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요시는 진목야의 비위를 맞추는 듯이 기일까지라고 말했다.
그것은 지그시 먹이를 노리고 있는 매처럼,
진목야의 태도를 대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서 심하게 말하면,
반드시 다른 어음을 갖고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사장님 기일까지 어떻게든 돈을 수금해 보세요.
안되면, 다시 부탁드릴께요. 그 때는 부디.”
라고 말하고 70세를 넘긴 진목야는,
걱정스런 얼굴을 하고 돌아갔다.
키요시는 인사말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진목야는 요코하마의 단골거래처인 철공소에 가서
사장인 동생 스즈끼 전무에게
“먼저 달의 지불과 이번 달 지불을 어음이라도 좋으니 좀 부탁합니다.”
“사장 잘 알겠습니다만, 저도 거래처에서 돈이 입금이 안되어서,
잠시 기다려서 받으면, 지불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10만엔의 어음을 지불하니까,
다음달에는 반드시 전액을 지불하겠습니다.”
라고 했으나, 이때 진목야전기의 외상판매대금은 이미 42만엔이나 쌓여 있었다.
그 때문에 진목야는 고리 대금업자로부터 돈을 빌려서 지불하게 된 것이다.
종업원 60명의 스즈키철공소는 중소기업으로서
가장 어려운 환경이었다.
단골거래처에는 대기업이 있지만, 대기업 자체가 힘든 시대였다.
할 수 없이 진목야는 10만엔 어음을 들고 회사로 돌아왔다.
그 돈의 할인을 은행에 가지고 갔지만 또 다시 할인해주지는 않았다.
이 당시 10만엔은, 복권 1등에 10만엔.
훌륭한 집도 지을 수 있는 정도의 돈이다.
마침내 기일 아침, 진목야는 키요시의 회사로 가서
“사장님, 저번에 부탁드린대로 오늘 어음을 드립니다만 현금이 없습니다.
이 어음으로 지불하니까,
아무쪼록 한달 더 어음을 바꾸어 주었으면 합니다.”
라고 말했다. 키요시가 말했다.
“진목야씨, 당신에게는 현금으로 30만엔을 빌려드렸습니다.
30만엔을 전부 갖고 오세요.
갖고 오지 않아도 어음을 발행하는 은행에 현금을 입금해도 좋습니다.
나는 그 어음을 제 친구로부터 빌린 30만엔의 돈과 교환해버렸기 때문에
오늘 입금하지 않으면 부도가 납니다.
저는 일단 갚아주시면, 또 빌려드린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처음부터의 약속입니다.”
키요시는 전부 계획대로 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무자비한 말씀 마시고, 어떻게든 저를 구해주세요”
진목야는 안색을 바꿔서 부탁했다.
키요시는 태연히,
“진목야씨,
당신은 처음부터 패텐에 걸칠 작정으로 속인 것입니까?”
“사장님,
저는 당신을 어떻게 속이려고 했겠습니까?
중요한 권리서와 공정증서, 어음까지 드리지 않았습니까”
“그것은 당연한 것이지요.
약속을 지키고 싶으니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키요시는 문제의 사건을 야마모토에게 전부 하게 했다.
키요시의 수표는 반드시 야마모토가 배서해서 은행에 맡겼다.
야마모토는 돈이 되면 어떤 것도 하는 악당으로,
키요시에게 만큼은 절대 복종하고 있었다.
군대 당시의 부하로 반장을 하고 있었던 하사관이었다.
게다가 키요시가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범죄의 증인이기 때문에
키요시를 제일 무서워 하고 있었다.
더우기 키요시의 또 한사람의 부하로 아라키 미츠루라고 하는 남자가
항상 야마모토와 함께 일을 해서,
야마모토를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키요시의 귀에는 어떤 문제라도 전부 들어온다.
그것만으로 야마모토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미리 알기 때문에,
키요시에게는 꼼짝 못했다.
양심없는 욕망의 포로
아라키는 마을의 불량청년으로
키요시에게 뒷바라지를 일체 받고 있기 때문에,
키요시의 호신견같은 인간이다.
