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목 : 영남알프스 종주
- 영남알프스 1,000M 이상 5봉(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재약산, 천황산) 종주
2. 산행일자 : 2006.9.24.
3. 영남알프스 종주코스 : 배내고개 - 배내봉(966M) - 간월산(1,083M) - 신불산(1,209M) - 영축산(1,059M) - 함박재 - 체이등 - 중앙능 - 염소농장 - 청수골산장 - 영남알프스(죽전) - 사자평 - 고사리분교 - 재약산(1,108M) - 천황재 - 천황산(1,189M) - 샘물상회(샘물산장) - 기상측정탑 - 배내고개
4. 영남알프스 종주거리 : 약 35km
5. 영남알프스 종주시간 : 13시간(06:00-19:00)
6. 참가자 : 친구 정혜윤, 강태종
7. 영남알프스 종주 산행기, 영축산은 산의 모양이 인도의 영축산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영남알프스를 세 번째 찾은 이번산행은 1,000M이상 5봉 종주코스로 계획하고 산행시기를 고민하던 중 신불평원 억새가 만개하는 10월이나 11월보다 등산객이 적은 9월말로 정하였다. 또한 억새꽃은 완전 만개했을 때에 비하여 줄기와 잎이 푸르스름할 때가 더 멋있어 보인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종주산행을 위해서는 새벽부터 서둘러야 하기 때문에 어제(토요일) 오후 언양에 도착하여 가지산 온천 지구에 짐을 풀었다. 그리고 근처 편의점에 김밥 몇 줄을 부탁하여 준비한다.
아침 5시 30분. 기상. 간단히 세면을 마치고 차량으로 10여분 이동하니 배내고개다.
06:00분. 주차장 주위는 아직 햇살을 받지 못해 어슴프레하지만 벌써 등산객 서너 명이 배내봉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배낭을 챙기고 뒤따라 오른다. 5분정도 걸으니 삼거리가 나온다. 안내 표지판은 없으나 왼쪽으로 오르면 오두산쪽이고 골을 따라 직진해야 배내봉 능선이다. 잠시후 등산객 몇이서 뒤따라 오는데 삼거리에서 길을 잘못들어 되돌아 나오고 있는 중이란다. 서울 사파리클럽 일행들이다. 반갑게 인사를 건내고 함께 배내봉 능선으로 오른다. 그 분들은 새벽 4시에 능동산을 들머리로 하여 영축산을 거쳐 통도사로 내려갈 예정이란다.
06:44분. 배내봉 도착. 아침 햇살이 붉게 내리쬐니 건너편 천황산과 재약산을 더욱 아름답게 색칠하고 있다. 그 넘어 가지산과 운문산은 수줍어 구름속에.......... 배내봉을 출발하여 평평한 길로 조금 걷다가 간월산 정상 바로 아래에 다다르니 다소 가파른 오르막이다. 주위에 철쭉이며 싸리나무, 다래나무들이 가을 인사를 건넨다.
07:47분. 간월산 정상에 도착하니 하늘이 더더욱 푸르다. 아침을 못 먹고 출발해서 배가 고파온다. 한 끼니 해결 할 겸 정상 아래쪽 바위에 앉아, 오후에 걸어야 할 건너편 봉우리들을 감상하면서 김밥을 먹었다. 긴팔을 입었지만 아침공기가 조금 서늘하다. 에너지도 보충했고 추위도 이길 겸 또 걸어야지. 간월산에서 신불산은 지척. 간월재를 지나 오르막을 조금 올라채면 신불산이다. 간월재에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는 곳이다. 패러 경력 14년째인 나의 가슴이 두근거린다. 바로 바람 체크에 들어간다. 정풍이지만 지금 이륙하기에 바람이 빵빵하다. 철도침목 계단을 오르니 신불산 허리에 도착. 3분만 걸으면 정상이다.
