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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왜, 명상(冥想)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매순간마다 자기 자신과 상대방을 의식하면서 살아간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지금보다 좋은 집을 장만해서 어떻게 하면 편안한 생활을 해볼까, 현재의 위치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자리를 얻고 승진을 위해서는 어떻게 할까, 지금의 생활 수준이 만족스럽지 않으니 어떻게 하면 많은 돈을 벌어 부유하고 넉넉하게 살아볼까, 이리저리 묘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굴리며 온갖 생각에 휩싸이기도 하고, 남들은 그렇지 않은데 왜 나는 이러한 생활을 할까 고민하고 걱정하면서 자신이 처한 지금 이 순간의 현실과 현재 상태로부터 탈출을 시도하려고 한다.
게다가, 인생이 이것은 아닌데, 이렇게 살아가서는 안 되는데, 이러한 모습이 나의 진정한 모습이 아닌데 생각하면서 참나(眞我)를 찾아보려는 다양한 시도를 경주해보려고 노력도 할 것이다. 현재 자신의 삶에 만족하든 만족하지 않든, 또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으려고 하든 하지 않든, 모든 인간은 온갖 고통과 불안, 근심과 걱정으로부터 벗어나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그리워할 것이다.
그러나, 행복한 삶이란 자신의 밖에 존재하는 모든 조건들이 완벽하게 갖추어졌다고 하더라도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가령, 사회경제적으로 풍족한 물질적 조건들이나, 자신의 사회적 체면과 자존심을 내세울만한 정치사회적 지위와 권위들이 갖추어져도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행복한 삶은 물질적 풍요와 편리한 생활을 향유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신의 밖이 아닌 다른 어떤 것들을 통해 행복한 삶을 추구하고, 그리워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마음을 고요하고 평화로운 상태로 유지시키면서 진정으로 자신을 들여다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뇌의 작용도 내가 아니고, 기쁨과 슬픔, 괴로움과 즐거움, 사랑과 미움을 느끼고 표현하는 그 마음도 내가 아니고, 오장육부와 사지를 완벽히 갖추고 있는 육체도 진정으로 내 자신이 아니고, 눈 코 귀 입 의식이라는 다섯가지 감각기관과 그 감각기관으로부터 느끼고 경험하는 모든 것들 또한 자기 자신이 아님을 쉽게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진실로 조용한 분위기와 조건을 갖춘 상태에서 자기 자신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라. 굳이 깊은 산속도, 조용하고 한적한 어떤 곳이 아니어도 좋다. 우리 자신의 안에 "또 다른 내"가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항상 나라고 생각하며 애지중지 여기는 대상이 현재의 육체적 자아라고 한다면, 그 육체적 자아를 이리저리 움직이고 조종하고 이끌어가는 자기 자신 안의 또 다른 나를 여실히 들여다보라. 아마도 그 "또 다른 나"는 마치 굶주린 걸인(乞人)과도 같을 것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것을 누리고 싶음에 굶주리고, 높은 자리를 차지해서 자존심과 체면을 살리고 싶음에 굶주리고, 그리움과 사랑에 굶주리고, 남으로부터 이해받고 인정받고자 하는 것들에 굶주리고, 안정과 자유에 굶주리고, 과거의 집착과 고통, 현재의 불안과 불만족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음에 굶주리고, 미래의 불안과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음에 굶주려서 언제나 앞만 쳐다보며 바쁘게 내달리고 있는 그 굶주린 걸인(乞人)이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내 자신의 안에 있는 바로 그 걸인(乞人)이 우리들의 마음과 육신을 이리저리 움직이도록 조종하고 이끌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언제나 바삐바삐 앞만 보며 내달리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한미디로 멈춰서서 고요하고 평화로운 휴식과 여유를 즐기며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으려는 시간에는 관심도 적고 아량도 베풀지 않고 있다. 바로 이러한 현상과 삶의 과정에 명상이라는 것이 자리를 잡고 있고 또, 그 무엇보다도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명상은 일상적인 생활의 소중한 한 과정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명상(冥想)은 내 자신 속에 있는 그 걸인(乞人)으로부터 벗어나서 진정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려는 멈춤 수행이라 할 수 있다. 인도나 불교에서는 이러한 멈춤 수행을 "사마타"(止, 중지, 중단시킴)라고 말한다. 고도의 정신 집중이나 삼매 상태를 통해 그 걸인(乞人)의 조종에서 벗어나서 내가 내 자신을 직접 자유롭게 조종하고 이끌면서 그 걸인(乞人)을 연민의 마음으로 감싸주고, 보살펴주고, 걸인(乞人)의 작용을 멈추게 하고, 진정시키고, 포옹하는 수행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사마타 수행을 통해 걸인(乞人)이라는 그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면 명상의 유일한 최고 방법인 "위빠싸나"로 들어갈 수 있다. 