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외교통상직렬(소위 1부) 학생들과 같이 학원 강의 듣구요..거기서 내용은 다 배우구요
추가로 원서를 구해서 용어랑 그 과목에서 쓰이는 말들을 익혀서 답안지에 영어로 쓸 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국제법은 Akehurst 나 Shaw 책이 김대순 교수님 책에도 많이 인용된 책인데 이정도 보는 것 같구요 (참고로 브라운리 책은 관점이 달라서 비추랍니다)
국제경제법은 Jackson 교수가 단연 최고권위자인만큼 그 책 많이 보는 듯 하며...
(참고로 저는 학교에서 oxford에서 나온 matsushita책을 가지고 수업 들은 적이 있는데 그 책도 매우 좋습니다...)
경제학은 뭐 미거시국경 암거나 유명한거 구해서 보면 용어는 다 익힐 수 있을거구요...(거시는 mankiw 책이 문장도 잘 쓰고 재밌어서 보기 좋음...)
국제정치학은 과목의 특성상 책을 찝어드릴 수는 없지만...학원강의듣고 공부하다보면 대충 감 올거같네요...어차피 그 과목은 미국학자들 이론들 왕창배우는거라 거기 쓰인 개념이 원어로 뭔지 다 알려줍니다...거기에 영어신문 보면서 시사업데이트 하는건 당연하구요...신문은 IHT가 외국신문으로는 젤 많이 보며, 한국 관련 내용도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Korea Herald를 병행하시면 될 듯...
그리 내세울 것도, 푸짐하게 차린 것도 없는 글입니다. 어쩌면 잃은 것과 얻은 것이 많았던 긴 여정을 스스로 정리하는 의미가 더 클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先病者가 醫라고 했듯이, 이러한 경험도 어려운 길 가고 있는 분들의 디딤돌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여러분의 귀한 시간을 잠시 붙잡아 보려합니다.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외교관이신 아버지를 따라 오랜 시간을 외국에서 생활하였습니다. 걸음걸이 배울 무렵 파키스탄으로 간 이후 아프리카와 미국의 워싱턴, 샌프란시스코, 프린스턴에서 생활했고, 고교는 파리에서 졸업했습니다. 거주지마다 미국인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어 영어 학습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궁극적으로는 한국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 대학을 미국에서 진학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중학과정을 서울에서 마치고 외국에서의 고교시절을 입시 공부에 진력한 끝에 지망했던 서울대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법대를 선택한 이유는 변호사로서 폭넓은 사회 경험을 쌓아 정치를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러나 법공부에 소질이 없어서였든지 아둔한 공부방법 탓인지 사법시험에서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하였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 진학하고 외무고시 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면 20대 중반에 전혀 다른 고시를 시작하는 무모한 선택을 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경제학이나 제2외국어 같은 어렵고 생소한 과목 앞에서 바꾼 진로에 대한 회의가 일기도 했고, 시험에 있어서 재학 시절과 같은 추진력을 유지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언제나 헌신적인 가족을 오랜 시간 고생시킨다는 마음에 깊이 죄송스러웠고, 자신감이나마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별도의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믿고 기다려 주는 여자친구와의 미래도 한 바구니에 담겨 있는 듯 했습니다. 절박하고 힘들었지만, 지금 힘들지 않으면 앞으로 긴 시간을 아쉬움과 불확실함 속에서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래도 꾸준히 아침이면 눈뜨고 새벽이면 눈감고 그 사이는 공부로 채웠습니다.
