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책을 읽은 우리 반
원문 http://blog.daum.net/chamdr/7435963
1년간 1인당 평균 32권 독서
학급문고를 자랑스러워하는 학생들
담임 교사 사비로 3년간 100여권에서 300여권까지 마련
이제 새 학년을 앞둔 학교나 교사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독서교육프로그램(학급문고 운영 방법)을 소개합니다.
개인적으로 2009년 3월부터는 두 아들의 아빠로서 육아휴직에 들어가며,.
10년간 교직생활에 잠시 쉼표를 찍고,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었던 소중한 경험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서진석 교사의 2008년 학급문고 추천도서 목록
일반도서 http://blog.daum.net/chamdr/7435966
교양만화 http://blog.daum.net/chamdr/7435964
아래는 제가 최근 3년간 사비를 들여 100여권에서 시작하여 300여권까지 마련한 학급문고로 아이들과 함께 읽었던 책들에 대한 설문 통계자료입니다.
학급문고를 통해 역곡중학교 3학년 1반 학생들은 반 전체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책을 읽었던 학급이 되었지 않았을까 자부합니다.
여기에 소개된 책목록은 우리 반 아이들이 검증해준 재미있으면서 유익하고 감동적인 책들입니다.
<2008년 역곡중학교 3학년 1반 학급문고 통계>
작지만 강한 학급문고 280여권(일반도서 200여권, 교양만화책 80여권,)
39명의 학생들이 1년 동안 1245권 읽음, 1인당 평균 32권
교양만화책을 빼고도 일반도서 700권, 1인당 18권
30권 이상 읽은 학생이 17명
가장 인기 있는 책 마시멜로 이야기(22명), 삼봉이발소(24명)
“다른 반 친구들은 책이 많아서 1반으로 가고 싶대요.” (정솔비)
“도서실에 갈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내가 지금까지 읽은 책의 수를 모두 통틀어 나온 것보다 중3이 되어서 읽은 책이 더 많다.”(차종민)
우리 아이들이 책을 읽었다-2008역곡중 3학년 .hwp
<학급문고 전경>

