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
l 서문 l Prologue
<보건식의, 아트하우스출판사, 박금실, 김수경>
오늘날 질병의 대부분은 잘못된 식습관을 비롯하여 생활습관에서 비롯된 생활습관병이다. 과거에 비해 신체활동량은 적어진 반면에 고영양의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함으로 비만인구가 급증하게 되었고, 이로 인한 각종 성인병(생활습관병)이 증가하게 되었다. 이 같은 생활습관병에는 약물에 의한 치료보다는 평소에 음식을 조절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함으로써 더 효과적으로 개선되며 더불어서 보건식품과 영양보충제의 사용이 권장되며 이를 담당하는 보건식의(保健食醫)가 비중 있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전통적으로 식의(食醫)가 존재하였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한류 드라마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대장금의 주인공 역시 음식치유를 담당한 식의라고 할 수 있다. 식의는 원래 궁중에서 왕과 왕족에게 올려지는 음식물을 조사, 감별, 통제하고 질병 시에 먹는 것에 대한 업무를 담당한 관직으로, 내의원(內醫院) 의료업무의 일환으로 간주되었던 것 같다. 고려·조선시대 궁중의 음식 조리를 관장하던 사선서(司膳署)의 정9품 관직. 정원은 2인이다. 고려 때 상식국(尙食局)을 설치하면서 처음 두었고, 문종 때 그 정원과 품계가 확정되었다. 조선시대에도 식의의 정원과 품계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조선 중기 전순의(全循義)가 편찬한 식이요법 의서(醫書)인 식료찬요(食料餐要)에는 식의와 관련된 상세한 내용이 수록되어있다.
각종 공해와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인해 토양은 희석되었을 뿐 아니라 오늘날 우리의 음식과 식수에는 암을 유발시키고 암을 키워주는 수많은 발암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대량생산과 대량유통구조로 공급되는 음식에는 색소, 맛, 그리고 식품의 저장기간을 연장시키는 방부제 등 수천 종의 식품첨가물이 포함되어 있다. 제초제, 살충제, 화학비료 등이 농산물에 사용되어 결국에는 저수지로 스며들고 축산물의 사료에는 항생제나 성장호르몬 등이 사용되고 있다. 사람들이 이 수많은 발암물질들이 인체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느냐를 질문하는 사이에 그 물질들은 이미 인체의 면역기능에 장애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음식에 사용되는 화학 첨가물은 여러 가지의 자가면역질환, 활동항진, 알러지, 호르몬불균형, 선천성결손, 관절염 그리고 암(癌)에 이르기까지 각종 건강문제와 관련된다.
페트릭 퀼린은 "올바른 영양식으로 모든 암을 50%에서 90%까지 예방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음식과 건강은 직접적으로는 인체에 영향을 미치고, 간접적으로는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상관관계를 갖고 있으므로 현명한 소비자들의 선택이 음식과 공기와 식수를 정결하게 하는데, 가깝게는 우리의 현재의 건강과 밀접하며 멀리는 자연환경의 균형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차지한다.
식의와 약선의 이론적 사상에는 현대의학이 부정하고 있는, 체질개선이나, 계절에 맞춘 몸의 상태의 조정이라고 하는 것에 관계하여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람은 몸에 필요한 것이 부족하면, 그 부족한 것을 요구한다, 예를 들면, 땀을 흘리면 염분을 갖고 싶어지거나 지쳤을 때에 단 것을 갖고 싶어지거나 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다. 때문에 전통의학사상에 대한 기초지식과 올바른 인식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원래 서양의학은 히포크라테스나 갈렌의 전통을 이어받아 질병과 약초와 음식을 분류하는 이론에 바탕을 두었지만, 원래의 전통적인 서양의학은 오늘날 서방세계에서 의학의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쇠퇴해 가고 있다. 반면, 서양의학의 발전에 의해 잠시 빛을 잃었던 동양의 전통의학과 인도의 아유르베다(Ayurbeda), 티벳의 전통의학 그리고 기타 여러 나라의 전통적인 의학들이 되살아나고 있다. 서양의 약리의학은 약초와 음식의 밀접한 관계를 간과하고 있다. 음식과 약초는 실제로 수천의 생화학적 인자를 가지고 있고 서로 같은 두 개의 물질이 존재하지 않으며, 체내에서의 음식과 약초의 기능적 역할과 에너지적인 역할을 구분 짓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모든 약초는 보하고 사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고, 특별한 생리학적 기능과 장기자체에 치료효과를 지니고 있으며, 자율신경을 균형지게 조절해주는 기능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특별한 음식이나 보조식품도 약식동원이라는 말과 같이 동일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의사가 약초로 환자의 질병을 치료할 때 음양과 허실(虛實), 한열(寒熱), 표리(表裏) 등을 반드시 고려하듯이, 음식을 추천할 때도 반드시 그 모든 것들이 고려되어야만 한다. 식의(食醫)와 함께「藥膳(약선)」도 그 기본에는 몸이 갖고 싶어 하는 것을 맛있게 만드는 것이 있다. 만약 피곤할 때는 식욕을 돋우는 약초와 식품재료를 사용하고, 위장기능이 약한 사람에게는 위장을 보호하는 것을 더 하는 것처럼 전문지식의 습득이 중요하다.
21세기의 유망한 직업군을 꼽으라면 단연 건강에 관한 분야일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웰빙(Well-Being)붐과 로하스(Lohas) 생활패턴으로 건강증진을 위한 관련식품의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보건식품의 처방업무를 담당하여 건강증진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보건식품처방사 자격증이야 말로 21C 웰빙트렌드에 걸맞는 전문자격증이라고 할 수 있으며 보건식의(保健食醫)는 가장 중심적인 전문과목이다.
본서는 이러한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다루어 상술(詳述)하였으며, 건강한 삶을 원하는 일반인들의 식문화 향상과 질병의 자연치유에 기여하고, 나아가 보건식의(保健食醫)로 활동하려는 제도권의료종사자 및 보건식품처방사와 같은 전문직자격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