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운 문학상 당선 소감
서창원
당선 통지문을 읽고 어리둥절하다. 사못 그럴 수 있다. 사필귀정이다. 나는 40년간 국가 발전을 위해 힘을 쓰고 나와 보니 세상은 뒤바뀌였다. 나에게도 미지의 세상이 열리고 정보문명 앞에 나는 홀로 서 있는 기분이다. 강열한 햇빛이 눈부셔 앞을 잘 볼 수 없다. 그리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한국은 500년을 압축발전하여 세계열강의 대열에 당당하게 끼어 10위 경제대국이 되었다. 이 장엄하고 엄숙한 변화는 나에게 자신과 용기를 주며 나를 위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외롭다. 나를 위해서 친구들이 하나 둘 내 앞으로 모여 들었다. 친한 것과 아닌 것을 친구들이 말해준다. 나와 친한 것은 나 뿐이고 다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끼리 친하다. 세상은 엄숙하게 격리되어 있다. 격리된 거리를 좁히려는 것이 가능할까?
가능하다. 문학을 통해서 세상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 시를 통해서 마음을 연결할 수 있다. 시를 통해서 영혼과 소통할 수 있다. 슬픔과 소통할 수 있다. 그리움을 치료 할 수 있다.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다. 사랑과 행복을 줄 수 있다. 그것이 시여 이다.
나는 차를 운전하여 50년간 달려 지구의 200 바퀴를 돌아 어느 목적지에 이르렀다. 그 목적지는 또 다른 목적지를 일주며 나를 다시 전진하도록 한다. 세상의 앞 쪽은 텅빈 공간이다. 사못 좁다란 골목 같았던 세상이 너무 넓게 열려 있다. 나는 속도의 시간으로 환산하면 내 나이는 85세가 아닌 850세이다. 그리고 나는 아직 젊음을 가진 패기에 찬 사람이다. 세속 나이로는 60세이다. 나에게는 나이가 존재하지 않고 시간만 존재해 있다. 연애도 하고 싶지만 글 쓸 시간이 더 긴요하다. 여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 아름다움을 주는 것이 나에게는 제일 행복하다.
4.18의 주동자 0016377학번의 나는 반역자 이기도 하다. 4.19혁명에 불을 지른 젊음이 그래도 나는 자랑스럽다. 안개가 산을 지배하고 나무를 자라게 하고 꽃을 심어 찬란함을 움트게 하고 세상을 열고 들면 는개의 비밀이 열리는 것처럼 화려한 공허의 자연 앞에 나는 우뚝 서 있다.
오늘은 내일이 없다. 오늘은 오직 오늘 뿐이다. 지금이 최고의 정점이다. 산을 오르면 산 정상은 평지이다. 산은 멀리서 보면 뽀족하다. 가까이 다가가면 길이 있고 골자기에 물이 흐르고 나무와 나무는 가까이에서 이웃해 살고 열매를 맺고 꽃이 피어 지고 낙엽이 떨어지고 산새가 날고 살아서 움직이는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 이곳이 신선한 시의 세상이다. 사람만 존재 하지 않고 사람보다 더 많은 생명체가 지구를 지배하며 산다. 사람은 지구에서 1%의 존재이다.
나에게서 맹장을 뺏어가고, 나의 위를 베어 가고, 나의 신장에서 돌 40개를 빼았고, 잇빨 16개를 빼가고, 귀를 20% 밖에 안 열어주고, 내 머리에서 머리칼을 98%를 없애고, 내 얼굴에 주름살을 휴벼파서 흉물을 만드신 신이시어! 당신은 당당하지 못하도다. 아플사 신님의 노기가 나에게까지 있음은 나를 신께서 대적의 상대로 보아주시니 너무 황송하외다. 거룩한 내몸이 생생한 목숨이다. 그 보은을 나는 기리 받들어 살리라. 생명을 주시고 영혼을 주시고 글을 주시어 후세에 기리 남길 유산을 주시니 천년만년 후에도 내 목소리를 존재케 한 큰님의 은혜에 보답하리라.
1만 편의 시를 쓰고, 일만 번의 생각을 하고, 일만 번의 고뇌를 하고, 일만번의 일만번으로 다가 가며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나에게 큰 상을 주시니 그 은혜 하늘과 같아 두손으로 받들어 모시리. 나를 이토록 아겨 주신 한용운님을 찾아 백담사로 가서 님을 뵈었습니다. 오세암 산정기를 타고 백담계곡 푸른 물줄기로 흐르는 산자락 찬연히 빛나는 거룩함의 빛 율동으로 빚어 올린 해같은 함줌의 얼을 눈부시어 보지 못하고 나 만저 보다 만해님은 거룩함의 모든 것을 님의 침묵에 담아 두시고 말 아니하고 소리 아니하고 슬픔 아니하고 행복 아니하고 비통 아니하고 모든 것을 침묵으로 감싸다 나무 열매로 열리고 침묵으로 서서 열매를 매달고 기립의 천년을 한자리에 서서 백성의 나무가 되어이다
올려 해 보도다 높이 해 보도다 감격 해 보도다 포옹 해 보도다 모든 해 보도다 빛남의 얼이로다 탄생의 힘이로다 밝음의 태초로다 우주의 중심에 존재하는 기쁨이로다
지구의 중심에 우뚝 솟은 백두대간이로다 세계 중심이 되는 한반도의 원점이로다 태평을 꿈꾸는 평화의 분화구로다 님이시어 님의 침묵이시어 이제 침묵을 깨고 도도히 말하리라 깨어나 일어스리라 보듬어 일어스리라 흔들어 깨어나리라 피어나 꽃 피우리라 님을 아직 보내지 아니하셨으니 이제 님을 꽃밭이 있는 평온의 나라로 보내드립니다 사랑을 풀어 드립니다 옭맨 사랑을 풀어드립니다 이 세상을 모다 모두 사랑할 수 있도록 님을 보내드리옵니다
영혼의 때를 한풀 벗겨주신 만해님에게 감드립니다.
이 시를 심사하신 심사위원장님과 심사위원님들께도 감사드립다.
이 시를 각별히 올려 주시어 상을 타게 해 주신 샘터그룹의 이사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특히 천재적 안목으로 내 시를 천거해주신 이정록 시인님께도 감사드립니다.
2021년 10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