사마타이든, 위빠싸나이든 매순간 정신집중의 깨어 있는 마음으로 모든 현상과 자신을 바라볼 때 자신 안에 있는 고통과 불안, 근심과 걱정, 행복과 불행, 만족과 불만족 등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오장육부와 사지를 가진 자신의 육체를 내가 직접 자유롭게 다스릴 수도 있고, 다섯가지 감각기관과 그 기관의 작용으로부터도 자유롭게 될 것이고, 사회경제적인 물질적 조건들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하여 삶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여실히 자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매순간을 놓치지 않고 정신집중의 깨어 있는 마음으로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자각할 때야말로 그대는 진정한 자신의 참모습과 행복한 삶의 참뜻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명상(冥想)은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일에 대해 자각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수행"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그리고 어제와 내일도 우리들은 매순간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우리는 과거와 미래에 정신을 빼앗기고, 걱정과 두려움과 불안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은가? 매순간 깨어 있는 마음으로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여 자기 밖의 모든 현상과 자기 자신을 바라볼 때, 그대는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누릴 수도 있고, 그대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잔의 녹차를 마실 때에도 녹차 따로, 마시는 사람 따로 존재한다면 지금 이 순간으로부터 우리는 멀어져 있는 것이다. 녹차를 마시면서도 앞에 앉아 있는 상대방을 의식하고, 자신의 미래와 현재를 걱정하고, 앞으로 해야할 일을 걱정하며 마신다면 녹차를 마시는 그 시간이 짧든 길든 그 순간은 허망한 시간으로 낭비하는 무가치한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무더운 여름날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시원한 냉수 한 잔을 마실 때에도 냉수 한 잔에 집중하여 마실 일이다. 녹차와 냉수 한 잔을 마시는 일처럼 일상생활의 모든 일도 마찬가지다. 지금 하고 있는 그 일에 집중할 때만이 그 순간을 공허하게 낭비하지도 않고, 지금 이 순간에 진정으로 집중할 수 있다. 그래야만이 그대 자신의 몸과 마음이 지금 이 순간에 집중되어 현존(現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명상을 통해 깨어 있는 마음으로 돌아가려는 것은 그대의 진정한 존재를 창조하고 발견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깨어 있는 마음으로 현존하지 않으면, 길들여지지 않는 그대 자신 속의 또 다른 존재인 '걸인(乞人)'이 그대 자신의 마음과 육신을 움직이고 조종하고 이끌려고 고개를 내밀 것이다.
길들여지지 않은 마음은 그대에게 불안과 고통을 불러일으키고, 길들여진 마음은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내 자신이 내 자신의 주인이 되어 그 마음을 길들이고 움직이고 조종을 해야 하는 것이지, 걸인(乞人)에 의해 길들여지고 움직이고 조종을 받는다면 그것은 어리석음과 무지일 뿐이다. 걸음을 걸을 때나, 자동차 운전을 할 때나, 밥을 먹을 때나, 직장 사무실의 의자에 앉아 일을 할 때나, 숨을 내쉬고 숨을 들이쉴 때에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언제 어느 곳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깨어 있는 마음으로 지금 이 순간을 만나고 지금 이 순간에 여실히 머물러야 한다."
부처는 경전에서 이렇게 말했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라. 과거는 이미 거기 없다. 미래의 일에 대해 마음을 쏟지 말라. 미래는 아직 오직 않았다. 오직 지금 이 순간만을 만날 수 있으며, 지혜로운 자는 지금 이 순간 깨어 있는 마음으로 행복하게 산다."고 말이다.
우리들의 삶은 오직 지금 이 순간 속에서만 존재한다. 과거와 미래에 사로잡혀 지금 이 순간을 잃어버린다면 그것은 고통과 불행을 가져오는 어리석은 일이다.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고 머문다는 것은 일상 생활 속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된다는 것이다. 그대의 몸은 여기에 있는데 그대의 마음은 과거와 미래의 어느 시간 속을 헤매고 있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이겠는가? 그대가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그대의 몸은 사랑하는 사람의 앞에 앉아서 이야기를 들어주고는 있지만, 그대의 마음이 다른 곳에 머물고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도 하나가 될 수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것은 그대와 사랑하는 사람 모두를 불행하고 슬프게 만드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깨어 있는 마음으로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고 머문다"는 것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행복한 일이 되는 것이다.
