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조차 알 수 없는 당신께, 기도로 드리는 편지 - 石花 -
당신은 제게,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입니다.
말 한마디 나눈 적도,
손 한번 잡아본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압니다.
당신이 계셨기에
이 교회가 오늘도 숨을 쉽니다.
시골 언덕 끝,
지붕조차 낡아가는 작은 예배당에
90 넘으신 할머니가
비틀거리며 앉아 계십니다.
눈이 안 보이는 성도가
손을 더듬어 예배당 문을 찾습니다.
지적장애를 가진 한 형제가
종이 한 장을 펴 들고 “예수 사랑”을 노래합니다.
그 모든 순간에,
당신의 헌금이
당신의 사랑이
당신의 기도가
말없이, 그러나 분명히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12년 동안
하늘만 보고 부른 기도가 하나 있습니다.
“하나님, 월 5만원 후원자 스무 분만 보내 주십시오.
단 한 번도 소리 높여 구하지 않았지만
하나님, 절박합니다…”
그런데,
당신이 오셨습니다.
아무 이름도 남기지 않고
아무 연락도 하지 않고
조용히, 은밀히
한 달에 한 번,
기도처럼, 눈물처럼, 사랑처럼
도대체 어떤 분이실까
그 마음은 얼마나 넓고 깊기에
이름조차 숨기고
그저 보내기만 하십니까
어쩌면
예수님이
당신의 손으로
이 교회에 오신 것이 아닐까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고맙다는 말로는
이 사랑을 담기엔 너무 작습니다.
감사하다는 인사는
당신의 깊이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그저
제 모든 기도를 모아 이렇게 외쳐봅니다.
부디, 돌아서지 마십시오
부디, 잊지 말아 주십시오
당신의 그 작은 헌금 하나가
한 교회를 살리고,
하나님의 숨결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이 시골 예배당은
오늘도 당신을 위해 기도합니다.
어디 계시든
어떤 삶을 사시든
하나님이 당신의 삶을
보이지 않게 채워주시길 간절히,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름 모를 선교 성도님,
당신은 저희에게
예수님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선교성도님들께 드리는 감사의 마음- - 石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