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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고택종갓집 활용사업>
수천암 스테이 3차
2023년 9월 2~3일(1박2일)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수천암스테이 세번째 손님을 맞았답니다.
전국에서 수천암을 찾아주신 손님들은 어떤 이유로 어떤 기대를 가지고 오셨을까요??
궁금하네요~~^^
<고택에 들어서다>
수천암은 해가 긴 여름날 오후의 햇살을 피하기 위해 대나무발을 걸었네요.
가을맞이 국화도 수천암의 마당에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스테이 손님을 위해 공간을 내어주시고
손님들을 기다리며 공간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신
박상일 교수님과 임상권 우렁각시(?)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주차장에 차가 들어서고
수천암 대문으로 손님들이 하나둘 들어오십니다.
스텝들은 버선발은 아니지만 버선발의 마음으로 손님들께 다정한 인사를 건네고
먼길 오신 손님들의 짐을 나눠들고 수천암 마루로 안내를 해드렸어요.
하지만 대문에서 거실까지 가는 길이 꽤 멀었답니다.
수천암의 멋진 모습에 입이 떡~~~
정갈한 한옥의 모습과 포근한 마당의 풍경들
수천암뒤로 이어지는 산과 나무의 풍경들, 그리고 곧 더 높아질 가을 하늘까지....
대청마루로 향하는 한 발 한 발이 속도가 나지 않는 이유랍니다..
귀한 손님들을 맞으러 박상일 교수님께서 직접 기다리고 계십니다.
풀더미에 폐허와도 같았던 오래전 수천암을 직접 손보고 가꾸며 지켜오신 장본인이십니다.
수천암이라는 이름 덕분에 스테이손님들은 이곳이 절이라고 생각을 하시더라구요.^^
수천암은 원래 재실이었고 뒷산의 묘소를 관리하는 산지기가 살던 곳이랍니다.
산지기는 이곳에 살면서 가을 시제를 준비하고 음식도 장만하는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비어있으면서 90년대 중반까지는 기둥도 무너지고 흉가에 다름없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너무 낡은 탓에 철거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데
당시 박상일 교수님께서 이 곳은 보존해야한다~는 의견을 내면서 철거를 막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직접 쓰레기를 다 치우고 새로운 공간을 만들기 위해 마당의 나무들도 하나하나 심으셨다고 하네요.
수천암은 교수님께 자식과도 같은 공간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
철거가 아닌 보존을 위해 애써주신 덕분에 지금의 우리가 고택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거겠죠..^^
<마음을 대접하는 다례체험과 복을 담아주는 보자기공예>
고택에서 우리 옛 선비들의 다도문화를 경험해보는 시간을 준비했어요.
요즘은 어느 거리를 가든 쉽게 차가운 음료 한 잔,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시대지만
우리 조상님들은 차 한잔을 마실 때에도 예를 갖추어 시간과 정성을 들여 문화를 음미했다죠..
다도체험에 앞서 고택에 어울리는 쾌자를 먼저 입어보았어요.
아직 조금은 더운 날씨였지만
쾌자를 입고 유건까지 쓰고나니
진짜 선비가 된듯 모두들 마음자세가 경건해진다고 하시네요.
다도는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과정이 아니라
차를 준비하고 우리고 함께 마시는 과정의 예절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손님에게 차 한 잔을 대접함에도 부족함 없이 정성껏 준비를 합니다.
다기, 다관, 다포, 찻잔 등 낯선 이름의 필요한 도구들이 많네요
찻찬을 우릴 때에도 손님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손님의 잔에 따뜻한 물을 먼저 따른다고 하네요.
차를 우린 후에는 내 잔에 먼저 조금 따라서 차 맛이 잘 우러났는지 확인을 한 후에
적당히 우려졌으면 손님잔에 따르는 것이 다도라고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손님을 귀하게 대접하고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이 담긴 것이라고 하네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더 가치를 두는 우리 조상님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정성스런 차로 마음을 따스하게 데우고
사진촬영시간~~
부부끼리
자매끼리
시키지도 않았는데 셀프 단체사진까지~~
이번 스테이팀 심상치 않은걸요..^^
다시 대청마루에 모여 보자기공예가 이어집니다.
붉은 빛깔의 식용장미꽃청을 시원한 얼음 동동 띄워 차로 마셔보았어요.
꽃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느낌이더라구요.
시간관계상 꽃청을 직접 만들어보지는 못했지만
꽃청을 보자기에 담아 포장하는 법을 배웠어요.
보자기는 물건을 담아 묶어 이동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는데
다양한 매듭법을 사용해서 요즘은 보자기포장공예로도 활용되어진다고 합니다.
