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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활동을 통한 행복지수 높이기
오윤선교수(상담학박사/교육학박사)
1) 여가의 의미
오늘날 여가(餘暇)라는 단어는 영어 ‘Leisure'를 외래어화 하여 ’레저‘로 사용하는 것이 보편화 되었다. Leisure의 어원적 의미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에서 그 본질적 의미를 찾을 수 있는데, 그리스어 스콜레(scole), 라틴어 리께레(licere), 로마어 옵티움(optium)에서 비롯되었다. 그리스어 스콜레(scole)는 ‘학교(school)’ 또는 ‘학자(scholar)’를 뜻하는 말로 ‘학자들의 토론을 위한 장소’를 의미하기도 하고 ‘평온, 학문, 철학, 창조적 활동’을 뜻하기도 한다. 라틴어 리께레(licere)는 ‘자유롭게 되다(to be free)’ 또는 ‘허락되다(to be premitted)’ 등을 뜻하는 말로 여가를 뜻하는 불어의 르와지르(loisir)와 면허, 허가를 의미하는 영어의 라이선스(licence)가 여기서 파생되었다. 그리고 옵티움(optium)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분’ 혹은 ‘한가로움, 휴식’ 등으로 무위활동상태(無爲活動狀態)를 뜻한다.
여가의 진정한 의미는 창조적·문화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생활 전체 가운데에서창조적 활동과 무위활동은 동시에 확장되어 간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본 여가개발센터는 옵티움을 바다로, 스콜레를 섬으로 비유하여 섬과 바다가 상대적 관계이고 보완관계이듯 이두 가지를 합친 것이 진정한 ‘여가’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적 의미로 여가는 어떻게 정의 할 수 있는가? 여가의 정의는 관련학자들에 의해서 다양한 관점으로 정의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간적, 활동적, 상태적으로 보는 관점과 이 중 두 가지 혹은 모두를 포함하는 포괄적 관점으로 정의되고 있다. 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여가를 시간적 개념으로 보는 관점은 여가를 생활에 있어 필수적인 활동, 즉 생리적 시간과 노동시간에 종사한 이후 남는 자유 시간으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Kraus, 1971).
둘째, 여가를 활동적 개념으로 보는 관점은 노동, 가족, 사회의 의무로부터 해방되어 휴식이나 오락을 위한 활동 또는 지식 획득 및 자발적 사회참여, 창조적 능력의 자유로운 실현을 위하여 스스로 참여하는 활동으로 바라본다(Dumazedier, 1962).
셋째, 여가를 상태적 개념으로 보는 관점은 자기성장과 자기개발을 위한 시간, 목적적인 활동으로 보며 개인적으로 이로운 결과를 도출하는 활동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뉴링거(Neulinger, 1974)는 “여가란 자유행위자로서 자기 자신이 선택한 활동에 몰두하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하였다.
넷째, 포괄적 관점에서의 여가는 앞에서 언급된 모든 관점을 절충·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는 카플란(Kaplan, 1975)이 “여가는 개인이 자발적으로 선택하여 즐기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라고 조망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본 관점에서 여가는 다양한 형태의 활동 즉 일, 놀이, 교육, 종교활동 등 어떤 것도 여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 여가의 기능
오늘날 여가현상은 노동, 가정생활, 문화 및 사회전반에 걸쳐 여러 형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여가의 기능 또한 다양하다. 여가의 기능이라 함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여가활동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으로서 비교적 일관성 있는 여가활동 능력을 이미한다. 또한 이를 통해 나타나는 여러 가지 효과적인 결과를 의미한다. 여가의 기능은 긍정적과 부정적 기능으로 구분 할 수 있다.
(1) 여가의 긍정적 기능
첫째, 여가는 휴식 기능이 있다. 여가는 일상생활이나 근로생활로 인한 육체적 · 정신적 소모를 회복시켜준다. 즉 여가는 노동으로 인한 긴장과 피로를 일시적인 휴식을 통하여 신체적, 정신적으로 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노동 재생산을 위한 촉매, 촉진 요소로서 작용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여가로 인해 일에 대한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고 삶의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게 한다.
둘째, 여가는 기분전환 기능이 있다. 여가는 전문화되고 반복적인 노동에서 오는 권태감이나 지루함을 해소시켜주는 기분전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여가는 한정된 시간이나 공간의 범위 내에서 행해지는 인간의 창조적인 활동으로서, 일상적, 직업적으로 받게 되는 스트레스나 긴장으로부터 릴랙스(relax)하거나 리프레시(refresh)하게 하여 삶의 정상적인 리듬을 유지하게 한다. 따라서 여가는 현대인에게 세련된 의식과 태도를 나타낼수 있게 해주며, 새로운 활력의 충전과 새로운 경험의 축적 그리고 충만한 인생의 기쁨과 행복을 기대하게 해준다.
