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충무병원·충무한방병원이 걸어온 지난 20여년은 급변하고 있는 국내 의료 환경의 변화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런 변화에 권영욱 영서의료재단·영서복지재단 이사장이 과감히 도전장을 던졌다. 대한중소병원협의회장이기도 한 권 이사장은 현재 200병상 규모의 천안충무병원·충무한방병원과 천안시립노인전문병원, 주간보호센터, 무료 노인전문요양원을 꾸려 나가고 있다.
1990년 60병상으로 출발한 충무병원은 개원 1년 만에 ‘위기’를 맞았다. 노조의 역할이 활발하게 전개되던 당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충무병원도 노조와 갈등을 겪었다. 이뿐 아니라 동료 의사들도 ‘비전이 없다’며 손을 뗐다.
그러나 권 이사장은 달랐다. “오히려 환경이 어려워지자 충무병원을 최고로 만들겠다는 오기가 생기고 더 의욕적으로 일하게 됐다. 비전은 있고 없는 것이 아니라 의욕이 있으면 찾게 되는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권 이사장이 찾은 비전은 ‘전문병원’. 대형병원과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중소병원이 살길은 전문화뿐이라고 생각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그가 찾은 또 다른 비전은 ‘노인전문병원’. 2005년 시와 손잡고 시립노인전문병원을 세우기 전부터 그는 제대로 된 노인전문병원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수차례 일본을 방문했다. 의료와 복지 서비스가 연계되면서 통합적으로 운영되는 노인전문병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권 이사장은 “만성질환 위주의 진료지만 응급 상황에서는 충무병원이 있는 만큼 적절히 대처할 수 있고 또 굳이 병원까지 오지 않아도 되는 노인들은 요양원이나 보호센터를 활용해 재가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권 이사장은 충무병원과 같은 지방 중소병원이 살길은 특화된 형태의 개방형 병원과 지역 거점 병원이라고 강조한다. 의료장비나 수술실 등이 낭비되지 않도록 특정 병원을 ‘센터’로 두고 이를 공유하는 개방형 병원과 대학병원으로 몰리는 환자들을 분산시킬 지역의 거점 병원이 지방 중소병원의 어려운 경영 현실을 해소하고 왜곡돼 있는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을 수 있는 대안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출처: 매일경제(http://news.mk.co.kr) 이근주 MK 헬스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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