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톤즈를 보고나서 / 조계영
“사람이 아름답다.”는 말을 온 몸으로 보여준 사람이 바로 이태석 신부다.
70세의 노신부가 차라리 자기를 데려가고 이 신부를 더 살게 했더라면
더 많은 일을 했을 텐데 하는 말을 했다.
많은 이들이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한다.
그가 죽고 난 뒤 수단의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그의 카페에는 회원수가
급격하게 상승했다.
어쩌면 그의 죽음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세상에 존재하는
불행과 무지와 배고픔을 알게 하려는 하나님의 뜻이었을까...
이태석 신부 혼자 힘으로는 너무 크고 힘든 일이었기에,
그를 더 혹사시키지 않게 하기 위한 하나님의 뜻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무슨 이유를 대더라도 아무도 돌보지 않았던 아프리카 수단의 오지마을을 찾아가,
8년이라는 세월을 온전히 바쳤던, 한센병 환자들에까지도 만인에게 평등한 병원과,
배움과 사랑이 가득한 학교와, 아름다운 연주가 흐르는 브라스 밴드라는
놀라운 기적들을 일궈 낸 그들이 세상에서 영영 볼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슬프고 아쉽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는 없다.
예수님이라면 이곳에 학교를 먼저 지으셨을까, 성당을 먼저 지으셨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학교를 먼저 지으셨을 것 같다.
사랑을 가르치는 성당과도 같은 거룩한 학교, '내 집’처럼 느껴지게 하는
정이 넘치는 학교, 그런 학교를 말이다.」
자신의 삶속에서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고 자문했던
그는 바로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혀 피를 흘리시며 인류를 구원하신 예수님을 닮았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일처럼 위대한 일은 없다.
그런 일을 인간이 해내면 그는 숭배의 대상이 된다.
예수님도 그랬고 부처님도 그랬다. 모든 종교를 초월해서 사람의 영혼을 치유하고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영적인 길을 간 사람들은 후세에도 영원히 그의 향기를 전하게 된다.
말씀을 통해서 또는 그의 행적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 뒤를 이어간다.
「내 삶의 향기는 어떤 향기일까? 얼마나 강한 자기장을 지닌 향기일까?
내 스스로가 맡을 수도 없고 그 세기도 알 수 없지만 그 향기에 대해
내 스스로가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 생각하게 된다.
우리의 삶에 향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태석 신부의 말이다.
자신이 뿜어낸 그 강력한 향기를 정작 본인은 느끼지 못한 채 죽음으로 생을 마감했다.
이 세상에 피어나는 모든 들꽃의 향기를 지녔던 분이면서도
정작 자신은 본인의 향기를 알지 못했다.
사람들은 그가 세상과 하직하고 난 다음에 그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고 있다.
그가 부른 ‘열애’ 노래 가사처럼 그는 톤즈 딩카족들의 가슴에 꽃처럼 영롱한
별처럼 찬란한 진주가 되어 떠났다.
계속되는 내전으로 마음이 피폐해지고 분노와 증오로만 채워진 톤즈 사람들에게
그리움으로 눈물 흘리게 하고 사랑한다는 표현을 이끌어 냈다.
그는 아무리 태워도 결코 재가 되지 않는 활활 타오르며
톤즈 사람들에게 영혼의 아버지가 되었다.
누군들 편안한 잠자리와 맛있는 식사와 그리고 즐거운 일들이 좋지 않을까마는
그런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의사에서 신부로 다시 태어나 생면부지의 사람들에게
온 몸을 바쳐 스스로 한 송이 꽃이 되어준 그의 숭고함은 하찮은 일에 반응하며
감사할 줄 모르며 살아온 우리들의 삶에 경종을 울려준다.
과연 내가 살아온 삶이 올바른 걸까...
비록 신부님처럼 많은 능력을 베풀어 줄 수는 없어도 우선 당장 지금의 삶에 감사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너무나 많은 것에 대해서감사의 기도를 드려야 한다.
지구촌 저편에는 우리가 너무나 쉽게 가질 수 있는 것도 못 가진,
아니 가진다는 것조차 낯설기만 한 헐벗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
그리고 우리도 그들을 위해 아주 작은 일이라도 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준
신부님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인간에게 꽃 같은 향기이고 싶어 한 그의 유지는
이제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몫으로 남겨졌다.
불행한 한사람에게라도 잃어버린 웃음을 찾아 주는 일이라면 아낌없이 해야 한다.
남에게 뭔가를 줄 수 있는 사람은 꽃이 될 수 있다.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들은 모두 세상에 어떤 향기로 남을 수 있을까...
긴 휴가같은 명절에 보고 싶었던 영화를 TV를 통해서 보고나서...
날씨는 다시 영하를 벗어날 줄 모르지만
우리의 가슴에도 따뜻함이 전해지기를 기도합니다.
2011년 2월 11일 주말 저녁에 조계영
첫댓글 저도 1시간 잡아 울지마 톤즈와 이태석 신부를 주제로 사람되는 수업을 하였습니다. 전체 교실 학생이 숙연하게 저와 한마음이 되어 울고 공감하며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것인가를 짧은 시간이나마 생각케 해주어 눈으로는 울고 입으로는 웃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연이어 터지는 지구촌의 대재앙의 시리즈는 하나님께서 더이상 20세기적 삶을 용서할 수 없으시다는 계시인가 봅니다. 일본 열도가 안타깝습니다.
tv로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지만 다시한번 책으로 똑 같은 이야기를 보면서 더 진한 감동으로 다가옴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많은 생각들이 교차하는가운데 아쉬움이 여운처럼 지금도 맴도는 것은 나만가지는 감동이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