수천암에서는 수국매듭법을 이용해서 포장했어요,
보자기를 깔고
가운데 꽃청이 담긴 병을 놓고
보자기의 네 귀를 들어올려
병입구에 고무줄을 묶어요
묶은 고무줄 사이로 다시 네 귀를 빼내서 모양을 가다듬으면
수국매듭 보자기아트가 된답니다~~
보자기는 복을 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눠먹고 배려하는 마음을 전하는 의미도 있다고 하네요~
작은 보자기에 담긴 큰 의미를 되새겨 멋지고 고마운 선물이 될 듯합니다.
인천, 의왕, 하남에서 오신 세자매님가족입니다.
길을 잘못 들어 조금 늦으셨거든요~
미처 듣지 못한 수천암이야기를 듣는 나머지공부 시간을 가졌어요~~
열정가득한 교수님 이야기에 심취해 듣고 계셨답니다.~
쾌자도 벗고 한껏 편안해진 마음으로
수천암 뒷동산 산책을 다녀왔어요~`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면 칡꽃을 만나고
강수 박훈과 눌재 박증영의 묘소가 있는 묘역에 오르게 됩니다.
신도비와 문인석을 보고 밀양박씨 집안의 문화유산들이 고스란히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어요.
조상의 뜻과 의지를 이어받아 보존하고 이어가는 것이 후손의 역할임을 상기해보게 됩니다.
멋진 가을하늘과 굴다리를 지나 다시 수천암으로 돌아오는 가벼운 산책길이에요~
모두들 주변의 정겨운 풍경에 미소 한가득 머금고 오셨답니다~~
<선비의 제례상 체험>
이제 저녁 준비를 해볼까요??
재실로 사용되었던 수천암에서 제례상을 직접 차려보는 시간입니다.
밥, 탕국, 삼색나물, 산적, 과일 등 간소한 상차림으로 제례상을 준비합니다.
음식준비에 앞서 제례강사님을 소개하고나의 제사상에는 어떤 음식을 올려주었으면 하는지 종이에 적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양꼬치, 과일, 깐밤 등 평소 먹고싶었던 음식이나 좋아하는 음식들을 적어주셨네요~
아궁이가 있는 부엌에서는 세 자매님이 삼색나물을 맛나게 준비해주시고
시원한 뒷마당에서는 두 부부께서 산적과 탕국을 맡아주셨어요~
제례음식을 만드는 동안에도 서로를 알아가는 대화가 쉼없는 이어졌답니다.
취사병시절의 이야기, 집에서 보낸 명절이야기 등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이야기속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답니다.
제례음식을 마치고 대청마루에 다시 올라보니
어느새 해가 기울었네요~~
고택에서의 석양을 꼭 보고싶었다는 분이 계셨는데 많이 아쉬워하셨어요~
다음번에는 석양타임을 꼭 놓지지 않도록 해야겠어요.^^
정성껏 준비한 제례음식으로 제례상을 차리고
각자 올려줬으면 하는 음식에 대해 한마디씩 이야기를 나눠요~
"집에서 명절에 혼자 음식 준비를 할 때는 힘들고 스트레스였는데 이곳에서 다함께 음식준비를 하니 즐거웠어요."
"부모님이 안계셔서 명절이 간소했는데 다함께 음식을 만들다보니 대가족이 모두 모인 명절 같아서 좋았어요."
고택에서의 음식준비가 번거롭고 불편할수도 있었는데
함께 준비하는 동안 많은 생각들을 불러일으켰나봅니다.
함께 준비한 음식을
다함께 먹으니 더 맛있더라구요~
모두들 배가 불러서 힘겨웠다는 후문이.....^^
<고택의 밤하늘멍과 불멍, 추억의 봉숭아물들이기>
수천암스테이의 모든 일정이 끝나고 하루가 저물었어요.
각자 주무실 방을 안내해드리고 편한 시간을 드렸어요.
한옥이라 벌레도 많고 크니 놀라지 마시라는 귀뜸도 드렸구요..^^
마당에 누워 밤하늘의 별도 보고
가마솥에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불멍도 했답니다.
그리고 스테이 손님들과 또 한번 이야기꽃을 피웠답니다.
스테이는 어떻게 신청하게 되셨는지...
살아가는 이야기가 밤과 함께 깊어갑니다.
<내 마음의 정한수-소원빌기>
둘째날 아침이에요~
밤에 비가 살짝 내렸지만
아침이 되니 맑고 화창하네요~
"간밤에 모두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일찌감치 일어나 뒷동산, 마을 산책을 다녀오신 분들도 계시네요~
수천암의 우물물을 두레박으로 길어올려
정한수를 올립니다.
각자 마음깊이 소원을 빌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선비의 조반>
수천암의 아침은 선비의 조반
누룽지와 장조림, 멸치조림, 오이지무침으로 소박하지만 맛난 아침을 먹었어요.