셋째, 여가는 교육적 기능이 있다. 이는 개인의 지적능력 향상과 상당히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학습(learning)이 즐겁고 그 자체가 만족스럽다면 이의 효과는 빠르고 지속적이다. 이러한 측면으로 보면 가장 최고의 교육적 경험은 여가 및 레크레이션 기능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육분야에서 여가를 어떻게 선용할 것인가를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넷째, 여가는 사회적 기능이 있다. 인간의 근원적 행복은 참여의 기쁨에서 찾을 수 잇다. 이것이 부족하면 원할 한 사회생활을 할 수 없다. 여가를 통해서 보다 폭넓은 사회적 접촉의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며 사회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고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자각을 경험할 수 있다.
다섯째, 여가는 문화적 기능이 있다. 이는 현대생활에서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여 이를 더욱 향상 발전시켜 나가서 공동문화로 변화시키는 기능을 의미한다. 이의 맥락으로 인도 시인 타고르는 ‘문명은 여가가 깊이 자라난 곳에서 수확되는 산물이다.’라고 말하였다.
여섯째, 여가는 자기실현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여가는 기계문명의 팽배에 따른 인간의 피지배 현상으로부터 자아를 탈출시켜 자기실현의 조건을 제공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 여가활동을 하는 사람일수록 대체적으로 건전하고 균형잡힌 인격을 구비하고 준법정신이 강한 사회인이 되는 경향이 있다.
마지막으로 여가는 경제적 기능이 있다. 여가는 사회 전반에 걸쳐 모든 분야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가시장은 경제적 측면에서 무시할 수 없는 거대한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2) 여가의 부정적 기능
첫째, 여가의 모방적기능(imitation function)과 획일적 기능(uniformity function)이다. 이는 오늘날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인한 대중성, 무개성, 동질성의 유행심리 및 사회풍조가 주 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여가는 휩쓸려 다니는 것보다 자기 본래의 개성 발휘에 목적을 두고 자신이 지양하는 방향으로 영위할 때 비로소 의미 있고 가치로운 여가활동이 된다.
둘째, 여가의 위장화 기능(maskness function)이다. 의외로 많은 이들 중에 여가를 자기의 실제 이상으로 과시하거나 위장시켜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데 초점을 둔 상징적 여가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위장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은 분수에 맞지 않는 사치와 낭비로 경제적으로 위기를 맞이하게 되고 사회적 문제를 대두시킨다.
셋째, 여가의 향락화 기능(hedonism function)이다. 이는 건전한 여가 행사가 아닌 향락적, 순간적, 쾌락적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여가가 향락적 기능으로 전락하게 되면, 지금까지 지녀왔던 도덕관, 윤리관, 더 나아가 세계관, 역사관이 일제히 무너지고 쾌락제일주의가 될 수 있다. 과거 찬란한 로마시대의 몰락은 외부적 문제가 아니라 내부의 퇴폐와 향락적 여가 때문이었다.
3) 여가활동 유형
여가활동 유형은 학자와 조사기관에 따라 매우 다양한 형태로 구분된다. 먼저 외국 학자들의 여가 활동 유형 분류를 살펴보면 크라우스(Kraus, 1977)는 여가 활동 유형을 스포츠 참여 및 관람, 여행, 상업적 오락 활동, TV 시청, 전자오락으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라게브와 베어드(Ragheb & Beard, 1980)는 대중매체 관련 활동, 사회 활동, 야외 활동, 스포츠 활동, 문화 활동, 취미 활동 형태로 구분하였다. 국외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분류하는 방식은 이소 아홀라, 잭슨 그리고 던(Iso-Ahola, Jackson & Dunn, 1994)의 신체적 활동, 옥외 레크리에이션 활동, 팀 스포츠 활동, 취미 활동, 가정 내 레크리에이션 활동에 따른 여가 활동 구분이다.
한편 국내의 여가활동 유형 분류를 살펴보면, 문화체육관광부(2018)는 국민 여가활동 조사보고서에서 여가 활동 유형을 문화예술 활동, 스포츠 활동, 관광 활동, 취미·오락 활동, 휴식 활동, 사회 및 기타 활동의 6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한국문화 예술진흥원(2019)에서는 산책 및 행락, 여행, 교제 및 만남, 관람 및 감상, 독서, 취미 및 교양활동, 운동, 놀이 및 오락, 쇼핑, 기타휴식 활동의 10가지 유형으로 분류 하였다.
