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멈추고 그저 바라보면
지금 여기로 다가가고 있음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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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그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림에 써 있는 글은 고려 나옹 혜근선사의 시이다.
청산은 나를보고
청산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세월은 나를 보고 덧없다 하지 않고
우주는 나를 보고 곳없다 하지 않네
번뇌도 벗어 놓고 욕심도 벗어 놓고
강같이 구름 같이 말없이 가라 하네
靑山兮要 我以無語 청산혜요 아이무어
蒼空兮要 我以無垢 창공혜요 아이무구
聊無愛 而無惜兮 료무애 이무석혜
如水如風 而終我 여수여풍 이종아
마음을 멈추고 그저 바라보면
지금 여기로 다가가고 있음을 안다.
이 글은 명상의 방법과 기능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명상의 기능은 지금 여기를 사는 것이다. 우리의 삶의 순간은 항상 지금 여기에서만 실존한다. 그런데 마음이 여기 저기 떠 돌아다니니 몸은 비록 지금 여기 있지만 우리는 삶의 순간을 온전히 산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방법은 마음을 멈추는 것이다. 그리고 그저 바라보는 것이다. 무엇을?
무엇을 바라보며 마음을 멈추는 것인가?
신수심법(몸, 느낌, 마음, 현상의 생멸) 이 네가지를 바라보는 것이다. 이 네가지 중에서 자신이 가장 바라보기 쉬운 대상을 선택하여 항상 바라보는 것이다.
호흡은 항상 존재하고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대상이므로 가장 추천하는 바라보기의 대상이다.
숨이 들어가고 나올 때 공기와 코끝이 마찰을 일으키는 느낌에 마음을 멈추고 바라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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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호 < > 는 에고를 상징한다. < > 안에 갇혀있는 ... 는 번뇌를 상징한다. 바라보기가 진척됨에 따라 에고의 색은 옅어지고 번뇌는 줄어든다.
마음을 멈추고 바라보기를 하면 지금 여기에 점차 다가가게 되고 결국 지금 여기에 도착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번뇌가 먼저 사라지고 뒤이어 옅어진 에고(<>)마저 사라진다. <> 다음 라인은 비어 있음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