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입니까?
1. 하나님의 자기 계시(啓示) 방법
철학자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서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노력하였으나, 그 결과는 신통치 못하였다. 유한한 인간의 주먹만한 머리로 우주 만물을 초월해 계시는 신을 연구해서 그 존재 여부를 증명해 낸다는 것이 가능치 않다는 말이다.
만약에 어느 누구가 이 일을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아마 그 신이 참 신이 아니든지,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이 사람이 아니든지 둘 중에 하나일 것이다. 사람이 알아낼 만큼 쉽게 머리 속으로 들어오는 신은 우리가 믿을 만한 그런 신이 아닐 것이다.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사람의 능력의 한계이다. 사람이 무엇을 많이 안다고 하지만, 사람의 머리로 무엇을 알아내는 능력에는 상당한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간 스스로가 겸허하게 인정해야 할 것이다. 사람이 신을 알고자 하는 순수한 욕망을 좋게 볼 수 있겠지만, 무리하게 시도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임마누엘 칸트와 같은 정직한 철학자들은 인간 이성의 한계를 분명하게 인정하고 있다.
神의 존재 여부를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은 神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일까? 그렇지는 않다. 사람이 모른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이성의 능력으로 아는 것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종교에서는 인간의 이성(理性)으로는 神을 잘 알 수 없지만 신앙으로는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열렬한 신앙 훈련을 통해서 신에게 도달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에서는 사람의 힘으로는 하나님을 알 수 없다고 단정한다. 그러나 길이 있다고 한다. 그 유일한 길이 하나님께서 자신을 인류에게 열어 보여주시는 계시(啓示)이다. 계시를 통해서만 신 인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간이 하나님을 볼 수는 없지만, 하나님께서 보여주시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자신을 계시하시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하나님께서는 피조물을 통하여 자신을 계시하신다. 이를 자연 계시라 한다. 피조물은 하나님께서 친히 지으신 작품이므로, 그 작품을 통해서 그것을 만드신 창조주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자연 계시는 사람이 구원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하나님을 알기에는 부족하다. 인간이 자연을 통해서 하나님의 모습을 알 수는 있지만 간접적이기 때문에 희미하게 밖에 알 수 없다.
둘째는, 하나님께서는 기록된 말씀인 성경을 통해서 자신을 자상하게 알려주신다. 사람들이 성경 말씀을 읽고, 들을 때 믿음이 생기고, 그 믿음으로 성경 속에 나오는 창조와 섭리와 구원과 활동하시는 하나님을 알게 된다.
셋째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확실하게 계시하셨다. 성경 말씀으로 하나님에 대해서 잘 알 수 있는 것이 사실이나, 인격자이신 하나님을 직접 만나서 분명하게 알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었다. 마치 구약 시대의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는 것과 같았다. 그래서 마지막이며 완전한 방법으로 하나님과 꼭 같은 성자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보내셨다.
예수 그리스도(성자 하나님)께서는 성부 하나님과 본질상 완전히 동일하심으로 그를 본 자는 예수 그리스도를 본 것과 꼭 같다. 요한복음은 이상의 사실을 이렇게 증언하고 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1:1) 「말씀이 육신(사람)이 되셔서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1:14) 「본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아버지 품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 나타내셨느니라」(1:18)
「일찌기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다. 그런데 아버지의 품안에 계신 외아들로서 하나님과 똑같으신 그 분이 하느님을 알려 주셨다」(공동 번역 요한 1:18)
「빌립이 가로되 주여 아버지를 우리에게 보여주옵소서. 그리하면 족하겠나이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빌립아 내가 이렇게 오래 너희와 함께 있으되 네가 나를 알지 못하느냐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 어찌하여 아버지를 보이라 하느냐?」(요 14:8-9) 「나와 아버지는 하나이니라」(요10:30)
유한하고, 영적 감각이 마비된 인간이 하나님을 바로 만나 뵙는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성경을 먼저 주셨고, 마지막으로 하나님과 꼭 같으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친히 보내 주심으로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을 완전히 알 수 있게 하셨다.(참고한 내용입니다)
2. 하늘에 계신 하나님(本質)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창조 이전부터 자유롭게 계셨다. 피조물과 관계를 맺으시기 전부터 고유하게 지니신 특성을 편의상 하나님의 本質이라고 표현한다. {하늘에 계시는 하나님} 이라는 말은 하늘의 어떤 공간을 의미하는 것보다는 모든 피조계를 초월해 계시는 하나님이라는 뜻이다. {하늘에 계신다}는 말은 하나님의 특수성과 초월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세상의 모든 신들과 다르며, 우리 인간들과 모든 피조물과도 다른 점을 표현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후부터는 세계와 인간과 깊은 관계를 맺고 계심으로 그 관계성 가운데 일어나는 성품도 있다. 그러나 그 관계성에 앞서 하나님의 본질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도록 한다.
