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나는 / 이해인
봄이 오면 나는
활짝 피어나기 전에
조금씩
고운 기침을 하는
꽃나무들 옆에서
덩달아 봄앓이를 하고 싶다.
살아있음의 향기를
온 몸으로 피워올리는
꽃나무와 함께
나도 잔기침을 하며
조용히 깨어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매일 새소리를 듣고 싶다.
산에서
바다에서
정원에서
고운 목청 돋우는
새들의 지저귐으로
봄이 오면 나는
조금은
들뜨게 되는 마음으로
너무 걱정하지 말고
더욱 기쁘게 명랑하게
노래하는 새가 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유리창을 맑게 닦아
하늘과 나무와 연못이
잘 보이게 하고
또 하나의 창문을
마음에 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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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나는 /이해인님 시
에벤에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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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27 07:33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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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봄의 소리가 들리네요
들판에 쑥 냉이가 만발하고
나뭇가지에 싹들이 소근거리며
눈망울을 터트리기 직전입니다
이 아름다운 봄날~
님들도 마음의 기지개를 활짝 피는 행복한 봄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합주 악보 클린 작업하다가 잠간 여유를 가져봤어요.
봄 내음이 상큼한 냉잇국이나 도다리쑥국이 생각납니다.
악보때문에 마음고생 많으셨네요..
죄송스럽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