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아이와 함께 같은 공간에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시나요? 일을 하지 않으시는 전업주부인 엄마들은 아이들과 많은 시간 함께 할 수 있지만 직장맘들은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조금은 어려우리라 생각합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 중에 다른 아무런 활동 없이 아이와 둘이 30분간 함께 하는 공간이 있을까요? 이 기회에 생각해 보세요.
아이의 간식을 챙겨 주는 시간이라면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가능 하겠네요. 하지만 그 시간에는 아이와 마주 앉아 아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것을 경청해 주어야지요? 이런 동적인 시간 외에 아이와 둘만 함께 하는 공간을 30분만 만들어 보세요. 아이와 재미있는 동화 속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서는 아이를 위해 책을 읽어 주는 것에 많은 관심과 시간을 할애합니다. 하지만 5,6세가 되면 아이는 유치원이라는 작은 사회생활을 하게 되고 아이와 엄마가 조용히 함께 책을 읽을 시간은 점점 줄어들지요. 아이는 집안에서 엄마와 책을 읽는 시간보다 바깥세상이 더 궁금해지기 시작하고 엄마와 노는 시간보다는 친구에 대해 더 궁금해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변해 가는 아이의 생활에 엄마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 준다는 생각을 점점 잊어가게 되고요.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학교 숙제와 학원에 다니는 시간들 사이에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듭니다. 더구나 아이와 책을 읽는 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처럼 보여 거의 잊혀져 가지요.
그러면서 아이는 차츰 책에서 멀어집니다. 그림책을 읽을 때는 참 재미있다고 느꼈는데 어느 사이 아이는 시간이 없고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생각과 함께 책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동화책에서 멀어지고 글을 읽는 재미를 놓쳐 버렸다면 학교와 학원은 점점 더 아이에게 흥미를 잃어가게 만듭니다. 재미있는 동화의 재미를 모르는데 어찌 교과서와 학원에서 보는 문제집에 관심이 가고 읽고 싶어질까요.
동화책의 재미를 모르면서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 공부가 재미있을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 말대로 공부를 재미있어서 하는 아이는 없겠지만 그래도 쉽게 읽을 수 있는 동화책보다 교과서 읽기가 재미있어 질 수는 없는 일이지요. 학년이 올라가면서 사회 과목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읽기 교육의 부재에서 오는 결과랍니다.
많은 시간 함께 하는 엄마와 아이의 현실이 이럴진대 아빠와 아이는 어떤가요? 아이와 30분을 함께 한다는 것이 참 어려워 보이지요? 하지만 하루 24시간 중 30분은 아주 작은 비중입니다. 교육에 대한 마음을 조금만 배려한다면 학원 하나를 줄이더라도 아이와 함께 같은 책을 보며 30분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보세요. 그 속에는 책을 읽고 재미를 느끼는 것 외에 아이와 엄마, 아이와 아빠간에 사랑과 신뢰가 생기는 의미 있고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어린이 책이 생각보다 재미있다는 경험을 할 수 있어요. 어른 눈높이에 맞는 소설이나 인문학 책을 읽어내는 것만큼 어린이 책을 읽는 것이 어른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 소중하고 새로운 세상을 경험해 보세요. 하루 30분이면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습니다.
[한솔 주니어 플라톤 '신애숙의 가정독서교육' 칼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