II. 선택한 교재와 저의 공부방법
저는 영어로 시험을 봤습니다. 그러나 외교통상직 영어능통자 직렬도 한국 교수님에 의해 출제되고 한국 채점위원에 의해 채점되는 철저히 한국적인 시험이라고 생각하여 교재는 한국의 수험서를 기본으로 하고 이에 영문 교과서를 필요한 만큼 보충하였습니다. 아무리 세계적 석학의 영문원서라도 고시에 있어서만큼은 오랜 시간 수험생에 의해 그 시험적합성이 검증된 국내 교과서보다 낫다고 단정할 수 없어서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본 다음의 교과서는, 여러분들이 보시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1. 미시경제학
이준구 著 (기본), 최병권 著 (보충), H. Varian 著 (선별), 최병권 著 문제집. 이준구 교수님의 책을 기본으로 했지만, 그 내용만으로 최병권님의 문제집을 풀기가 어려워 최병권 著 교과서를 필요한 만큼 보충하였습니다. Varian의 책은 정독할 시간이 부족하고 여러 책을 보는 것이 비효율적이기도 하여 발췌독과 용어 및 개념 정의를 영어로 습득하는 데에 활용했습니다.
2. 거시경제학
최병권 著 (기본), 정운찬 著 (보충), 김경수/박대근 著 (보충), N. G. Mankiw (보충), 최병권 著 문제집. 아시다시피 거시는 두 권 이상을 봐야 하지만 처음부터 여러 권을 보는 것은 그 과목의 체계를 잡는 데에 좋지 않습니다. 저는 우선 최병권님의 교과서 구판을 봤는데, 미시와 마찬가지로 그 내용이 수험 수준을 초과하는 부분도 있어 최병권 著 문제집에 대응하는 범위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거시의 체계가 어느 정도 잡힌 후에 정운찬 교수님의 교과서, 김경수/박대근 교수님의 교과서와 Mankiw 저서의 필요한 부분을 최병권님의 책에 끼워 넣어 단권화하였습니다. 특히 Mankiw의 책은 이해가 비교적 쉽게끔 서술돼있고 사례도 풍부하여 초학자가 읽기에도 좋습니다만 영어로 시험을 준비하시지 않는 분은 보지 않으셔도 무방할 듯 합니다.
시험에 임박해서 출판되어 다 보지는 못했지만, 양영준 著 경제학 문제집이 기본적인 문제를 정리하는 데에 유용했습니다.
3. 국제경제학
김인준 著 (기본), 유창석 著 (기본), M. Obstefeld, P. Krugman 著 (선별).김인준 교수님의 교과서와 유창석님의 책을 학원 강의 진도에 맞추어 공부한 것이 난해한 국제경제학을 정리하는 데에 크게 도움 됐습니다. 원서는 역시 용어와 개념을 익히고 답안에 추가할 만한 내용을 찾는 데에 활용하였습니다.
4. 국제법
김대순 著 (기본), 유창석 著 (기본), 각종 논문과 자료. 각종 자료와 기본서를 정리하여 각 주제별로 목차를 구성했습니다. P. M. Akehurst의 교과서가 영어로 국제법을 준비하는 분들의 필독서이다시피 되었지만 개론서로서의 성격이 강해 영문 용어와 개념을 취하는 선에서 활용하였습니다.
5. 국제경제법
유창석 著 (기본), 사법연수원 국제통상법 (보충), 최승환 著 (보충). 유창석님의 책에 사법연수원 교재와 최승환 교수님의 교과서를 보충하여 단권화 했습니다. J. Jackson의 책은 보지 않았고, www.wto.org의 풍부한 자료로써 영어개념과 용어를 숙지하였습니다.
국제법과 국제경제법은 조문이 가장 중요합니다. UN 헌장과 ICJ 규정, 조약법협약과 해양법협약, 그리고 GATT의 주요 조문은 반드시 암기하여 해당 논의에서 근거로 적시해야 합니다. 저는 시험 두 달 전부터 이를 식사시간에 암기하고 또 녹음한 것을 이동 중에 들었습니다. 국제법의 조문은 반복하여 익히면 충분히 암기할 수 있는 분량일뿐더러, 이러한 노력이 비교적 손쉽게, 적지 않은 점수를, 확실하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6. 국제정치학
정해진 교과서가 없는 본 과목의 특성상, 여러 석학들의 논문집과 학술 잡지, 학원 자료를 정리하여 읽었습니다. 다른 과목을 공부하면서 국제관계의 주요 테마를 다루는 책과 논문을 꾸준히 모아두었다가, 국제정치학을 공부하는 기간에 주제별로 가장 중요하고 그 내용이 풍부한 5편 안팎의 논문을 목차와 핵심 논지 및 용어를 선별하여 집중적으로 정리하고 암기하였습니다. 해외 공관에 계신 아버지께서 정리하여 보내주신 신문 칼럼과 외교안보연구원刊 ‘주요국제문제분석’ 및 책자도 주제별로 훌륭한 자료였고, 실제 시험에서도 크게 도움이 됐습니다.
