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미기재~기룡산~시루봉~매곡재~삼매2리/매곡말
보현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1.5km쯤 떨어진 보현지맥 상의 해발 995m봉에서 남쪽 방면으로 분기를 하는 기룡지맥은 신령천과 금호강의 합수지점인 영천시 성내동 중앙선 영천철교 어름인 두물머리까지의 도상거리 32km에 이르는 산줄기를 말한다.남쪽 방면으로 샛가지를 친 기룡의 산줄기는 화북면 정각리 방면에서 보현산 정상 일대를 차지하고 있는 보현산 천문대까지의 18번 군도의 궤적을 엇비슷하게 따르다가 해발786.5m의 갈미봉과 해발 571.6m봉,그리고 해발 461.1m의 삼각점봉 등 어금버금한 멧부리를 차례로 넘어서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차도고갯마루로 잠시 꼬리를 드리운다.
영천시 화북면 정각리 별빛마을 삼거리 쪽과 그 반대 쪽인 고개너머 동쪽의 자양면 충효리 사이를 교통하는 '별빛로'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8번 군도가 연락부절하는 고갯길, 오늘 산행의 들머리로 삼은 외미기재다(10시20분).외미기재는 정각리 별빛마을 삼거리에서 동쪽 방면인 자양면 충효리 쪽으로 8번 군도를 따라 5분이 채 안 되는 발품이면 넉넉하게 닿을 수 있는,고갯길이라고 부르기도 어색한 나지막한 고갯길이다.이 고갯마루에서 지맥의 방향은 고갯마루 남쪽으로 뻗은 '가나농장' 진출입로가 된다.예전처럼 지맥의 트랙과 궤적을 함께 하는 고갯마루 건너의 양회임도를 곧장 따랐다가 그 지역 일대를 차지하고 있는 조경수 재배지의 주인에게 걸려 쫓겨나는 곤욕을 당한 뒤 '가나농장' 진출입로를 따르게 된 거였다.
외미기재
결국은 조경수 재배지를 좌측으로 끼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우회를 하여 지맥의 산길로 붙게 되는 우여곡절을 초장부터 겪게 된 거다.장마통의 숲이라 후텁지근함은 기본이고, 어쩌다 일렁거리는 바람마저 밍근하기만 하다.한여름 무더위의 시작이라는 소서(小暑)가 아닌가.그런데 기온은 섭씨 30도를 웃도는 기온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추석이 일찍 찾아오면 무더위도 한 걸음 빨리 찾아온다고 했다.미상불 추석이 두 달 앞(9월10일)으로 다가와 있지 않은가.후텁지근함과 눅눅한 기운이 감도는 숲길로 본격적으로 접어들면 전주이가의 허름한 묵묘의 곁으로 이어지고, 간간이 흑갈색의 산행 안내를 위한 이정표가 기룡산 정상을 안내하고 있다.
완만하고 멀쑥한 오르막을 올려치면 해발 690m봉이다.입산객들의 편의를 위한 쉼터용의 긴 의자가 간간이 모습을 드러내고 자양면 보현리 탑전말(좌측으로 1,2 km) 방면으로의 등하행 갈림길을 지나고 나면 가풀막진 오르막이 기다리는데,그 직전에 숨을 고를 수 있는 쉼터용 평상이 기다린다.그곳에서 숨을 돌리고 목을 축인 뒤 오르막 산길로 발걸음을 옮긴다.고정로프가 안내하는 가파른 오르막은 집채만한 바위 절벽을 좌측으로 끼고 이어지고, 엇비슷한 허우대의 바위 절벽을 거푸 좌측으로 두고 아등바등 꼬리를 잇는다.
한 웅큼 굵기의 고정로프가 구렁이처럼 기다랗게 늘여져 있는 바위절벽길을 헐떡헐떡 애면글면 올려치면 해발 924.9m의 삼거리 갈림봉이다(11시45분).이곳에서 지맥의 산길은 우측 방면이고, 그 반대 쪽인 좌측은 이곳에서 500여 미터쯤 떨어져 있는 기룡산 정상으로의 산길이다.기룡산 정상으로의 산길도 울툴불퉁 꼬리를 잇는 암릉길이다.날씨가 어지간하면 아기자기한 암릉길은 으레 조망도 함께 하기 마련이라 등산의 묘미를 맘껏 누릴 수 있는 구간인데, 푹푹찌는 무더위 속인지라 시원한 바람만이 그리움의 대상이 된 거였다.
그러한 아기자기한 암릉길을 따라 20분의 발품이면 검은 색 빗돌이 아담한 해발 965.5m의 기룡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사방팔방 거칠 게 없는 정수리에서의 조망은 눈이 부실 만큼 화려하고 시원스럽기만 하다(12시6분).북으로는 외미기재 건너 우람한 보현산이 병풍을 두른 것처럼 듬직하다.그리고 남쪽으로는 앞으로 넘어야 할 기룡지맥의 산줄기가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들어오고, 저멀리 기룡지맥의 최종 날머리가 되는 영천시가 아스라하게 조망이 된다.기룡지맥의 간판 기룡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100여 미터쯤 발걸음을 더 보태면 1982년에 복구한 삼각점을 간직하고 있는 해발 961m의 삼각점봉이다.그곳까지의 산길도 울퉁불퉁한 암릉길인데, 군데군데 너럭바위 전망대가 조망의 호사를 안겨주는 구간이다.