4) 여가활동과 행복지수 높이기
(1) 운동과 행복
운동(physical exercise)은 신체적 건강과 심리적 건강지수를 높여주고 행복감을 고취시켜주는데 최고의 여가활동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몸은 206개의 뼈와 656개의 근육, 그리고 300개의 골격 근육, 1.6m의 피부면적, 약 1조 개의 신경세포와 12kg 정도의 결합 조직으로 되어 있다. 이렇게 복잡한 구성물이 모든 운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꾸준히 운동을 하게 되면 신체가 건강해질 뿐만 아니라 옥시토신(oxytocin), 도파민(dopamine), 세로토닌(serotonin), 엔돌핀(endorphrin) 등과 같은 호르몬 분비로 행복감 또한 증가한다.
특히 이러한 호르몬의 역할은 불안, 두려움, 스트레스 등에 의해 급격하게 저하되는 반면, 운동에 의해서 최고조로 활성화 된다. 따라서 이러한 행복 호르몬의 분비를 극대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이다. 인생의 목표가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라면 운동은 그 가치를 실현시켜주는 최고의 방법이다
2018년 5월 2일에 미 뉴욕타임스는 미시간대 연구팀의 운동과 행복관련 연구자료를 ‘Journal of Happiness Studies’에 발표하였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루 10분이라도 운동하는 사람들이 운동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행복 경험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 연구팀(2013)의 '청소년 건강 행태 온라인 조사' 연구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운동하는 청소년들은 운동하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행복하다' 하다는 비율이 53%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 종류와 상관없이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할 뿐만 아니라 행복지수를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2) 여행과 행복
아우그스티누스는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그 책을 한쪽밖에 읽지 못한 셈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마르셀프루스트는 여행에 대해서 정의하기를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것”이라고 하였다.
인간은 걷기, 놀기, 말하기, 먹기 등을 통해서 많은 행복감을 느낀다. 여행은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할 수 있기에 단일한 행동으로서 가장 행복감을 주는 ‘행복종합선물세트’요, ‘행복뷔페’라고 할 수 있다.
여행은 물질이상의 ‘경험’을 구매하는 것으로 순간적인 기쁨과 함께 아주 오래 지속 되는 즐거움과 행복감정을 가지게 한다. 여행을 갔다 온 사람에게 있어서 여행의 즐거움은 시간이 지난다고 해도 별로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추억으로 남고 그것을 시간이 있을 때 마다 음미하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더 큰 즐거움과 행복이 될 수 있다.
여행이 우리를 즐겁고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물건과 달리 우열이 없고 서로 다른 문화를 체험 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온통 서로 다른 문화로 채워져 있다. 여행의 목적은 서로 다른 문화를 체험하는데 있기에 단순 비교는 곤란하다. “여행은 인간의 독선적 아집을 깬다”는 말이 있다. 이는 여행을 통해서 보다 넓은 세상을 보고, 다른 문화를 체험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남으로 의식의 지평이 넓어진다는 뜻을 의미한다. 앤드류 메튜스는 “우리는 목적지에 닿아야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여행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낀다”라고 했다. 따라서 여행은 길 위의 행복을 만드는 학교라고 할 수 있다.
(3) 등산과 행복
한국인의 30% 이상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산에 오른다. 북한산 국립공원 같은 경우 연간 방문자 수가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 보다 많다. 이처럼 한국인에게 등산이 활성화된 이유는 전국 어딜 가도 비교적 가까이에 오를 산이 있다는 지리적 특성과 위험도가 낮으며 외진 산길이라도 한국 특성상 치안이 비교적 안전하고, 맹수가 거의 없다는 점 등이다. 그리고 국민소득수준 증가에 따른 여가욕구, 저렴한 비용 등이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연만이 줄 수 있는 도전정신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미국 야생보호가 존 뮤어(John muir)는 "자연과 함께 걷다 보면 늘 더 많은 것을 얻는다."라고 하였다. 등산은 육체적 고통을 통하여 마음을 정비시키고, 세상을 부피감 있게 볼 수 있는 통찰력을 키워준다. 그 뿐만 아니라 등산은 육체와 정신을 하나로 연결하면서, 버릴 것은 버리고, 달랠 것은 달래도록 하여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따라서 등산은 몸을 건강하게 하고, 자연과의 교감 속에서 정신수양을 하게 하는 좋은 여가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산은 거대한 생명체의 소리를 들려주는 동시에 자기 내면의 소리도 들을 수 있게 하는 청진기로서 마음의 오류를 진단하여 자유를 만끽하게 한다. 그리고
산은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서로 다른 다양한 형태의 생명체들이 비교하지 않고 자기자리를 지키는 만물 전시장으로 인간도 어울려야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4) 문화생활과 행복