우리들은 오직 지금 이 순간 속에서만 자신의 진정한 삶과 만날 수 있고, 진정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깨어 있는 마음으로 모든 현상과 자기 자신을 바라볼 때 모든 생각과 모든 행동이 신성해진다. 깨어 있음의 햇빛 속에서는 성스러운 것과 속된 것의 경계는 사라진다. 오직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고 머물 때 우리들은 깨어 있는 마음으로 모든 현상과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있다. 깨어 있는 마음으로 모든 현상과 자기 자신을 바라본다는 것은 오직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고 머문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명상 수행은 "지금 이 순간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들이 찾고 있는 모든 것들이 지금 이 순간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어떤 것, 다른 그 무엇이 되려고 노력하지 말고 오직 그대 자신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올 때 행복한 삶과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한 삶과 진정한 자신의 모습의 발견은 나중으로 미루지도 말라. 세월이 흐른 나중에도 행복은 결코 찾아오지도 않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도 발견할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에 행복해야 하고, 지금 이 순간에 언제나 깨어 있는 마음이 없다면 미래의 어느 순간에도 행복할 수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붓다[buddha]라는 말은 "잠에서 깨어난다"는 뜻의 "부디"[buddh]에서 만들어진 말이다. 곧 [붓다]라는 말은 "언제나 매순간 깨어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되새겨볼 필요가 여기에 있다.
지금 우리들의 삶의 주변에는 수많은 행복의 조건들이 갖추어져서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들은 욕심과 무지와 어리석음, 미래의 불안과 과거의 집착, 두려움과 걱정 등에 가려서 그것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마치 시꺼먼 구름에 가려서 태양의 밝고 따사로운 햇빛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
그런 점에서 명상(冥想)은 세세생생 수천년에 걸쳐 두텁게 층을 이룬 마음과 육신의 시꺼먼 구름을 걷어내고, 본래부터 행복의 빛을 드러내고 있는 밝고 따사로운 그 행복의 참나의 햇빛을 드러내고 밝히는 능력을 길러준다. 일상생활에서 명상이 중요하고 필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명상의 경험이 습관처럼 매순간마다 일어난다면, 자기 자신의 안에 있는 "또 다른 나"인 걸인(乞人)이 아니라, 그러한 걸인(乞人)을 제대로, 여실히 바라보면서 지금 이 순간의 현존 상태를 잃지 않도록 하는 "또 다른 나"를 찾는 일이다.
거짓 자아에 의해 움직이고 조종 당하는 자신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참나에 의해 자유롭게 움직이고 기쁘게 조종당하는 또 다른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일이 중요하다.
우리들 자신의 육신과 마음을 움직이고 조종하는 걸인이 첫번째의 "또 다른 나"(=거짓 자아, 에고, 허상의 자아)라면, 지금 이 순간에 깨어 있는 마음으로 존재하면서 육신의 자신을 움직이고 조종하는 걸인(乞人)을 제대로, 여실히 바라볼 수 있는 "또 다른 나'(=진정한 자아, 참나, 眞我)를 바로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이는 사마타이든, 위빠싸나이든 명상 수행을 깊이 경험하다 보면, 자신을 깊이 바라보는 훈련이 몸에 배일 것이고, 그런 과정에서 참나(眞我)인 "또 다른 나"는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된다. 바로 이와 같은 "또 다른 나"(=眞我)를 통해 모든 현상과 자기 자신을 여실히 바라보는 명상 수행이 각박하고 바쁘게 움지이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매우 뜻깊은 수행이 될 것이고, 현대인들의 삶에 희망과 즐거움과 행복을 가져다주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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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어느 한가한 일요일에 모처럼 여유가 있어서 그동안 읽은 책들과 개인적으로 수행 아닌 수행을 했던 경험과 생각 등을 토대로 하여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새롭게 써 본 것입니다........카페지기씀[2004.08.30]
첫댓글 명상하는 마음으로 감사하게 읽었습니다.
지금 깨어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평화를 빕니다......
방문을 감사하며, 날마다 즐거운 날 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