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4일 설악산 장군봉 기존길
참석자 : 이기웅 회장님, 이해웅, 유주종, 이영, 김창섭, 김민경, 김성철
선등 : 유주종
작년부터 회장님께서 한클회원들과 함께 가보고자 하셨던 설악산 장군봉.
그 장군봉, 기존길을 등반하고 왔습니다.
비선대 조금 못미쳐 산길로 접어 들 때는 정말 가슴이 콩닥콩닥 했습니다.
'드디어 장군봉을 만나게 되는구나'하는 설레임과 '과연 그 길을 오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반반 섞인 묘한 기분이었지요.
드디어 장군봉 앞에 섰을 때 그 위용이라니요~!
정말 웅장하더군요.
열심히 온다고 왔는데, 벌써 장군봉에는 많은 팀이 열심히 오름짓을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기존길 세번 째 팀으로 등반을 시작했습니다.
첫피치는 고만고만했고, 두번째 피치는 슬랩이라 나름 재미있게 올랐습니다.
세번째 피치. 1/3 지점. 약간 오버행 구간. 한번에 오르자니 너무 높고, 끊어 오르자니 발쓰기가 어려운 구간에서 어찌나 몸부림을 했는지 온 몸에 힘이 다 빠져나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숨이 턱에 닿을 만큼 겨우 겨우 올라 3피치 마지막 부분에 이르렀을 때는 가방을 내려서 뭔가를 섭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에너지가 바닥이 났습니다.
손 홀드가 좋은데도, 손에 힘이 가지 않았어요. 성철씨는 제 빌레이를 보다가 팔에 펌핑이 오는지 몇번이나 손을 털고는 했습니다. 미안하고 참으로 면목이 없었는데, 제 맘대로 되지 않는 자신에게 더 신경질을 부렸던 것 같습니다.
3피치를 그렇게 올랐는데, 5.10d인 5피치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미안함과 고마움이 교차하는 사이사이,
뒤돌아 바라본 설악산의 골골은 어쩜 그렇게 멋진지요.
저 아래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이는 계곡의 옥수는 그야말로 옥빛으로 빛나고요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주어 등반하기로는 그만한 날씨가 없었습니다.
장군봉이 '어서와, 잘 왔어'라고 환영이라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늘 느끼는 것이지만, 그 아득한 길을 선등해서 이끌어 주시는 주종형님 고맙고 대단하십니다.
장군봉을 계획하시고 이끌어 주신 회장님 고맙습니다.
뵐 때마다 일취월장. 항상 발전하시는 해웅형님 부러워요.
멀리서 바쁜 와중에 달려와 주신 이형형님, 그리고 펌핑나도록 빌레이해준 성철씨 고마워.
뒤에서 항상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시는 창섭형님 고맙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잘하겠다는 다짐을... 지킬 수 있기를... 나 자신에게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