국제정치 이론은 정책이나 시사문제 위주의 출제 경향이나 실제 답안 작성 시 이론의 깊이 있는 서술과 논박이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현실주의, 자유주의, 구성주의 각 시각의 기본적인 내용을 기초로 문제에 접근하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박재영 著 국제정치패러다임이 충분한 이론 대비서이고, 다만 동맹이론과 양면게임을 적용하는 협상론, 민주평화론과 문명충돌론은 중요한 논점으로 출제될 수 있어 학원 자료를 활용하여 별도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론, 분석수준, 관련 외교사 등의 여러 시각에서 문제에 접근하고, 다루는 이슈영역을 정치, 경제, 문화 부문 식으로 세분하여, 답안을 종적, 횡적으로 풍부하게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국제정치학 답안에는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논지를 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저는 고시과목으로서의 국제정치학은 결국 암기 과목이라는 견지에서 접근하였습니다.
7. 외교사
다른 과목과 달리 외교사는 원서 교재가 부족하여 영어로 구상하며 공부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김용구 교수님의 교과서를 두 번쯤 읽은 후 외교사의 고전인 R. Albrecht-Carrie 著 A Diplomatic History of Europe (서울대학교 도서관 소장)을 기본서로 삼았는데, 이 책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정확한 영문 표현을 익히고 외교사의 흐름을 습득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을 뿐더러 재미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희섭님의 외교사 강의자료 모음집과 윤경철님의 저서를 헌책방에서 구해 사건별로 목차와 역사적 의의를 정리한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국제정치학과 외교사는 특히 신희섭 著 국제정치학 책의 내용이 풍부하고 수험서로서 유용했습니다.
8. 영어
따로 공부하지는 않았고, International Herald Tribune을 휴식삼아 꾸준히 읽었습니다. 중앙일보의 칼럼 및 사설의 영문 번역본이 IHT와 함께 배달되는 Joongang Daily에 실리는데, 그 영역하는 작업을 1년 남짓 정기적으로 맡아 하였습니다. 이로써 자칫 미루기 십상인 영작연습을 꾸준히 하게 되어 좋았고, 나의 표현이 활자화되는 것을 보는 보람도 있었으며, 용돈도 벌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영어는 스터디를 통해 매주 한번 이상 직접 답안을 작성해 보고 같은 문장에 대한 여러 사람의 번역례를 비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9. 불어
수년을 불어권 지역에서 생활하였지만 미국인 학교에서는 상용하지도, 그렇다고 제가 애착을 갖고 있지도 않은 이 언어는 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영어직렬 지원자 중에는 제2외국어를 잘 하는 분들이 적지 않아서, 저는 불어에서 최대한 선방한다는 불안한 생각으로 공부했습니다. 르몽드 기사 모음집의 문장을 직접 국문으로 번역하는 연습을 하였고, 불작은 영어의 어순과 표현을 염두에 두고 영어식 불어를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매일 적어도 한두 시간은 공부하려 했지만 시험이 다가올수록 과목간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십상이었습니다. 제2외국어는 정치, 경제, 사회 분야 위주로 공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 기출문제에서도 보셨듯이 생활 불어의 중요성이 더 큰 듯 합니다.
영어로 공부하시는 분들은 국어 자료를 숙독한 후 답안에 기술할 목차와 내용을 영어로 구상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치셔야 합니다. 또한 모든 과목에서 회독 수에 따라 필기구의 색을 달리 하여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읽어야 하는 양을 줄여나가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III. 고시공부에 대한 단상
체득하지는 못하고 머리로만 인식한 내용도 적지 않지만, 아래에 공부하면서 느낀 점을 두서없이 적어 봅니다.