08:58분. 신불산 정상. 물 한잔 하고 다시 출발이다. 여기서 영축산까지는 억새로 유명한 신불평전. 4km 정도의 거리다. 주변에 억새가 한창 피어나고 있다. 이제 막 성숙해지고 있는 것이다. 신불산을 내려서니 8각정 공사를 하느라 기초작업이 한창이다. 완만한 구릉을 지나서니 어디선가 피리소리가 들린다. 누가 라디오를 틀었나보다 했더니 저 멀리에서 누군가 바위에 앉아 피리를 불고 있다. 정말이지 분위기가 알프스 풍이라고 할 수 밖에.... 이곳에서 들리는 피리소리는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 피리소리를 들으며 또다시 완만한 능선을 따라 올라가니 영축산 정상이다.
10:07분. 영축산 정상. 영취산이나 취서산이라고도 한다. 정상 동쪽으로는 명 사찰인 양산 통도사 지붕이 내려다보이며 주변에 많은 암자들이 보인다. 영축산 정상에서 왼쪽으로 가면 통도사 매표소가 있는 통도환타지로 바로 내려갈 수 있고 오른쪽으로 가면 시살등이다. 또한 시살등쪽으로 하산하다 함박재에서 백운암을 거쳐 통도사로 내려갈 수도 있다. 정상에서 함박재까지는 2.2km 정도. 함박재에 도착하니 사파리클럽 회원들이 통도사 방향으로 방향을 튼다. 함박재 삼거리에서 직진하면 시살등이고 왼쪽 계곡을 따라 내려서면 통도사 방향이다. 직진해서 5분만 올라서면 체이등인데 정상에서 다시 삼거리가 나온다. 표지판이 없으나 왼쪽으로 틀면 시살등이고 오른쪽은 중앙능선으로 이어지며 청수골방향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11:10분. 체이등. 예상했던 것처럼 여기부터는 등산객이 한명도 안 보인다. 이제부터 또 거미줄 제거작업을 해야 된다는 생각에 미간에 주름이...... 하지만 뒤따라오는 친구를 생각하면 그까이꺼 뭐..... 내려가는 동안 다람쥐 한 마리와 국제신문사 근교산 취재팀에서 달아놓은 노란색 리본만이 우리를 반긴다. 내리막은 상당히 가파르다. 나무가 울창하여 주변 경관도 잘 보이지도 않는다. 1시간 30분정도 내려오니 개울과 파란색 지붕의 염소농장이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깨끗한 개울을 그냥 지나 칠 수야 없지. 발을 담그고 잠시 휴식시간. 돌담길을 밝으며 조금 내려오니 청수골산장 정문으로 빠진다. 정문앞의 다리를 건너지 말고 오른쪽으로 700m 올라가면 파래소폭포가 나오며 다리를 건너 직진하면 죽전마을 방향이다.
12:45분. 청수골산장 다리. 점심때가 되었다. 김밥을 준비해 왔지만 입맛이 당기지 않는다. 군데군데 주변에 음식점이 눈에 띈다. “천지가든”에 들러 된장찌개 한 그릇을 후딱 해치운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가장 빨리 요리할 수 있는 메뉴란다. 물론 주 메뉴에는 없는 것이라고.... 이제 오늘산행의 절반은 끝난 샘이다. 서둘러 계산을 마치고 시멘트길을 따라 내려오다 유스호스텔 다리를 건너니 도로 포장공사 준비가 한창이다. 배내천을 따라 나있는 69번 지방도로다. 다리건너 종점상회를 끼고 오른쪽으로 틀어 조금 더 걸으니 다시 아스팔트 포장길이 나오는데 10분정도 지나면 오른쪽에 (주)영남알프스다. 영남알프스 입구에서 100m 정도 더 내려가면 왼쪽에 공중화장실이 있는데 바로 앞에 사자평 올라가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사자평 4km, 표충사 6km, 재약산 8km 라고 쓰여있다.
