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선 씨는 32년 전 간첩 혐의 유죄 판결을 받은 후 ‘빨갱이’ 낙인에 시달리며 살아왔다고 말한다. 당시 45일 간 불법구금된 상태에서 갖가지 고문을 당한 탓에 오른쪽 귀의 청력을 잃었고 다리도 절게 됐다고 한다.
경찰과 검찰의 조사가 끝난 후 오씨는 재판부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었다. 판사님이 나의 누명을 벗겨주겠지, 그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오산이었다.
오씨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자신을 간첩으로 판결한 그 판사의 얼굴, 그 이름, 양승태.
적폐 판사 양승태 2부: 반복…청산되지 않은 역사
권력과 결탁한 사법부는 독재자와 손잡고 제2, 제3의 오재선씨를 만들었다. 피해자가 늘어갈수록 양승태는 승승장구 했고, 결국 사법부 최고 수장인 대법원장이 되었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많은 판결들이 권력 친화적이라는 평을 들었고 줄줄이 구설에 올랐다.
그러던 2018년 5월 25일, 양승태 대법원 '문제적 판결'로 거론된 사건들에 대한 의혹이 밝혀졌다. 피해자들은 충격에 빠졌고,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시민사회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법 적폐 청산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김명수 대법원장도 검찰 수사 협조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사법부 내부는 13명이 반발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사법 적폐의 한 가운데에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청산되지 않는다면 역사는 반드시 반복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