인간은 먹고 자는 단순한 욕구 외에도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욕망을 지닌 존재이다. 따라서 여가시간에 독서를 하고 미술관을 관람하며 영화를 보는 등의 문화 생활은 상식을 쌓고 식견을 넓히는데도 도움이 되지만 건강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을 누리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문화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행복도가 높고 강한 체력을 유지하며 삶의 만족도 역시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최근 글로벌 통합 정보 분석 기업 닐슨코리아(2019)에서 발표한 한국인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관련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서도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주로 책과 영화, 음악 등 문화생활에서 찾으며, 함께 하는 사람은 친구, 자녀, 엄마, 혼자, 언니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하루에 조금만 짬을 내면 대중교통으로 거뜬히 다녀올 수 있는 축제와 행사가 많다. 그리고 형편이 어려운 사람도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국가나 기업이 비용을부담 혹은 할인해 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예로 경제적인 부담과 바쁜 일상 때문에 문화를 즐길 여유가 없던 국민들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문화융성위원회(이하 융성위)는 2014년 1월부터 ‘문화가 있는 날’을 실시하고 있다. 이 날은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마다 전국의 문화시설에서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여 국민들이 문화생활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 날은 전국의 영화관, 스포츠시설, 공연장, 미술관, 박물관, 문화재 등 다양한 문화시설을 할인된 가격 혹은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현재 전국에 1,378개의 참여시설이 있으며 그중 영화관은 330개, 박물관과 미술관은 480개, 문화재는 39개 등 다양한 문화시설에서 문화가 있는 날에 동참하고 있다.
지방자체단체의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 역시 다양하다. 문화가 있는 날인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는 지역별로 재즈 음악회에서부터 발레 공연까지 다양한 공연이 열리곤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공연이나 예술작품 관람 외에도 직접 예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생겨나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의 공연과 액티브한 체험 스포츠 등 참여 할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이 많이 있다. 중국에서는 경극, 베트남에서는 소수민족의 민속 공연, 괌이나 사이판에서는 폴리네시안 디너쇼, 런던 웨스트엔드에서는 뮤지컬, 케임브리지에서는 펀팅, 프라하에서는 연극 공연, 빈에서는 오페라, 베네치아에서는 곤돌라, 스페인에서는 플라멩코나 투우, 스위스에서는 래프팅이나 번지점프, 멕시코에서는 살사, 밴쿠버 해변에서는 윈드서핑, 뉴욕 브로드웨이에서는 뮤지컬, 칠레의 수요일에는 영화,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는 스쿠버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5) 놀이와 행복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요한 하위징아(1872~1945)는『호모 루덴스(Homo-Ludens)』에서 인간의 본질적 특성은 사유나 노동이 아니라 놀이라고 하였다.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은 즐겁게 놀 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놈 위에 노는 놈 있다”는 말도 있다. 날고 뛰는 재주가 있어도 놀 줄 모르는 사람은 행복할 수 없다. 놀이가 주는 즐거움이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것은 이미 많은 검증이 이루어졌다.
놀이의 매력과 유익함은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놀이가 시작되면 우리는 일상의 세계와는 또 다른 세계에 들어가게 되고 이 과정에서 놀이에 참여하는 사람은 몰입(Immersion)을 체험한다. 놀이는 참가자가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고, 이 성취감은 행복으로 이어진다. 그뿐 아니라 놀이는 세계를 향한 새로운 '관계 맺기'를 의미한다. 우리는 게임 규칙을 지키면서 즐거움을 찾게 되고 현실의 복잡한 문제를 규칙에 입각한 놀이로 변형시킴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근거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리고 놀이 문화는 창조성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더욱 중요한 생산적 가치를 지닐 뿐 아니라 과거의 수직적인 회사 문화를 점차 변화시키고 있다. 19세기가 생산자의 시대였다면, 20세기는 소비자의 시대였고, 21세기는 놀이하는 사람의 시대인 것이다.
미래는 IQ(지능지수)가 뛰어난 사람이 아닌 PQ(놀이지수)가 높은 이들이 주도할 것이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일찍이 '놀이하는 날'(Playday)이나 '야외 놀이를 사랑하자'(Love Outdoor Play) 등의 캠페인을 통해 놀이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핀란드 유치원 128년 역사 그 중심에는 '놀이(play)'가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들은 비가와도 ‘야외놀이’를 멈추지 않는다. 스웨덴의 경우 추운 날씨에도 하루 20분은 반드시 야외에서 뛰어 노는 ‘놀이문화’를 중시하고 자연을 통한 경험 또한 중요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