참...구운 계란으로 든든함 추가요~^^
<선비의 몸낭송-나를 만나는 몸놀이>
수천암스테이의 하이라이트!!
선비의 몸놀이 시간입니다.
진~~한 향기를 풍기는 온몸의 진향래 선생님과 함께 몸놀이 시작해볼까요?
평소 내 몸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시나요?
손가락발가락 끝부터 발목, 허벅지, 허리, 어깨, 목 그리고 머리까지
온몸을 천천히 움직이며 만나보는 시간입니다.
늘 해왔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만나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쓰지말고
오로지 내 몸과 나만이 만나는 시간으로 집중력을 발휘해야합니다.
수천암 마당을 자유롭게 걸으며
만나는 다른 사람과 손 마주치기,
만날때마다 발마주치며 인사하기.
서로 손잡고 발끝으로 밀당하기.
다양한 만남이 있다는 걸 처음 알게되었네요.
평소 일상에서 힘들고 지쳐 자신을 돌아보지 못했던 시간을 반성하며
수천암에서는 내 몸을 깊이 만나보아요.
잠시의 몸놀이지만 꽤나 땀이 나는 시간이었어요.
시원한 물한잔 마시며 한 숨 돌리고
대청마루에 편안히 누워
싱잉볼명상에 잠겨봅니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누워
호흡을 가드듬고
마음을 울리는 싱잉볼소리에 몸을 맡겨봅니다.
마음도 많이.....맑아지셨나요?
어젯밤 깜짝 이벤트로 추억의 봉숭아 물들이기를 했었는데
물이 예쁘게 들었을까요?
모두 모여봅니다~~~
밤새 잘 묶어둔 덕에 빠알간 봉숭아꽃이 손님들 손에 핀 듯합니다~
봉숭아꽃물이 없어질때까지 수천암에서의 추억을 잊지말아요~~^^
<뛰뛰빵빵, 모가울 답사버스>
버스를 타고 수천암이 있는 옥산과 오송으로 답사를 떠나요~~
수천암 앞개울 천수천을 지나 오송바이오단지 사이에 자리잡은 모가울공원으로 향합니다.
밀양박씨 문중의 역사와 세월을 함께 해온 모가울 모과나무!!
600여년의 생명을 간직하고 있어요.
밀양박씨의 망향의 공간이자 한마음 축제의 자리를 내어주고 있는 공원입니다.
바이오단지 조성으로 인해 사라질뻔한 위기의 모과나무를 박씨문중에서 지켜냈다고 합니다.
탐스런 연두색 모과가 많이 달려있더라구요
오래오래 보존되기를 바래봅니다.
모과나무와 밀양박씨에 대한 이야기를 박상일 교수님과 이영순 강사님께 재미나게 듣고 있어요~
오송호수공원으로 자리를 옮기니 또 하나의 나무가 있네요
오송의 향약정신을 구현하고자하는 지역자치규약의 의미를 가진 '약정지소나무' 랍니다.
LG와의 수많은 논의 끝에 공장 한켠에 약정지소나무의 터전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지역사람들이 모여 향약을 논의하던 장소로 쓰여 약정소나무로 불린다고 하네요
이제 오송 지날때마다 약정소나무와 모과나무가 떠오를 것 같아요.
오송호수공원 내에는 망향정과 망향비가 있어 찾아가봅니다.
옛날 밀양박씨를 비롯한 사람들의 터전이었을 이 지역에
바이오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옛 모습은 모두 사라졌지만
마음의 고향산천은 그대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의 내용을 담은 망향비입니다.
함께 읽어보니 그 당시 이곳에 살았을 분들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되는 듯 합니다.
답사를 마치고 옥산의 맛집으로 유명한 김치찌개로 점심을 먹었어요.
<수천암에서 나는....>
다시 수천암으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스테이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1박 2일 수천암 스테이를 경험하면서 소감 한마디씩을 나누었어요.
"고택을 지켜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선비의 몸놀이는 참신한 프로그램이었어요."
"온몸의 몸놀이를 통해 세포가 살아나는 느낌이 들었고 명상시간이 참 좋았어요."
"고택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경험 자체가 만족스러웠고 다른 스테이손님들과 같이 밥을 해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외갓집을 방문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알게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화장실과 욕실 이용이 불편해 개선이 필요해보인다."
수천암스테이를 신청하시면서 기대했던 것들을 많이 얻어가시는 시간이 되셨는지 모르겠네요.
일상으로 돌아가셔도 수천암에서의 따뜻하고 고요했던 추억을 힘삼아 늘 행복하시기를 바랄께요~~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고요와 아름다움이 함께하는 스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