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원성왕(?∼798. 재위 785∼798)의 꿈을 다룬 설화는 ≪삼국유사≫ 권2 원성대왕조에 실려 있습니다.
원성왕의 이름은 김경신(金敬信)입니다.
처음에는 이찬으로 있는 김주원(金周元)이 상재(上宰)에 있고 김경신은 각간으로 차재(次宰)에 있었으나, 어느날 꾼 꿈으로 인하여 왕위에 오르게 되었답니다.
김경신이 어느날 꿈을 꾸었는데 꿈에 복두(
邏頭)를 벗고 흰 갓을 쓰고 십이현금(十二絃琴)을 들고 천관사(天官寺) 우물 속으로 들어간 꿈이었답니다.
이상한 꿈이어서 사람을 시켜 해몽을 하였더니, "복두를 벗은 것은 관직에서 떠날 징조요, 금(琴)을 든 것은 칼을 쓸 조짐이요, 우물 속으로 들어간 것은 옥에 갇힐 징조"라고 답하였답니다.
김경신은 이 말을 듣고 근심하여 두문불출하였는데, 그 때 아찬(阿飡) 벼슬에 있는 여삼(餘三)이라는 사람이 경신의 근심함을 알고 찾아와 그 꿈을 새롭게 해몽해 주었답니다.
"복두를 벗은 것은 다른 사람이 공의 윗자리에 앉을 사람이 없음이요, 흰 갓을 쓴 것은 면류관(왕관)을 쓸 조짐이며, 십이현금을 든 것은 십이대손(내물왕의)이 대를 이을 징조이며, 천관사 우물로 들어간 것은 궁궐로 들어갈 길조입니다." 라는 것입니다. (참고적으로 김경신은 내물왕의 십이대손입니다.)
이에 경신이 말하기를 자기보다 서열이 높은 김주원이 있는데 어찌 김주원보다 윗자리에 앉을 수 있겠느냐고 하자 여삼은 열심히 알천신(閼川神)에게 제사하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답하였답니다.
그 뒤 얼마 안 있어 선덕왕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김주원을 왕으로 삼고자 하였답니다. 그때 김주원의 집은 알천의 북쪽에 있었는데 갑자기 큰 비가 내려 홍수가 졌답니다. 냇물이 엄청나게 불어나 김주원은 알천을 건너 궁궐로 들어갈 수 없게되었답니다.
그리하여 김경신이 먼저 궁궐에 들어가 왕위에 오르게 되었답니다. 그렇게 해서 김경신이 원성대왕이 된 것입니다.
원성왕이 즉위하였을 때에 이미 여삼은 죽은 뒤였으므로 그 자손들에게 벼슬을 주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같은 꿈이라도 그 해몽함이 다르고 그 다름으로 인하여 다른 운명을 살 수도 있답니다.
슬픔과 기쁨, 절망과 희망.
한 사람의 운명을 상담할 때 우리는 어떤 것에 더 역점을 두어야 할까요?
항상 고민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첫댓글 감사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