1. 고시공부는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암기에서 시작하여 암기에서 끝난다고 생각합니다. 논점과 목차, 개념과 정책적 시사점을 주제별로 정리하여 시험시작 직전까지 암기해야 합니다. 수험생간의 차이도 이해나 창의력에서가 아닌 암기에서 난다고 합니다. 극단적이지만, 이해 못한 것을 암기해서 적었다고 점수를 안 주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2. 어학을 제외한 모든 과목의 모든 문제에 대한 답안 작성 시 한국이나 동북아와 관련된 정책적 시사점과 의의는 반드시 써야 합니다. 외무고시는 한국의 정책결정자를 선발하는 시험임을 염두에 두고, 마땅한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별도의 목차 하에 원론적인 말이나마 적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학원의 최고답안을 분석하고 기억하는 것이 해당 문제에 대한 가장 빠른 접근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내용을 어떻게 포장해야 고득점 하는지를 관찰하는 것은 자신의 공부 습관을 정정하고 공부 내용을 현실에 착지시키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최고답안은 간결하고 명료한 표현,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교과서적인 기술에서 돋보인다고 느꼈습니다.
4. 어떠한 문제가 출제돼도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을 과목별로 정리해 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과목별로 정형화된 목차를 기억하고 있는 것 역시 실제 시험에서 논점을 빠르고 빠짐없이 상기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이를테면 국제정치학에서는 1) 이론별 접근 2) 이슈영역별 논의 (정치, 경제, 문화, 냉전과 탈냉전, 산업화시대와 정보화시대 등) 3) 분석수준별 접근 4) 관련 외교사적 사건 5) 한국에의 정책적 시사점 식으로 정리 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중요한 문제는 성심껏 준비하되, 가능성은 낮아도 출제될 수 있는 문제라면 간략하게나마 짚고 넘어가야 심리적 안정감도 확보할 수 있고 불의타의 위험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올해 국제법에서 출제된 TBT관련 논의가 그러한 문제일 것입니다.
6. 스터디와 학원 수강은 본인의 이해 수준과 필요에 맞춰 선택하면 되고, 절대적인 활용기준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적어도 시험 서너 달 전부터는 답안작성 연습을 거치는 것이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에 도움이 되고, 공부내용을 수험에 필요한 한도로 줄이고 실제 시험에서의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7. 자료는 모으는 것보다 필요한 내용을 교과서에 반영한 후 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IV. 고시제도에 대한 생각
인재를 선발하는 방법에는 교육을 통한 방법과 시험을 통한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전자는 비교적 선발 방법이 간소하고 교육기관에 입학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 짧은 반면, 강도 높은 교육과정과 그에 걸 맞는 국가예산을 요구합니다. 후자는 시험에 합격한 후의 교육과정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고 국가 입장에서는 인재를 손쉽고 저렴하게 채용할 수 있는 방안이나 시험에 합격하기까지 요구되는 개인적, 사회적 비용과 노력이 지대합니다.
과거 개발도상의 우리나라에 교육을 통한 인재 채용방법을 도입하는 것은 사치였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수년간 막대한 노력을 하나의 분야에 주입한 우수한 재원 9할 이상이 본인들이 지망한 영역에서 도태되는 현재의 제도는 이제 반드시 개혁돼야 합니다. 경쟁은 시장경제와 교육과정의 근간이고 모든 선택은 개인의 몫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한줌의 합격자를 위해 조용하게 치루는 이 비용이 너무 큰 것입니다.
미국의 로스쿨 입학시험은 일년 이상을 공부하는 것이 득점에 도움이 되지 않는 논리력이나 분석력 측정 고사라고 합니다. 또 선진국의 외교관이나 관료는 우리와 분명 다른, 다면적이고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 채용되지만 고시를 통과하지 않았다고 그 경쟁력이 우리에 비해 열등하지 않습니다.
