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이 친구들 생각을 하면 그들의 순수하고 착한 미소가 떠 오른다.
근처 동네에 사는 틴에이져들인데, 여행자나 동네 사람들을 위해 shelter를 지어서 사람들의 쉼터 같이 만들어 둔 공간인데, 내가 막 우측 나무 데크같이 만든 곳에 텐트를 치고 자리를 잡을 무렵에 그 shelter의 가운데에 위치한 그릴에서 구워 먹을 햄버거 고기와 햄버거빵과 1.5리터짜리 콜라 4병을 가져와 셋이서 (동네에 함께 사는 친구들이라고 함) 가져온 그릴 숯에다가 불울 붙이기위한 액체 (아마 그릴 숯 점등용 휘발성 액체로 슈퍼에서 함께 구입한)를 뿌린 후, 불을 붙이기 위해서 성냥이나 라이터를 찾다가 챙겨 오는 것을 잊었는지 나에게 혹시 라이터가 있는지 공손하게 영어로 물어 본다. 라이터를 건네 주고 함께 이얘기 저 얘기를 나누어 본다. 저 나이때 우리같으면 몰래 술도 숨겨와서 마시고 할텐데, 참 맑은 친구들이고 사용하는 영어 어휘로 판단하건데, 제법 공부도 착실히 하는 친구들인 것 같았다.
나는 그 shelter를 정말이지 행운으로 우연히 찾았고, 그 쉘터는 한바퀴를 도보로 도는데 30분 정도 걸리는 작은 섬을 나무다리로 연결해 놓은 동네 사람들의 산책 코스인 듯한 곳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Stavanger 페리 여객선 터미널과도 자전거로 5분도 안 걸릴 정도로 가까와서 터미널에 있는 화장실을 사용하기에도 안성마춤의 인프라를 가지고 있어서 여기에 텐트를 치고 묵으면서 주변도시를 구경하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면서 쌓인 여독도 좀 풀면서 지내리라 생각했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내 모습이 피로에 지치고 초췌해 보였는지 이 친구들이 나에게도 가져와 그릴을 막 마친 햄버거를 빵에 소스까지 (바베큐 소스와 케첩, 마요네즈까지 챙겨와서 어떤 소스를 원하냐고 물었다) 뿌려서 2개 권하고 어차피 남는다며 1.5리터 무설탕 콜라를 주어서, 함께 너무 맛있게 먹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너무 배고프던 차에 얻어 먹은 햄버거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평소에 마시지도 않던 콜라를 그렇게 시원하고 맛이 있게 먹은 기억이 없었던 것 같다. 고맙기도해서 혹시 언제고라도 스위스나 한국에 여행올 기회가 있으면 꼭 연락해 달라고 연락처를 그들에게 적어 주었다. 언제고 그들중 한명이라도 인연이 닿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잠시후에 나는 그들과 나의 텐트및 드레일러를 쉘터에 남기고 주변 탐사겸 낚시를 하기위해서 자전거를타고 배낭과 낚시대를 메고서 주변 해안을 탐사하며 낚시를 하기 시작했다.

사진 속에 보이는 자전거, 트레일러, 그리고 쳐 놓은 텐트가 보인다. 사진에선 잘 안 보이지만 내부에 천장이나 나무에 작년부터 들렀던 유럽의 각국에서 왔다 쉬어간 여행객들이 왔다간 날자와 이름등을 적어 놓은 것이 보인다. 기록된 날자가 2016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아서, 아마 이 쉘터는 지은지 이제 겨우 일년 남짓되는 것 같았다.

지는 석양에 날이 어둑해 지고 있어서 쉘터 바로 앞에서 한컷 찍어 보았다.
주변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고 자그마한 섬 안에 자리잡고 있는 쉘터 안에 자리잡고있는 나와 오로지 자연만이 있을 뿐이었다. 간간히 들리는 갈매기와 물새 소리 외에는 참 조용하기도 하다.

앞에 내가 자리를 잡고 텐트를 친 쉘터가 보이고, 그 쉘터가 지어진 작은 섬을 이어 주는 작은 나무 다리가 보이고, 그 다리 아래는 맑고 투명한 물이 흐른다. 물이 투명해서 지나 다니는 작은 물고기들이 보이고 묵속에는 해초와 미역 줄기같은 것이 자라고 있다. 쉘터의 지붕위에는 그릴 연기가 잘 빠져 나가도록 작은 지붕을 엊어 놓는 식으로 지었고 정면은 개방되어 있다. 간단하면서 실용적으로 지어진 것이 이곳 노르웨이 사람들의 성격이 드러나 있는 것 같다.

쉘터 우측의 섬쪽의 잔잔한 물결이 평화롭게 보이고 멀리 인가도 보인다.

막 낚시로 잡아 온 명태 두마리, 크기는 한마리는 우리나라 시장 사이즈이거나 조금 더 크고, 다른 한마리는 30 센티정도이다. 마침 햄버거를 해 먹었던 그릴 숯불이 남아 있길래 일단 구워서 따온 삿갓 조개만 먹고 명태는 내일 조식용으로 보관해 둔다.
그날 밤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요란했지만 너무 피곤해서 그냥 계속 잤었고, 다음 날 일어나 보니 구워서 보관해 둔 명태 두마리가 사라지고 없다. 군데 군데 먹다가 흘린 듯한 명태 살점이 좀 바닥에 떨어져 있었지만 무엇의 소행인지는 추측할 수 밖에 없었다. 쥐? 갈매기? ???
노르웨이 와서 낚시로 처음 잡아서 잘 구워두었고 시장한 아침거리로 생각하고 있던 차에 참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아침 식사를 평소처럼 베이컨, 계란 후라이와 빵, 그리고 바나나 한개로 마친 후, 다시 낚시대를 들고 바닷가를 이동하던 중, 저녁 때 보지 못했던 물개 시체 하나가 눈에 띈다. 다가 가서 자세히 보니 머리는 이미 실종되었고 몸통과 꼬리부분이 보인다. 냄새를 맡아 보니 고기가 상한 것 같진 않은 것 같다. 지난 밤에 도난 당한 생선 대신 고기를 좀 잘라서 그릴을 해 먹을까?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생각을 접고 다시 낚시 장소를 이동한다.

대물 명태를 한마리 잡았다. 거의 80센티에 육박하는 크기이다. 녀석을 끌어내는데 손맛과 스릴을 마음껏 느꼈다. 이틀동안 이녀석을 필렛을 떠서 소금과 후추만으로 간을 해서 버터에 구워 먹었고, 머리와 알과 간등의 내장, 살이 붙은 몸통 뼈는 잘 손질해서 가져간 라면 스프 2개를 넣고 끓여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생선이 싱싱해서인지 참 맛이 좋다.

270밀리 신발 3개면 생선 사이즈가 80센티는 되겠어요^^

비록 피로에 찌들고 제대로 씻지도 못한 모습이었지만, 한 손에 명태를 들고 대물 명태 낚은 기념으로 핸드폰으로 한컷 찍었습니다.^^

커다란 명태 옆에서 작아 보였지만 작은 녀석도 40 센티가 훨씬 넘는 그리 작지는 않은 명태였지요. 더이상 잡으면 처치 곤란이어서 식량으로 두마리만을 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