, 집안살림 등 일에 관한 노래, 과부와 이별의 노래, 달과의 대화, 풍자, 효도사상, 인정 등의 내용을 담고 있지만 핵심은 달에 대한 동경에 있다. 이 내용으로 평소에 부르던 노래를 강강술래 가락에 실어 즉흥적으로 부른다. 이밖에도 춤의 사설에는 고사리 꺾는 노래, 담 넘기 노래, 청어 엮기 노래, 기와 밟기 노래, 오이 따는 노래 등 농경 의례적인 유감주술성이 강하다.
이와 같이 강강술래는 춤과 노래와 놀이가 복합된 종합여성축제 형식의 예능으로서 그 내용은 원초적으로 풍농풍어를 기원하는 유감주술(類感呪術)행위라 할 수 있으며,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여성들이 둥근 달을 모의한 원무를 하면서 달에게 노래와 춤으로 뽐내는 서정과 서사가 복합된 예능인 동시에 여성들의 한과 슬픔을 환희로 승화시키는 예능이라 할 수 있다.
3. 강강술래의 특징
첫째, 강강술래의 기본 대형은 원이다. 원이란 것은 중심에서 어디든 같은 거리에 있다.
그것은 거기에 참가하는 사람은 누구나 평등한 관계임을 말한다. 사회가 권위적이고 계급적이 되면 원이 형태가 흩어지고 네모진 대형이 된다. 운동회나 학습 발표회 때 보여지는 무용의 형태를 보면 대부분 네모진 대형이다. 하는 사람과 구경꾼이 뚜렷이 구분되어 구경하는 아이들이 관심이 없다.
둘째, 손을 맞잡고 마주본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보다는 춤을 추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심이 된다. 서로 손을 잡고, 발을 맞추고, 목숨(호흡)을 나누며 서로의 생활과 생각을 담는 앞소리와 그에 대응하는 뒷소리(강강술래)를 같이 부르며 공감대를 만들어 가고 그 동안 지내 온 것을 노래로 표현하면서 마음에 있는 갈등도 풀어내고, 새로운 소망을 담아 새로운 생활을 약속하는 자리가 되는 것이다.
셋째, 다른 나라 원무와는 다르게 처음엔 쉬운 놀이에서 어려운 놀이로 다양하게 이어지고, 느린 가락(진양조)에서 점점 빠르게 진행된다. 이렇게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다양한 통일감으로 일치시켜 간다. 또한 부분 부분이 하나로 독립적이면서 전체가 통일되고, 다음 놀이로 진행될 때 자연스레 이어지면 부분을 떨어뜨려 놀아도 된다.
마지막으로 강강술래는 모두가 주인으로 참여한다. 어느 한 사람 그냥 서있거나 구경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계속 움직이며 따라가서 이런 저런 형태를 만들고 이런저런 형태를 만들고 심지어 노래도 잘하는 사람이 앞소리 하면 전체가 뒷소리를 매기면 함께 하고있다.
큰 움직임이 없지만 모두 자신이 주인으로 판을 이끌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것이 생활화되어 그 밖의 다양한 문화에서 언젠가 모든 일을 주인으로서 내세우게 되는 근원이 된다.
4. 춤놀이 방법
많은 여인네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둥그렇게 원을 지어 돌아가며 노래 소리에 맞추어 춤을 춘다. 노래는 목청이 빼어난 사람의 앞소리(先唱)에 따라 나머지 사람들이 뒷소리(合唱)로 받는다. 그리고 처음에는 느린 가락의 진양조에 맞추어 춤을 추다가 점점 빠른 가락인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등으로 변해가며 춤추는 동작이 빨라진다. 춤이 빨라지면 자연히 뛰게 되므로 이를 '뛴다'라고 한다. 이렇게 놀다 지치면 잠시 쉬었다가 다시 놀며 또한 노는 사람의 수효가 많으면 여러 패를 지어 놀기도 한다. 놀이를 하는 여인네들은 대개 젊은 처녀들로 구성되며 달 밝은 밤에 여럿이 모여 한때를 즐긴다. 강강술래 하면 그저 손을 잡고 둥글게 돌면서 노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 속에는 매우 다양한 형태의 놀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강술래가 진행되는 동안 여러 가지 형태의 대형이 이루어지며 이러한 형태는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강강술래는 늦은 강강술래를 시작으로 중 강강술래, 잦은 강강술래, 남생아 놀아라, 고사리 꺽자, 청어 엮자, 청어 풀자, 기와 밟기, 덕석몰이, 덕석풀기, 쥔쥐새끼놀이, 문열어라, 가마등, 도굿대 당기기, 수선찾기, 품고동 등 이밖에도 여러 형태의 다양한 놀이가 있다. 이들 놀이는 지역에 따라 별개의 놀이로 행해지기도 하지만 해남지역을 비롯한 전남지역 대부분에서는 강강술래의 한 종류로 엮어져 행해진다.
Ⅳ. 맺음말
오천년의 뿌리를 가진 우리 겨레의 문화는 20세기에 들어 와서 큰 시련을 겪었다. 분별이 없이 들어오는 서구 문물, 일제의 혹독한 민족문화 없애기 정책, 6.25와 같은 어려운 시기에 우리 문화의 뿌리는 상당히 흔들렸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에 맞게 계속적인 창작으로 민속놀이를 계승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자본의 허울 속에 고급 문화라는 형태로 기형적으로 누려지는 각종 외래문화 속에서 탈춤과 강강수월래가 지닌 변혁적이고, 삶을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꾸려 나갈 수 있는 정신을 계승하여 민중의 참 문화로 키워 나가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레크리에이션프로덕션,『레크리에이션월드』, 도서출판 금광, 1994.
채희완,『탈춤』, 대원사, 2001.
고선애외,『레크리에이션지도서』, 사단법인한국여가레크리에이션협회, 2001.
브리테니커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