배내천을 가운데로 하여 오른쪽은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이 남북으로 위치해 있으며 왼쪽으로는 재약산과 천황산, 능동산이 역시 남북으로 가로질러 있다. 여기부터 사자평까지는 계속해서 오르막이다. 그래도 오른쪽에서 불어오는 가을바람 때문에 한결 편안하다. 오르막 왼쪽 계곡에는 굴참나무 굴락지다. 건강하게 자란 굴참나무들이 튼튼한 굴피를 뽐내듯이 자랑하고 있다.
15:00분. 사자평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10시 방향으로 재약산 주봉(수미봉)이 우뚝 서있고 그 아래 사자평에는 억새가 넘실거린다. 고갯마루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사자평고원이며 직진하면 사자평을 거쳐 고사리분교로 내려서는 길과 수미봉으로 오르는 길이 나온다. 직진하여 조금 내려서니 사자평에 억새가 넘실거리며 바닦은 늪지처럼 축축하게 젖어 있다. 사자평까지 임도가 나 있으나 도로상태가 불량하여 4륜구동 차량도 녹녹치는 않겠다. 고사리분교 위쪽 수미봉 방향으로 역시 임도가 나 있는데 조금만 올라서면 오른쪽 주봉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나타난다. 청주 모산악회 회원들이 하산하고 있다.
16:04분. 재약산 정상. 한숨 돌리고 나서 동쪽 건너편을 바라보니 오전에 지나왔던 배내봉,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간월재 활공장에서는 패러글라이더 몇 대가 이륙하여 릿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북쪽 사자평고원에는 알프스목장 터와 조립식 판넬로 만들어진 빨간색 지붕의 건물이 있는데 가축들은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몇 년 전에 소라도 키웠더라면 지금 재미 좀 봤을 텐데...... 천황재로 내려서니 털보산장이 보인다. 왜 하필 털보산장일까? 주인장이 털보라서... 당연한 말이다. 천황재에서 왼쪽계곡으로는 표충사 내려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배내골이다. 오르막으로 직진하여 1km만 오르면 천황산 주봉이다. 이 시간쯤 되면 등산객이 뜸해질 시간. 이제 대부분 하산을 서두를 시간이다. 400m 정도 오르니 왼쪽에 은영산장이 눈에 띈다.
17:00분. 천황산 도착.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촐촐하여 김밥으로 요기를 하는데 바람이 제법 차갑다. 해 떨어질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우리도 서둘러야 될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하산 길 등산로가 지루하긴 하겠지만 다소 수월하다는 것이다. 옷깃을 여미고 서둘러 10여분 내려오니 얼음골로 내려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직진하여 10여분 더 내려서니 샘물상회. 굴뚝에서 저녁준비를 하는지 하얀 연기가 피어오른다. 따뜻한 기운이 왠지 풍요로워 보인다. 앞마당에 매여 있는 진돗개가 얌전하게 우리를 반긴다. 건너편 청수골산장 털복숭이 개와는 많이 달라 보인다. 시베리안허스키는 얌전하더구만....
17:41분. 샘물상회 도착. 주인 어르신께 하산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여쭤보니 빠른 걸음으로 한 시간 정도란다. 하산 길은 자갈길이고 오랜 산행으로 다리는 무겁고 발바닦이 후끈거린다. 능동산 모퉁이를 돌아오는데 땅거미가 내려 앉는다. 배내재 쪽에서 노란색 불빛 한줄기가 흘러나온다.
19:00분. 드디어 배내고개 주차장이다. 차량이 모두 빠져나갔는지 한대만 달랑 남아있다. 배내재 휴게소 안에서는 형광등 불빛과 아주머니의 하루를 정리하는 소리만이 들려온다.
<배내재에 설치되어 있는 안내판>
<간월산 정상>
<신불평전 억새>
<영남알프스 입구>
<재약산>
<배내재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