첫째, 살아 계시는 하나님 :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살아 계시는 분이시다. 살아 계시는 하나님은 그냥 존재하시는 하나님과는 다르다.
모든 피조물은 지음을 받았기 때문에 유한한 존재이다. 생명이 있는 것이나 생명이 없는 것이나, 똑같이 유한하다. 그러나 우리의 하나님은 소멸되지 않고, 처음과 나중이 되시고, 불변하는 권능으로 활동하신다. 생명을 창조하시고 인류의 생사 화복을 주관하신다. 살아 계신다는 것은 우상과 같지 않다는 뜻이요, 관념적으로 존재한다는 다른 신들과 구별되어 활동하신다는 뜻이다.
둘째, 자유롭게 우주 만물을 초월해 계시는 하나님 : {스스로 계시는 하나님}은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라는 뜻이며, 또한 어떠한 것과도 의존적인 관계를 가지지 않으시고 홀로 서 계신다는 뜻이다. 세계의 모든 신들은 거의가 다 형상이 있다. 그 형상들은 인간이 자신을 위해서 만들어 낸 것이다. 인간의 머리로 고안해 낸 신들은 참 신이 아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영}이시다. {영}은 형상이 필요 없으며 언제, 어디든지 시공간을 초월해서 자유롭게 계신다.
셋째, 전능 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전지 전능하신 능력으로 천지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이시다. 천지 만물의 창조는 無에서의 창조라 한다(Creatio ex nihilo).
有에서 有를 창조한 것은 최초의 창조라 할 수 없다. 창조 이전에 이미 물질이 있었기 때문이다. 無에서 有를 창조한 것은 하나님의 전능성을 의미한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전능하신 절대자가 아니라면, 믿을 수 없다.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은 애굽의 아문(Amun)신이나, 가나안의 바알신이나, 앗시리아와 바벨론의 신들과 싸워서 승리하신 전능하신 신이시다. 그 뿐아니라 자연도 자유롭게 다스리신다.
넷째, 한 분이시며 변함이 없으신 하나님 : 성경의 하나님은 유일신이시다. 특별히 구약성경은 한 분밖에 계시지 않는 하나님에 대한 증언으로 일관한다. 참 신은 한 분 밖에 없고, 다른 모든 자연계나, 인간과, 신들도 모두가 피조물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세계 모든 만물은 땅위에 있다. 구약의 유일신 사상은 다른 어떤 신들도 인정하지 않는다. 구약 성경은 야훼 하나님께서 여성신의 도움 없이도 생명을 창조하셨음을 선포한다. 이러한 신앙은 다른 신들이나 우상을 타파하고 참 신은 오직 한분 뿐이라는 신앙으로 발전하였다. {나 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는 제 일 계명은 {나} 외에 다른 것들은 참 신이 아니라는 뜻이다.
한 분이신 야훼 하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변함이 없으시다. 하나님의 불변성은 모든 피조물과 구별되는 본질이시다. 이 세상 만물 중에 변하지 않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러므로 유한하고 변화무쌍한 세상 가운데서 절대적으로 변치 않으시는 하나님이 계심으로 우주 만물이 파멸하지 않고 지탱되는 것이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변덕이 심하신 분이시라면 우리는 믿을 수 없다. 또한 여러 분이라고 한다면 아무도 참 신이 아니라는 말도 된다. 그러므로 참 신은 한 분이라야 하며, 불변하시는 분이라야 한다.
끝으로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영원하시고, 살아 계시고, 스스로 자유롭게 계시며, 우주 만물을 초월해서 언제 어디에든지 계신다. 그리고 전지전능하신 분이시며 우주 만물의 창조주이시다. 그러면서도 유일하신 분이시며 변함이 없으신 분이시다.
3. 세상 중에 계신 하나님(性品)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우주 만물을 초월해서 자유롭게 계시는 본질적인 성품을 가지셨지만, 지으신 만물과의 관계성 속에서 여러 가지 성품을 나타내신다. 성경에는 창조 이전에 홀로 계시던 하나님에 대한 기록은 거의 없고 하나님과 피조물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일관한다. 성경은 하나님이 피조물에게 무엇을 어떻게 하셨고, 피조물은 창조주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응답하고 있는가를 증거하고 있다.