해발961m의 삼각점봉까지 두루 발걸음을 하고 발길을 되돌려 해발924.9m의 삼거리 갈림봉으로 되돌아오면 이제 지맥의 산길은 좌측 10시 방향의 완만한 내리막이다.완만한 내리받잇길은 용화리 묘각사(좌측으로 1.2km) 방면으로의 등하행 갈림길을 거치고 나면 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 식솔들만의 납데데한 해발 852.4m봉이다.그곳에서 우측 2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 산길은 밋밋하고 부드럽게 꼬리를 잇는다.그러한 행색의 부드러운 산길을 따라 10분쯤의 발품이면 조금 전의 852.4m봉과 모양새가 엇비슷한 해발784.9m봉이다(12시52분).
784.9m봉에서 지맥의 산길은 다시 좌측 10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다.산길은 여전하게 소위 비단길처럼 밋밋하고 부드럽게 꼬리를 잇는다.발걸음이 더욱 가벼울 수밖에 없는 비단길 같은 산길을 따라 1km쯤의 발품이면 정수리 한복판에 1982년 재설한 삼각점(화북426)이 아직도 번듯한 해발 745.5m봉이다.가뭄에 콩 나듯이 불어오는 바람은 반갑기는 하지만 여느 때처럼 마냥 시원스럽지는 못하다.후텁지근함으로 팥죽땀은 금 간 물항아리에서 물이 새듯이 줄줄거린다.푸른 초원의 풀밭처럼 그늘사초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붕긋한 멧부리를 넘어선다.
영천시 화북면 일대의 산하가 시원스럽게 조망이 되는 너럭바위 전망대를 지나고 나면 곧바로 오르게 되는 멧부리가 해발 702m봉이다(13시30분).해발702m봉의 남쪽 산사면은 바위절벽이다.우측의 바위 비탈을 돌아 내려서면 병풍을 두른 바위 절벽은 시루떡처럼 바위층을 켜켜히 쌓아놓은 것 같은데, 그 앞 쪽 바로 아래에는 잡풀더미 행색의 봉분인 묵묘가 차지하고 있다.그러한 행색의 시루떡 바위를 뒤로하고 나면 곧바로 오르게 되는 멧부리가 해발 656.5m봉이다.산길은 여전하게 밋밋하고 부드럽게 꼬리를 잇는다.
다갈색의 가랑잎이 수북한 산길이 이어지고 발목이 푹푹 빠져들기도 한다.그러한 행색의 산길을 따라 5분여의 발품이면 넙데데한 멧부리가 기다린다.해발654.2m의 시루봉 정상이다(13시44분).삼거리 갈림봉이기도 한 넙데데한 시루봉 정상에서 우측은 화북면 공덕리 방면(우측으로4.3km)의 등하행 산길이고, 지맥의 산길은 좌측 10시 방향이다.시루봉 정상 한복판에는 아름드리 사스레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다.그러한 행색의 시루봉 정상을 뒤로하는 산길은 여전하게 비단길처럼 멀쑥하고 부드럽다.간혹 산돼지들이 먹이를 구하려고 땅을 들쑤신 흔적들이 간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산길은 월성이가의 묵묘의 곁으로 이어지고,그곳을 지나고 나면 지맥의 방향과 얼추 궤적을 함께 하는 널찍한 임도로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지맥의 등성이와 거의 동반하다시피하는 널찍한 임도를 따라 1.5km쯤의 거리를 20분여의 발품을 들이고 난 뒤에 비로소 임도를 벗어나 온전한 숲길로 기어든다.숲길은 머지않아 경주이가와 평해황가의 묵묘의 곁을 차례로 지나게 된다.높은 습도와 기온을 견뎌내려면 땀이 필요하다. 땀의 배출로 인한 공백은 식수로 채워야 한다. 연신 물을 요구하는 바람에 배낭에 갈무리 된 식수가 시나브로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가풀막진 오르막이 기다린다.오르막은 수렛길처럼 다소 널찍하다.헐떡헐떡 치받잇길을 애면글면 올려치면 미니 헬기장만한 공간 한복판에 흙무더기 행색의 봉분인 묵묘 1기를 곁에 두고 있는 해발 287.3m봉이다.287.3m봉을 뒤로하면 등성이 좌측으로 벌목지를 끼고 지맥의 산길은 이어지고 길쯤한 꼴의 해발 306.2m봉을 좌측으로 끼고 넘어서면 머지않아 삼거리 안부로 지맥의 산길은 산객을 안내한다.매곡재다.이곳에서 오늘 분량의 지맥을 마무리 짓고 좌측으로 난 삼매2리 매곡말로 하산을 서두른다.
매곡말은 심산유곡의 산협이지만 가구 수는 십여호가 넘어뵌다.그러나 낯선 이들이 들어서면 하다못해 동네 개들이라도 대접삼아 짖게 마련인데,쥐 죽은 듯이 한적하기만 하다.그리고 강수량이 적은 탓에 동네 앞 개울에는 개울물조차 시원치 못하고, 여전하게 게으른 바람 탓에 마을 회관 마당 한켠의 아름드리 감나무 그늘 밑도 후텁지근함을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이다(16시). (산행거리; 13.2km.소요시간;5시간40분) (2022,7/7)
(아래)기룡지맥 지도2 외미기재-죽천저수지(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