<한겨레 신문 책광고로 꾸민 게시판>

<학급문고 읽기확인표-자신이 읽은 책을 별표 등으로 표시하면서, 다른 친구들이 어떤 책을 읽었는지도 함께 볼 수 있도록 했다>

<학급문고를 마무리하면서 책 한 권씩 들고 있는 3학년 1반 학생들>

<2008 학급문고 소감>
김민중 : 다른 학급 달리 선생님이 책을 따로 준비하셔서 부담도 적어졌고, 도서실에도 없는 책들을 많이 접해볼 수 있어서, 내 생각의 폭이 조금이나마 더 넓어진 것 같다.
김혜미 : 솔직히 ‘책’하면 재미없다, 지루하다, 귀찮아 이런 생각들 뿐이었다. 그래서 앞에 조금 읽고 다음에 봐야지 하는 경험만 수두룩했다. 그런데, 학교에서 자유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할 일이 없어서 책을 보았는데, 이게 이렇게 재미있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아, 쉬는 시간마다 조금씩 읽어왔다. 책과 조금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박보경 : 생각보다 많이 읽어서 놀랐다. 좋은 독서 환경을 만들어주신 선생님께 감사하다.
박혜은 : 학급문고에 꽂힌 정말 좋은 책들과 조용하지만 진실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이수연 : 사실 나는 독서를 별로 즐기지 않았다. 하지만, 3학년 1반이 되면서, 진정한 ‘독서의 즐거움’을 깨우친 것 같다. 책 하나를 다 읽고 나면 정말 뿌듯하다. 마음 속에 무언가를 하나 더 쌓은 느낌이다. 그리고 또 다른 책을 읽고 싶다. 정말 읽을 만한 책들로 이루어진 우리반의 학급문고가 너무 자랑스럽다. 우리 반만의 특권이다.
이의창 : 우리집에 아빠나 친척들이 어렸을 때 읽으셨던 많은 책들에 둘러싸여 있어서 사실 질리기만 했다. 처음 접해본 해리포터 이후 읽을 책이 없었고, 이런 책들도 있구나 싶을 정도의 거부반응도 있었으나, 어느새 38권이라는 내 생애의 경이로운 기록까지 남겼다. 색다른 경험과 책들로 올 해는 학교가 즐거웠다.
장희수 : 원래는 내가 정말 책 읽는 걸 싫어하고, 책을 펼치면 책 안에 글씨가 어지러워 안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첫학기 들어와서 성취도고사 시간에 책을 봤는데, 그렇게 책을 오래 보고 집중이 잘 된 적은 처음이었다. 그래서인지 난 그 이후로 책에 조금이나마 호감이 가게 되었다. 선생님의 추천과 친구들의 의견을 들으며 책을 고르는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예전에는 1년 동안 책 몇 권 봤냐 물었을 땐 창피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비록 7권이라 다른 사람들은 ‘겨우’라고 할수도 있지만, 나에겐 책을 제대로 접했던 처음이기에 난 뿌듯하다.
정솔비 : 내 친구들은 책이 많아서 1반으로 가고 싶다고 그럴 때도 있다.
차종민 : 도서실에 갈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내가 지금까지 읽은 책의 수를 모두 통틀어 나온 것보다 중3이 되어서 읽은 책이 더 많다.
황영민 : 지금까지 살아와서 이렇게 많은 책이 있던 학급문고는 본 적이 없었다.
<2007년 역곡중학교 1학년 9반 학급문고 통계>
학급문고 168권(일반도서 100권, 교양만화책 68권, 기증 도서는 통계에서 제외)
41명의 학생들이 1년 동안 1996권 읽음, 1인당 평균 48권
교양만화책을 빼고도 일반도서 545권, 1인당 13.3권
50권 이상 읽은 학생이 17명
가장 인기 있는 책 마시멜로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물병원
비빔툰, 식객, 맨발의 겐 시리즈는 책이 너덜너덜
우리 아이들이 책을 읽었다-2007역곡중 1학년 .hwp
<2006년 범박고 1학년 1반 학급문고 1학기 통계>
학급문고 150여권
30명의 학생들이 1학기 동안 516권 읽음, 1인당 17.2권
만화책을 빼고도 281권, 1인당 9.4권
30권 이상 읽은 학생이 4명, 20~30권 읽은 학생은 6명
자율학습 시간에 문제집 대신에 책, 식객 폐인까지 등장
2학기에는 좋은 책인데 잘 안 읽는 책을 골라 개별 지도
우리 아이들이 책을 읽었다-2006범박고 1학년 .hwp
<2006년 범박고 1학년 ‘국어시간에 책읽기’ 통계>
전교생 400여명이 1년간 2,164권을 읽음, 1인당 5.5권
교과서 진도 대신 일주일 간 책에 푹~빠지기를 네 번
학교 소요 예산은 129만원, 1인당 3,200원꼴
우리 아이들이 책을 읽었다-2006범박고 국어.hwp
<2005년 백마고 독서릴레이 통계>
1학년 전교생 600여명이 총 57종 8,831권, 1인당 14.5권
2학년 인문과정 350여명이 31종 2,129권, 1인당 6.1권
우리 아이들이 책을 읽었다-2005백마고 독서.hwp
이에 학교도서관대회 교육부장관상(2005년)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시립도서관에서는 ‘독서릴레이’라는 같은 이름의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으나, 학교 도서관 차원에서는 아직 확대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4년간의 독서교육 경험을 통해 얻은 시사 삼책을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독서교육 시사삼책>
1. ‘책 읽어라’라는 말만 하지 말고, 읽을 시간부터 보장해주어라. 그러면, 책을 읽다 시간이 모자라도 스스로 시간을 만든다.
2. ‘책 읽어라’라는 말만 하지 말고, 읽을 책부터 손에 쥐어 주어라. 재미없고 어려운 책이면 잠시 베고 자면 되고, 좋은 책이면 그것도 모자라 더 찾아 읽는다.
3. 교사는 수업시간에 목이 쉬는(傷:상하다) 열강을 하는 것보다 목이 쉬는(休:쉬다) 독서 시간을 주는 게 학생들에게 더 좋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