성경은 하나님과 인류의 관계를 창조주와 피조물과의 관계,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 목자와 양과의 관계, 그리고 토기장이와 질그릇과의 관계로 설명하고 있다. 하나님은 홀로 계시기를 좋아하시지 않으시고, 지으신 모든 피조물과의 만남과 교제를 통해서 하나님의 성품을 알리시고, 지으신 만물을 섭리하신다.
하나님에게는 초월적인 본질 외에도 인류와의 관계와 교제를 통해서 인류에게 끼치는 감화력이나 영향력이 있다. 이러한 하나님의 성품을 하나님의 속성이라고도 한다. 하나님은 우리 인류와 근본적으로 구별된 다른 분이기도 하지만, 그에게는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만들어진 인간과 같은 성품도 있다. 그래서 바울은 인간과 하나님이 관계를 맺고 만날 수 있는 접촉점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였다(롬 1:18-26).
출애굽기 29장 45-46절에 나타난 여호와 하나님께서 「내가 이스라엘 자손중에 거하여 그들의 하나님이 되리니 그들은 내가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로서 그들 중에 거하려고 그들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줄을 알리라. 나는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니라」하신 것은 하나님이 사람들과 함께 사시기를 기뻐하시는 뜻을 분명하게 밝혀 주신 것이다. 그러한 뜻을 가지신 하나님은 회막이나 성전에 영적으로 임재해 계시다가 사람의 몸을 입으시고, 사람의 모양으로 친히 세상에 내려오셔서 사람들과 함께 사셨다 (요 1:14, 빌 2:5-7).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계시된 하나님이시다.
만남을 강조하는 신학자 칼 바르트(K. Barth)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인간은 하나님으로부터, 하나님은 인간으로부터 분리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안에서 우리는 하나님과 인간이 함께 만나 함께 존재하는 역사와 대화를 경험하게 된다」고 하였다. 하나님은 사람으로 오셨다가 다시 승천하신 이후에는 보혜사 성령으로 강림하셔서 온 우주와 인류 가운데 임재해 계신다. 인류와 함께 계시는 하나님의 속성은 어떠한가?
첫째로,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사랑을 우리가 알고 믿었노니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사랑 안에 거하는 자는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도 그 안에 거하시느니라] (요일 4:16). 하나님께서 만물을 지으실 때나, 지으신 만물을 섭리하실 때 나타내신 성품의 근본이 사랑이셨고, 죽어 가던 인류를 용서 하사 구원하신 것은 사랑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사람들도 하나님의 사랑을 배워서 사람이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로, 하나님은 의(義)로우시다 : 하나님의 의로우심은 바르고, 공평하고, 흠이 없는 세상을 건설하는 기초가 된다. 하나님의 법이 바르게 지켜지고, 사람들끼리도 공평하고 역사가 바르게 굴러가도록 영향력을 끼쳐 주시는 하나님은 의로우신 분이시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의를 세우기 위해서 율법도 주시고 선지자도 보내시고, 종내 에는 십자가에 그리스도를 못박으시는 일까지도 하셨다. 사람들이 의로우신 하나님을 믿음으로 정의를 실천하여, 바르고, 밝고, 공평하게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미가 6:7).
셋째로, 하나님은 거룩하시다 : 「너희는 거룩하다 나 여호와 너의 하나님이 거룩함이니라」(레 19:2) 하셨다. 「거룩하다」는 말은 「속된 것과 구별된 것」을 뜻한다. 하나님은 죄와 악으로 오염되어 있는 이 세상의 것으로부터 깨끗이 구별되어 계신다. 우주 만물은 타락하기 이전에 창조 당시의 원형을 회복하여 거룩하여지도록 해야 한다.
넷째로, 하나님은 선하시다 : 하나님은 만물의 선함의 근원이시다. 모든 선한 것들이 그로부터 나온다. 그는 어떤 가치의 판단이 될 수 없는 존재이다. 그는 모든 가치를 초월하시는 동시에 모든 가치의 근원이 되신다. 이러한 신을 철학자 플라톤은 지고선(Summum Bonum)이라고 불렀다. 출애굽기 34:6에서 모세는 이러한 하나님을 「자비롭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 하고 인자와 진실이 많은 하나님」이라고 고백하였다.
다섯째로, 하나님은 길이 길이 참으신다 : 하나님은 지으신 만물을 향하여 어머니와 같은 긍휼과 자비하심으로 길이 참으신다.
그리스도인들은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나님이 어떠한 분이 신가를 알고 그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 출처/사랑과 은혜의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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