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신간, 단 한 번의 삶

[버거킹매니아]

6년만에 그가 돌아왔습니다.

김영하의 『단 한 번의 삶』은 제목 그대로 단순히 삶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 책은 삶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풀어내는 과정 속에서 독자들에게 삶을 어떻게 경험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사유를 유도하는 책입니다. 철학적이고 문학적인 논의뿐만 아니라, 인간 존재의 불확실성과 무상함을 진지하게 탐구하며, 그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의미를 찾도록 합니다.

 책의 첫 문장에서부터 김영하 작가는 우리에게 물음을 던집니다. "삶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매일 우리 각자가 마주하는 질문이지만, 매일 같은 길을 걸으면서도 우리는 자주 그 의미를 잃어버립니다. 일상이 반복될수록 우리는 그 속에서 점차 삶의 의미를 잊어버리곤 합니다. 그러나 김영하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그 질문을 다시 떠올리며, 삶이라는 단어에 담긴 의미를 깊이 파고들기를 제안합니다. 단 한 번의 삶이라는 현실이 어떻게 우리에게 의미를 부여하는지,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탐구합니다.

 김영하 작가의 문체는 절제와 명료함을 지닌 채, 삶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그의 문장은 늘 건조하고 직설적이지만, 그 속에 담긴 사유는 깊고 무겁습니다. 그는 군더더기 없는 언어로 인간 존재의 본질을 꿰뚫어보며, 독자에게 자신이 풀어내는 철학적 사유의 깊이를 고스란히 전달합니다. 그의 글 속에서 우리는 간결한 문장들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방식으로, 삶에 대한 끝없는 물음을 던지며 그 의미를 탐구하게 됩니다.

 김영하 작가가 이 책에서 주목하는 또 하나의 주제는 기억, 정체성, 그리고 변화입니다. 이 세 가지 요소는 그의 이전 작품들에서도 반복적으로 다뤄졌던 키워드들입니다.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는 기억의 상실을 통해 자아의 불확실성을 탐구했으며, 『여행의 이유』에서는 공간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인간 존재의 유동성과 무상함을 풀어냈습니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삶』에서 그는 더 이상 장르적 장치에 의지하지 않고, 자기 고백적인 방식으로 이 주제들을 탐구합니다. 이 책은 그저 개인적인 고백이 아닌, 모든 독자가 자신의 삶에 대해 돌아볼 수 있도록 이끄는 사유의 기록입니다.

 특히, 김영하 작가는 어머니와의 이별과 재회의 경험을 통해 ‘부재’라는 주제를 들여다봅니다. 그는 부재가 인간의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며, 독자에게 자신의 기억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유학 시절의 고립감과 방황도 중요한 요소로 등장합니다. 김영하 작가는 그 경험을 통해 내면의 갈등과 정체성의 혼란을 고백하고, 그것이 어떻게 삶 속에서 의미를 형성해 가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는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통해 우리 모두가 겪을 수 있는 감정을 엮어내며, 독자에게 감동적인 공감을 일으킵니다.

 이 책에서 김영하 작가는 “삶은 해석이 아니라 경험이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우리는 삶을 자주 해석하고 정의하려는 욕구에 사로잡히지만, 그는 해석을 넘어서 삶을 있는 그대로 경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우리가 삶을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던지며, 그 속에서 우리가 놓쳐온 순간들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삶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으며, 우리는 그 안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로 살아간다는 것. 김영하 작가의 글은, 우리가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상기시킵니다.

 김영하 작가의 문장은 또한 독자에게 “정답을 찾으려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는 독자에게 삶의 해답을 강요하지 않고,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의 불안과 혼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을 제안합니다. 이 책은 독자에게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적극적인 태도를 요구하기보다는, 삶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김영하 작가는 "단 한 번의 삶은,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 있다"는 메시지를 통해, 독자에게 자기 삶의 의미를 재발견할 기회를 주고자 합니다.

 『단 한 번의 삶』을 읽고 나면, 독자는 삶에서 무엇이 진정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삶은 특별한 사건이나 목표를 향한 여정이 아니라, 바로 매일의 작은 순간들 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영하 작가는 이 작은 순간들을 모아, 우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합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 그 자체로, 우리는 이미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단 한 번의 삶』은 인간 존재에 대한 문학적 고찰을 담은 기록입니다. 김영하 작가가 그동안 문학적 여정에서 다뤄온 키워드들이 이번 책에서는 더욱 심오하게 다뤄지고, 그의 사유는 그 어떤 장르적 가면 없이 직설적이고도 깊게 다가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자전적 에세이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본질을 다시 한 번 사유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그의 철학적 성찰은 독자에게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그 물음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