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엄마로, 전업주부로, 과수원(장동 정암농장)과 논밭을 일구는 농업인으로, 봉사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지간히 평범한 여성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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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자 ‘사랑의 울타리’ 동산동 회장 |
ⓒ (주)전북언론문화원 |
| ‘사랑의 울타리’ 동산동 회장과 전북적십자사봉사협의회 동산동봉사회 봉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정자씨(54)는 과수농장에서 포도에 봉지를 씌우는 일을 마치고 부리나케 적십자봉사에 나섰다. 동산동봉사회 회장으로부터 긴급한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농사일을 하다 이렇듯 하루에 몇 번이나 이곳저곳을 찾아나서는 박 회장의 24시간은 바쁘다 못해 피곤으로 지칠 만하련만…. 그는 지친 내색을 전혀 하지 않는다. 건강함과 적극성은 타고 났기 때문이란다.
이런 점 때문인가. 박 회장을 평가하는 봉사자 동료들은 그를 ‘스스로 찾아하는 억척스러운 봉사자’라고 부른다.
남편과 함께 농업인으로 종사하는 박 회장은 전북 완주군 주촌 성덕리 출생으로 스물다섯의 나이에 중매로 만난 남편과 결혼해 전주시 장동에서 30여년 농사일을 하며 자녀 1남2녀를 키우며 가족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온 평범한 주부였다.
그러던 그가 사랑의 울타리, 작은 별, 적십자 노란조끼 봉사원, 마을가꾸기 봉사회, 동산동 애향회 감사, 재능나눔 등으로 왕성한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박 회장이 봉사활동에 눈을 뜨게 된 계기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봉사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다. 배경이라면. “10년 전 동산동 새마을회 부녀회장과 연합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사회봉사와 인연을 갖게 됐다. 부녀회 일을 맡아보면서부터 우리 지역 곳곳을 알게 됐고,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것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봉사활동으로 깨달은 점은. “회장으로 활동하며 느낀 점은 제 스스로에게 긍지와 보람을 가지게 됐다는 점이다. 그때부터 각종 사회단체 봉사활동에도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됐다.”
-사랑의 울타리는 어떤 단체인가. “어려운 이웃과 쪽방 어르신을 발굴해 매월 한 차례 찾아가 밑반찬 봉사를 하고 있는 단체다. 전주 덕진구에서는 ‘사랑의 울타리’로, 완산구에서는 ‘해바라기봉사단’ 명칭으로 각각 활동하고 있는데 구청에서 지원을 받아 회원들이 반찬을 만들어 찾아가는 방문 서비스를 함으로써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적십자 봉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지난해 11월 전북적십자봉사협의회 산하에 동산동봉사회가 창립되면서부터 노란조끼 봉사원으로 참여하게 됐다. 적십자 봉사원으로 적십자 이념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고,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내 지원하고 후원하며 재해재난 구호 활동과 희망풍차 등 다양한 봉사활동에 매료됐다.”
-동산동 애향회는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가. “동산동에 거주하는 주민 4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며, 지역사회 발전을 이끌고 불우이웃 돕기 등을 펼치고 있다. 작지만 월 회비 2만원씩을 적립해 불우이웃돕기 기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작은 봉사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농촌 현실이 많이 힘들다. 여성 농업인으로 산다는 것은. “농사일을 해보지 않은 상황에서 결혼한 직후에는 농사와 농촌생활이 정말이지 싫었다. 그러나 농업인으로 차츰 적응하면서 과수원을 확장하고 논밭농사에도 적응하며 재미를 붙였다. 벌써 30여년이 흘렀네!”
-농업인으로 어려웠던 점이라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과수원 정암농장(7000여평)이 자리잡아가면서는 FTA로 농산물 개방 파고에 겁이 많이 났다. 그러나 이제는 아무리 큰 어려움이 닥쳐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마저 생겼다. 이런 자신감은 사회봉사활동을 하며 주변에서 보고 느끼고 배운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현재는 한국여성농업인연맹 활동을 하고 있고, 회원과의 유대강화와 농업 정보 등을 공유함으로써 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것 같다. 봉사활동에서 어려운 점이라면. “우리 주변에는 어려운 분들이 정말 많이 있어 그분들 모두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고 싶으나 기금 등이 여의치 못할 때 가장 고민된다. 도움을 주지 못한 분들에게는 정말 미안한 마음으로 안타까울 때가 많다. 회원 참여율이 높지 않다는 점도 어려움 가운데 하나다. 봉사는 참여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저는 믿고 있다.”
-사회봉사에서 꼭 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호스피스 봉사를 꼭 해보고 싶다. 외로움을 안고 홀로 생명의 불씨를 부여잡고 있는 분들과 함께 남은 시간이나마 위로하고 동행할 수 있다는 것은 어느 봉사활동보다 위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호스피스 봉사자는 정말 지고지순한 봉사정신이 밑바탕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함께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동료 봉사자들에게 주문하고 싶은 말은. “적극적인 봉사활동은 참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회원 확대에 서로 노력하는 것도 구성원으로서 할 일이다. 참여는 어느 것보다 중요한 봉사의 출발점이다.”
-봉사활동 신념은. “봉사는 어렵고 어두운 곳을 환하게 밝혀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봉사는 우리사회를 밝고 건강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행복한 사회와 더불어 살기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봉사라고 생각한다. 봉사 열정을 한시라도 놓지 않고 우리사회에서 필요한 곳이 있다면 사랑의 울타리에서 동행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