마침내 오후 3시. 도장을 찍은 증서는 은행에서 교환소에 간다.
2일째에는 부도다. 이제부터 키요시가 나서는 것이었다.
“내 거래처에 폐를 끼쳤는데,
당신은 이 시말을 어떻게 해 줄거야.
나도 큰일이니까,
1주일 안에 이 토지와 가옥의 명의를 나로 바꾸겠습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습니다.”
“그것은 곤란합니다.
30만엔으로 이 토지건물을 갖는 것은,
도둑놈같은 인간이다.”
“진목야씨, 무슨 말을 하는거요?
내가 도둑놈이라도. 상관없어.
당신은 분명히 공증인 사무소에서 갚지 않을 때는
이 토지건물은 대물로 변제한다고 분명히 도장을 찍었소.
이것이 어째서 도둑질입니까?”
키요시의 계획대로 말했다.
“그러나 도장은 찍었으나,
당신에게도 인정의 일단이 있어도 좋지 않은가.
나는 아내도 손자도 있다.
이 집으로부터 나가라니, 뭐야. 할테면 해봐!”
진목야의 부인과 아이들까지 나와서 큰 소동이 나고 말았다.
“사장님, 우리들을 구해주세요. 갈 곳도 없어요.
이 손자들도, 양친이 죽어서 불쌍합니다.
제발 이 집을 가져가지 마세요.”
“할아버지 할머니를 괴롭히지마--.
이 집에서 나가.”
키요시도 어렸을 때 무자비하게
집주인으로부터 같은 일을 당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키요시는 그 엄격함 속으로부터 살아남아 왔다.
어머니도 그 때문에 고민하고 괴로워했다.
이 인간들에게도 같은 꼴을 당하게 하려고 생각했다.
“그럼 1주일 기다릴테니까,
그 후는 이미 내 손에서 벗어나 버린다.
이 인간들과 상담해주세요.”
라고 말하고 키요시는 서둘러서 돌아가 버렸다.
그때부터 1주일이 지났다.
이번에는 아라키와 야마모토가 나갈 차례다.
명의는 이미 타인의 명의로 되어버렸다.
“너희들은 누구냐.
누구에게 허락받고 우리 집에 살고 있는 건가?
이 집에서 나가 주세요!”
사람좋은 진목야부부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서 이를 악물고 참고 있다.
어차피 폭력으로는 가망이 없다.
노부부의 불행은 외아들이 병으로 죽은 후를 뒤쫓아 가듯,
1년 지나서 며느리도 죽어 버린 것이었다.
의지하고 기대하던 자식부부의 죽음은 인생을 살아갈 자신감을 잃게 만들었다.
마음에 걸리는 것은,
손자 효일과 효이, 5살과 3살의 어린 아이들이었다.
“시즈에, 어쩌지. 이 사람들은 상대해도 소용없어.
자식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겨우 집세를 지불했어”
진목야는 심신이 피로해서 살아갈 자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래요. 다음달 말까지 회사의 아오야마씨가 들어가 있었지만,
회사를 그만뒀기 때문에, 내가 집세를 지불하고 있어요.
그대로입니다.”
시즈에도 단념해버렸을 것이다.
법률에 무지한 것을 알고 키요시가 생각한대로 일이 되어갔다.
노부부는 손주들이 이전에 살았던 아파트로 이사해버렸다.
“사장님. 진목야는 며느리가 살았던 아파트로 이사해버렸습니다.
잘 되었습니다.”
“그건 그렇다. 내 장사에는 빈틈이 없다.
빌릴 때는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돈을 가지고 있을 때는 싱글벙글하고
이것으로 도움받았다고 하는 주제에, 갚을 때는 기다려줘,
도와 주었다. 이런 자에게 정을 주면 뭐가 되는가.
동정하고 있으면 우리들이 진다.
변호사도 세우지도 않고 잘 넘겨받았잖아.
재판으로 싸우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이윤도 2족3문이다. 너희들도 잘했다.”
키요시는 득의양양한 얼굴을 하고 야마구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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