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바라시는 성전은?
'웅장하고 거대한 교회 건축물을 바라보면서, 도대체 저 정도면 건축비가 얼마나 들었을까' 사회의 건축물들이 멋스러워지고 화려해지는데 비례하여 천주교 성당도, 교육관도, 사제관도 따라서 커지고 화려해진다면서, “이스라엘은 몇 십 년씩 걸려서 건설한 거대한 예루살렘 석조 성전보다 광야의 보잘것없는 먼지투성이 천막 앞에 엎드렸을 때 훨씬 더 하느님을 전심전력으로 섬기고 예배했다”며, “사제들의 거룩한 사목적 열정을 땅 사고 건물 짓는 데 다 낭비하고 탈진해 버린다면 그것은 우리 주교들이 감독직을 올바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책감이 든다”고 강우일 주교는 갈파하였다.
또한 “종교의 본질은 건축물이 아닌 신앙”이며, 통계청 조사결과 2015년 천주교 신자가 2005년에 비해 100만명 이상 감소되었고 규모와 내용에서도 2017년과 비교하면 49세 이하 신자는 전년도 대비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된 반면 60~100세 이상 증가에 대해서 영세자는 계속 낮아져 18.3%까지 떨어지고 미사 참여율도 신자의 5분의 1정도만 신앙생활을 하고, 사제 지망생 신학생도 1,273명으로 전년에 비해 3.5% 줄어들었다. 눈에 띈 60~64세 7.4% 증가는 신자뿐 아니라 성직자의 노령화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종교 컬럼니스트 김한수의 분석은 강 주교의 지적에 대한 공감과 거대한 성전 건축물 재고를 시사한다.
위례신도시에 서울교구 한 곳(송파구)과 수원교구 두 곳(성남, 하남)의 성전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같은 위례지역 서울교구는 서울에서 1등의 성당을 짓겠다며 교구청의 대출 특혜로 빚을 내 물가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부담과 공한지에 부과되는 세금을 이유로 서둘러 공사를 진행하고있으며, 수원교구 성남은 성당부지만 확보하고 한 단계씩 차근차근 성전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위례성모승천성당 성전건립 공사 의사결정에서 빚을 내 무리하게 서두르는 1등 성당의 공사 진행에 대한 비용편익 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여기서 더 큰 문제는 교구청의 대출 특혜와 공사업체 선정과정의 흠결 및 본당 신자들의 의견을 무시한 배척이다.
성전은 왜 지어야하고,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지어야하는가?
어디에나 계시는 하느님이신데... 이런 성전건립 하느님이 좋아하실까?
하느님 대전에 가서 성당 짓느라고 주님 저 이렇게 저렇게 애쓰고 성전을 지었는데, 주님께서 원하시는 성전 이렇게 열심히 지었는데 저 모르세요? 라고 이렇게 말하면, 예수님께서 너 나위해서 지었느냐? 나 너 모른다. '너 만족을 위해서 지었잖아!' 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다.
루가복음 13장 말씀에서
“집주인이 일어나 문을 닫아 버리면,
너희가 밖에 서서 ‘주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 하며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여도,
그는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면 너희는 이렇게 말하기 시작할 것이다.
‘저희는 주님 앞에서 먹고 마셨고,
주님께서는 저희가 사는 길거리에서 가르치셨습니다.’
그러나 집주인은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 하고 너희에게 말할 것이다.“
성전을 짓는 일에서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의를 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의로움을 행하는 사람들이어야 주님 앞에 가서 ‘저희가 주님 뜻을 받들어서 이런저런 일들을 했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고, 하느님나라에 들어가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단지 건물로서의 성전만 짓는데 애썼다라고 해서 하느님나라에 들어가서 주님 앞에 당당히 설 수 없다.
위례성모승천성당 공동체 성전건립은 은총의 시기이다. 주임사제의 공명심(功名心)과 교구의 대출특혜는 하느님께서 이스라엘과 함께 광야를 걸으시며 그들이 당신의 백성으로 성장하도록 이끄신 하느님의 선물인 광야체험을 잃게 만들었다.
성전건립하면서 사제들이 유념할 것은 신자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재정의 투명과 자기희생과 솔선수범의 실천이다. 의로움의 진정한 하느님 뜻에 맞는 사랑의 성전을 잘 짓고 있는 것이 아닌 혹시 내 만족을 위해서 성전을 짓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
“땅도, 거기에 사람이 손으로 지어올린 건물도 우상이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복은 인간의 손으로 새긴 우상과는 비교도 안 되게 훨씬 더 놀랍고도 숨 막히는 아름다움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새 하늘과 새 땅이다.”
성전건립은 신앙인들의 절실한 기도로서 참으로 하느님께서 바라시고 기뻐하시는 성전으로 건립되어야 하고, 이것이 더 중요한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의를 행하는 사랑의 성전임을 깨달아야 한다.
"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마태 6,33)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