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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가 교수신문에 2회 연재한 BNU-HKBU UIC 소개글입니다.
‘영어교육’ 전담교원, 입학 전부터 졸업 때까지 집중 관리 … 정부보조금 없이 운영 | ||||||||||||||||||||||||||||||||||
[홍콩] 중국대학의 영어몰입교육 현장보고 1.준비도 안 된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하지 않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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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영어강의가 큰 관심거리 중 하나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학의 사례는 한국대학에도 참고할 만하다. 소개할 대학은 홍콩침회대의 중국 내 분교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18개 학과로 구성된 단출한 교육중심대학이다.(사실, 한국의 본교/분교 개념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북경사범대-홍콩침회대 연합국제학원(BeijingNormalUniversity-HongKongBaptist University United International College, 이하 BNU-HKBU UIC)으로 이름만 보면 두 학교의 연합대학처럼 보이지만 실은 홍콩침회대가 중요한 학사운영을 결정하고 학위를 주는 대학이다. 중국내륙으로 진출한 많은 외국회사들처럼 이렇게 중국 내 기존 법인과 공동법인을 설립해 운영하는 것이 양쪽 정부로부터 보조금 수혜가 전혀 없는 사립대로서는 여러모로 편리하다. 대학의 위치는 마카오와는 육로로 연결돼 있고 홍콩을 마주 바라보고 있는 광동성 주해시에 위치하고 있다. 홍콩 쿠룽통에 있는 본교에서 출발하면 훼리와 차편으로 세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2005년 개교한 이래로 체육수업과 중국문화관련 몇 과목을 제외하고는 모든 강좌가 영어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개교시점부터 중국 내 교육당국과 지역사회로부터 학교의 성공적의 발전 여부가 큰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우선 ‘비영어권 지역에서 영어몰입 대학교육이 성공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하자면, 성공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취업의뢰와 취업설명회를 그 증거로 들고 싶다. 예를 들면 중국 KPMG와 딜로이트컨설팅이 작년에 이어 올 해 10월에도 교내에서 모든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취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취업희망자를 인터뷰했다. 그리고 그 외 다수의 외국계 기업들로부터 취업의뢰가 계속되고 있고 신입생들의 입학 점수와 절대적으로 비싼 학비에도 불구하고 입학경쟁률도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아이러니한 상황일 수도 있겠지만 한국 고등교육현장에서 영어몰입교육을 고민하는 연구자들에게 오히려 영어권 국가의 사례보다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비영어권 국가이며 알파벳사용국가가 아닌 지역의 성공사례로부터 얻는 정보가 더 효용가치가 높다고 생각한다. 성공적인 영어몰입교육을 위한 요구사항은 무엇인가. 그것은 다름 아닌 전 방위적인 영어사용환경 구축일 것이다. BNU-HKBU UIC는 강의뿐만 아니라 과제와 시험 등 모든 학습행위에 영어가 사용되고 있다. 행정실에서도 모든 업무를 영어로 진행하고 행정문서도 영어를 기본으로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영어와 중국어(보통화)가 병기되고 있다.
교원의 구성은 정말 국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매년 계약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25개 국가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교원들은 대략 30%는 홍콩 출신, 25%는 미국·유럽·오세아니아 등 영어권 국가 출신 그리고 30%정도는 선진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중국 국적자다. 그리고 한국에서 자라고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필자나 혹은 영어권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기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일단 중국 국내박사는 명문대라 할지라도 아직은 개인적으로 교내에서 만나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행정직원 구성도 주목할 만한데 모든 부서의 장들은 해외생활을 오래한 화교들이거나 영어권 출신들로 채워져 있다. 자세한 교육과 행정 상황을 살펴보면 BNU-HKBU UIC의 성공적인 발전은 역시나 주먹구구식 발상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치밀한 교육과정 설계에 대해 살펴보면, 학교 조직 내부에 독립적인 영어교육센터(ELC)가 있는데 이것은 구미 국가의 교육기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재학생에게 영어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추가수입을 올리고 있는 그러한 부서가 아니다. 바로 재학생들의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존재하는 부서이다. 재학생 3천600명을 위해 영어만을 위한 선생님 47명이 근무하는 곳이다. 한국대학의 영어강의는 강의실 안에서만 존재하고 교수와 학생들이 강의실을 나가는 순간 끝나버리지만 BNU-HKBU UIC의 영어교육시스템에서는 전공수업 이외에도 졸업 마지막 학기까지 모든 재학생들에게 졸업학점에는 포함되지 않는 영어수업이 매 학기에 하나 또는 두 과목이 지정돼 있다. 이 과목들은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데 ELC 소속 교원들이 담당하며 아카데믹 영어를 중심으로 영어회화과목이 추가된 형태로 구성돼 있다. 이로써 학생들은 졸업 전 까지 전공 이외의 주제를 갖고 영어로 말하고 쓰고 듣기를 반복 학습할 수 있게 되고 모든 학생들이 어느 일정한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매년 신입생들은 정식학기 3주전 학교에 미리 와서 3주간 강도 높은 아카데믹 영어수업을 수강해야 하는데 이 또한 ELC교원들의 몫이다. 그리고 학기가 시작되면 학생들은 자신이 제출할 과제의 문법점검을 신청할 수 있는 사무실도 ELC 교원들에 의해 운영된다. 이렇듯 BNU-HKBU UIC의 성공사례의 핵심은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학생들로 하여금 준비할 수 있게 해주고 또 그것을 도와주는 시스템이 학교 안에 있다는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담당교원이 준비도 안 된 학생들에게 갑작스레 일방적으로 행해지는 한국대학의 영어강의 시스템과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사항은 지난 5년간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 국적의 행정직원들의 영어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참여를 독려해 이제는 외국국적 학생들이나 교환학생들을 응대하는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노력과 함께 모든 학생들에게 영어구사환경 확보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독자들은 몇 가지 궁금증이 생길 듯 싶다. 정부 보조금도 없다는데 어떻게 저렇게 고비용 구조를 유지·운영할 수 있을까. 학비가 엄청나게 비싼 것일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이 영어강의를 통해 전공내용의 속 깊은 이해가 가능할까하는 문제는 두 번째 글에서 써보겠다.
정선필 홍콩 통신원·경영정보시스템 BNU-HKBU UIC 컴퓨터과학과 조교수. 충북대에서 박사를 했다. 홍콩을 중심으로 중국의 경영,`경제,`IT관련 동향과 함께 홍콩의 대학변화도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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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아..멋있어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