지금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의 기대이익은 지켜져야 합니다. 또 합격한 분들의 기득권을 일정한도 보호하는 것이 개혁의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적 방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교육을 통한 선발제를 도입하는 것이 수많은 고급재원의 재능을 살리는 방안입니다. 스스로 교육하게끔 한 후 그 중 절대다수의 노력을 이어 사장시키는 현 제도의 모순은 모든 시험에는 필연적으로 합격자와 불합격자의 비율이 존재한다는 설명만으로는 합리화될 수 없습니다. 선발제도의 궁극적인 모습이 어때야 하는지의 논의는 전문가와 학계의 과제이지만, 지금의 고시제도는 합격자와 불합격자 중 전자의 영달에 극단적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V. 지금 생각하는 분들
저의 부끄러운 수험과정은 주위 분들의 믿음과 인내로 빛을 보았습니다.
어려운 의대 공부를 하면서도 오랜 시간 오빠에게 용기를 주고 마음을 아끼지 않은 지아에 대한 사랑과 감사는 이루 지면으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막내 아닌 막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시간이 미안하고, 도움을 주기보다 받기만 했던 오빠가 자리를 잡기까지 진 빚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지아가 훌륭한 의사와 지혜로운 동생으로서 사회와 가정에서 제게 주는 기쁨은 저의 영원한 福입니다.
그간 잃은 것도 얻은 것도 많았고 얻은 것 중의 보배는 윤경입니다. 굳이 공부하는 사람 곁을 지켜주는 것이 미안했고, 그래도 기약 없는 사람을 기다려 준 것이 고맙습니다. 늘 함께 꿈꾸던 미래를 이제는 그릴 수 있게 돼서 행복하고, 다시없을 인연이라 또 소중합니다. 이상적, 이성적, 무엇보다 세속적인 이유로 다른 길 가지 않겠다고 한 약속, 앞으로 함께 한길을 가면서도 잊지 않겠습니다.
제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해준 친구들의 목소리와 표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유능하고 따뜻한 친구들의 이름을, 그 明記의 순서와 여부로 구별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과 생각은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동지로서, 동반자로서, 모두가 하루빨리 사회의 좋은 거름이 됐으면 합니다.
밤낮으로 기도해 주시는 홍성의 할머니, 늘 베풀어만 주시는 친지 분들께 또한 감사하며 머리 숙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언제나 부모님입니다. 성숙한 인성과 세속적 성공을 위해 저를 말씀 없이 이끄시는 아버지, 늘 몸과 마음을 헌신하시는 바다 같은 어머니 생각에 잠시 쓰던 글을 멈춥니다. 두 분이 함께 이으시는 점들이 제 삶의 영원한 밑그림이고 이에 제가 드릴 수 있는 것은 무한한 사랑과 존경입니다.
VI. 마지막으로
고시생의 어려움은 공부하는 자신과, 바라보는 가족, 함께 가는 동료 외에는 모릅니다. 또 외로움은 자신만이 압니다. 자신조차도 지난 후엔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그 공부를 현재의 자신과 하는 싸움이라 부르나 봅니다.
외롭고 힘들고 때론 친소의 무시를 당하는 일이 있어도 공부하고 인내하여 꼭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여러분이 노력한 만큼의 결과는 반드시 얻으시길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외교부에 들어가면서 하나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더 이상 우리의 소원은 아니더라도, 통일이 되어 한반도에 하나 있는 외교부에서 일하고 싶은 것이 글을 접는 저의 개인적인 소망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잘 봤어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뒤를 잇겠습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좋은게시물이네요.스크랩해갑니다.
감사합니다.
늦게나마 글 읽었는데, 엄청난 도전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실함이 느껴지는 글이라 좋았습니다..연수원 이후 이야기도 익명이라도 들려주시면 어떨런지요
정말 감동적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정말 감동적이네요....
자극이 되네요~정말 감사해요.
마지막 말씀을 읽고 한우용님이라는 외교관을 갖은 한국인으로서 참 자랑스럽습니다. 저도 자랑스러운 대한국민에서 자랑스런 외교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동적인 수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불어가 정말...필요성이 많은 언어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공통언어만 치우쳐져 공부만 하는것이 안타까울뿐입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