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지않는 적막이 앞을가린다 삶의 회의가 온몸으로다가왔다 어쩌면 죽음의 늪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싶다 희망도 삶의 의욕도 저마치다 그저 삶자체가 고통이었다 포기가 온다 삶을 찾는 길이 고작 이것이었나 죽음보다 진한 고통에 심장만 뛸 뿐이다 힘없이 걷던 부녀가 손을 놓은체 쓰러진다 태양이 서서히 기울고 모래 알맹이가 매서운 바람과 몰아친다 쓰러진 부녀를 힘없이 맴돌며 얼굴을 핥는다 노인이 희미한 눈을 뜨고 지팡이에 힘을준다 딸을 흔들어 부른다 멀어지는 하늘위로 구름과함께 별들이 반짝인다 얼마를 방향도 없이 걸었을까 허기와 갈증에 찌들은 몸이 갈길을 거부한다 흙먼지에 긴머리가 따갑다 광야에 신이 뿌린 씨앗이 바람과 눈물이었던가 노인은 낮고 바람이 작은곳에서 땅을 팠다 몸을 움크린자세로 제프와 딸을 안고 새우잠을 청해본다 긴 한숨이 멎은 바람속에 흘러나온다 구름사이로 별들이 흘러간다 제인나의 볼에 눈물이 타내린다 아마도 사막 여우소리였을까 멀리 들려온다 불안한 눈빛으로 제프를 더 껴안는다 검새라도 긴 주둥이 삼각형의 종긋한 귀를 세우고 달려들것만같은 불안이 다가왔다 쾅~~~콰과 쾅쾅~~ 비명과 피투성이의 아우성이 머릿속에 흘러간다 총탄과 대포소리가 끊임없이 뇌리를 스친다 다시 가까운곳에서의 폭음 순식간에 날아가버리는 집 토막이 나 쓰러진 나무 웅덩이마치 페인 곳곳의 땅에는 열기가 식지않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우왕좌왕갈피를 모르는 사람들 불길에 삶의 비명과 연이어 터지는 폭음 아들은 엄마를 딸은 언니를 찾아 눈물바다가 된 거리 검은 연기 불바다속에서도 산으로 들로 쫒기고 쫒는 마의 공포 검 뿕은 피가 곳곳에서 비린내음과함께 널즈분하다 포탄에 뜬눈으로 죽음을 본 어린 딸 발길에 체여 어미 잃은 아이의 갈피잃은 삶의 몸부림 피투성이로 쓰러진 시신들~~~ 검고 마른 제인나의 얼굴에 긴 눈물이 타내린다 가는 숨을 쉬던 노인도 이를 악물며 눈을 힘주어 감는다 힘없는 조국 불길과 폭음속에 사라져간 이웃 불과 불이 집과 사람들 포탄속에 비명과함께 쓰러진 아내 수많은 파편에 분수처럼 터지는 피투성이로 입을 움직이며 하든 말 어서~~어서 피하세요 제인나를~~,,,,!!!! 힘주어 끌어안고 오열을 토해도 그의 아내는 힘없이 고개가 떨어졌다 차마 감지 못한 눈은 고통스럽기보다 얼굴은 평화로웠다 아직 식지않은 아내의 피가 꼭쥔 목걸이 사이로 흐르고 얼굴을 부비며 믿을수없는 현실을 부정하는 노인의 근거리에서 또다시 터지는 포탄 몸을 움찔하든 노인이 마른 침을 삼키며 다리를 만저본다 이를 악물고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에 찬 칼을 뽑아든다 그리고 절뚝거리는 다리에 힘을 주며 어둠속으로 달려나가 하늘을 향해 칼을 휘두른다 한참 허공에 대고 휘두러던 노인이 땅을 향해 칼을 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