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대추나무는 적갈색으로 붉은 색이 강하다. 그래서 대추나무는 요사스런 귀신을 쫓는 벽사(辟邪)의 기능이 있다고 믿어왔다.
우리나라에 대추나무에 대한 기록은 고려 때부터이나 중국의 시경이나 주역에 벌써 대추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삼국시대부터 심었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나 조선조의 왕실 제사에 대추는 빠지지 않으며 오늘날 제사상의 앞줄을 차지하는 조율시이(棗栗枾梨)의 첫 과일이다.
왕안석의 ‘조부(棗賦)’에 보면 대추나무에 네 가지 득이 있다고 했다. 첫째가 심은 해에 바로 돈이 되는 득, 둘째가 한 그루에 많은 열매가 여는 득, 셋째가 나무의 나무질이 단단한 득, 네 번째가 귀신 쫓는 득이 그것이다. 폐백 드릴 때 신부가 펼친 치마에 시부모가 대추를 던져주는 것도 대추나무처럼 아들 딸 많이 낳으라는 염원이었다.
대추나무는 사악한 기운과 액운을 막아 주고, 만복을 불러온다고 하여 예로부터 조상들은 제사에 대추를 올리거나, 집 앞에 대추나무를 심어두고 만수무강과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려 하였던 것으로 대추나무는 이용되어져 왔다. 이런 조상들의 신성한 대추나무의 정성스런 마음에 더하여 모든 이에게 영험한 효력을 준다고 믿어 사람들이 이런 대추나무가 벼락까지 맞았으니 아무리 지독한 악귀라도 근처에도 올 수 없다고 믿었다.
벼락이 한번 칠 때의 전기량은 보통 전압 10억V(볼트), 전류는 수만A(암페어)에 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5천A의 비교적 약한 벼락의 경우 1백W(와트)의 전구 7천 개를 8시간 켤 수 있는 에너지를 갖고 있다. 만약 나무에 이런 벼락이 떨어지게 되면 나무는 폭발하듯 갈라지고 불타게 되는데 이는 수 억 볼트의 전류가 순식간에 나무 속 수맥을 따라 흐르면서 나무가 가진 전기 저항으로 인해 엄청난 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짧은 순간 수 천 도까지 올라가는 열기로 인해 나무가 가지고 있던 수분은 순식간에 증발되며 수축하게 된다. 이 때문에 나무는 속까지 검게 타며 아주 단단하게 변하게 된다. 대추나무는 원래 생명력이 강해 고목으로 성장하는 경우가 많고 다른 나무에 비해 밀도가 높은 단단한 나무인데, 벼락을 맞으면 더욱 단단해져 물에 가라앉는 특성을 띄게 된다. 나무가 벼락을 맞을 확률은 생각보다 낮다.
나무 중에도 벼락은 어린 나무보다 대개 키가 큰 나무에 떨어진다. 요즘은 피뢰침이 곳곳에 있어 나무가 벼락에 맞을 확률이 많이 줄어들었다. 요즈음 쓰이는 벽조목은 대부분 일반 대추나무를 전기로 압축 가공하여 벼락에 맞은 것처럼 딱딱하게 만든 것으로 시중에서 진품 벽조목을 구하기는 절대 흔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시중에서 진품 벽조목을 구하기도 어려워졌다.
벼락은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나쁜 짓을 한 사람에게 하늘이 벌을 내리는 것으로 간주하여 ‘벼락 맞아 죽을 놈’ 이라는 말이 회자되어 왔다. 때문에 이미 벼락을 맞은 대추나무를 몸에 지니고 있다면 천기(天氣)가 서려있어 더 이상의 신살(神殺)을 피할 수 있다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벌이 두려워 잡귀들이 근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벽조목은 天氣를 받아 木火土金水의 五行을 두루 구비하고 있으니 예로부터 벽조목에 부적이나 이름을 새겨서 (벽조목 도장)을 몸에 지니고 다니면 액운을 막아주고 행운을 불러들인다고 유래되고 있다.
벽조목의 영험성은 다음과 같은 유래를 갖고 있다. 하늘의 옥황상제께서 불수레를 타고 세상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하늘에서 하강하던 불수레가 지상의 대추나무에 걸려서 대추나무가 탔고, 옥황상제의 불수레가 대추나무에 부딪히는 소리가 엄청나게 커서 이 소리를 벼락이라 했다.
대추나무가 벼락을 맞음으로써 옥황상제님의 신령한 기운이 깃들게 되었으며, 요사스런 요기들이나 불행의 삿된 기운들을 상제님의 기운이 깃든 벽조목에는 얼씬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중국의 역사상 최고 부호였던 진(晋)나라 석숭(石崇)도 벽조목 도장을 당시에 거금을 주고 마련해서 사업을 하면서 늘 중요한 문서에는 벽조목 도장을 사용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다수의 정치인이나 대기업 회장및 CEO들이 벽조목 도장을 지니고 활발한 비지니스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