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욕과 폭력이 없는 인권친화적 학교를 꿈꿉니다!
권리의 존엄한 주체로서 청소년을 외칩니다!
‘충남학생인권더하기’의 출발을 선언합니다!
광우병쇠고기 반대 촛불, 일제고사 반대, 2016년 촛불혁명까지... 우리사회가 위기에 빠졌을 때마다 청소년(학생)은 주역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기성세대의 잘못된 선택으로 ‘이게 나라냐’라는 자조적 암울함이 이 사회를 드리우고 있을 때에도 가장 앞에 서서 촛불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학생)은 나이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학생이라는 이유로 보호받아야하는 미성숙한 예비인간으로 취급받기 일쑤입니다. 두발규제와 사랑의 매(?), 강제자율학습 등이 교육을 위한 당연한 통과의례인 것처럼 인식되면서 자율적인 주체로 성장하기 보다는 통제되고 다스려야 하는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2014년의 세월호참사나 2016년 경주 지진사태에서 야자를 강요했던 것에서 보여지듯 청소년(학생)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강요한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저희는 기억합니다. 이제 더 이상 침묵을 강요하는 교육은 유효하지 않습니다.
청소년(학생)의 사회적 위치를 재정립하는 문제에서부터 학교 내의 두발규제에 대한 일상의 문제까지 <충남학생인권더하기>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이고 케케묵은 관습과 편견에 정면으로 맞설 것입니다. 그럼에도 당장의 과제로 제시되는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충남학생인권조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흐름입니다.
경기를 시작으로 광주, 서울, 전북에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였습니다. ‘학생도 사람이다!’라는 목소리는 이제 이 사회의 중심적 의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 충남교육감의 공약은 ‘학교인권조례제정’이고, 교육청의 학교인권조례 추진방향 또한 ‘학교의 자율성 침해 및 교육권을 약화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정한다’는 식입니다. 아쉽게도 학생인권의 흐름을 반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충남학생인권더하기>는 형식적인 공약 실현에 대한 지지보다는 학생인권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지켜내고, 학생인권조례의 정신과 철학을 옹호함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교육할 것인가? VS 통제할 것인가?
학생이 권리의 주체로 서고 다양성이 존중받는 학교, 스스로의 의지를 행사하면서 책임을 배우고 실수를 통해 성장 하는 학교... 진정한 교육이란 바로 이런 모습일 것입니다. 학생 인권을 둘러싼 논란은 결국 교육의 본질을 두고 벌이는 싸움일 수밖에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교권’과 ‘학생인권’을 대립구도로 설정하여 교권이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보호받을 권리인 것처럼 협소하게 규정합니다. 그러나 ‘교권’의 주요 가해는 국가나 학교 관리자에 의한 것이 더 큽니다.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되고, 학교에서 최상위 관리자가 독재자처럼 평교사들 위에 군림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또한 학생을 ‘인간 이하의 존재’로 ‘맞아도 되는 자’로 취급하는 현재의 교육과정을 변화시키면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부작용을 기꺼이 끌어안아 폭력에 기초한 현재의 교육을 바꾸는 것은 값진 일입니다. 인권 없는 교육은 교육이 아니라 폭력일 뿐입니다. 인권은 교육의 시작이자 끝입니다.
청소년(학생)을 권리의 존엄한 주체로 호명해야 합니다.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두발이나 복장검사 등 구시대의 유물이 된 학칙과 통제로 고통을 받습니다. 학교 밖 탈학교 청소년에게는 일탈과 비행의 딱지가 붙습니다. 청소년(학생) 노동자에 대해서는 사회적 책임은 온데간데 없고 과도한 노동을 강요해 연이은 타살과 자살로 내몰고 있습니다.
사회가 청소년(학생)을 보호하고 통제해야할 대상으로 규정하는 것이 실제로 누구의 입맛에 복무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충남학생인권더하기>는 청소년(학생)의 사회적 권리가 제대로 실현되고 권리의 주체로서 호명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그에 따른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오늘 여기, 청소년(학생), 학부모, 교사, 시민이 모여 학생인권을 외칩니다.
사회는 쉼 없이 변하고 있는데, 학교는 몇 십년 전의 관행이 호령하는 딴 세상입니다. 학교는 제일 민주적인 기관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이 상식이 된 장소입니다. 이제 모욕과 폭력이 없는 인권친화적 학교를 꿈꿔야 합니다.
존중받는 사람은 타인의 인권에 대해서도 민감합니다. 이 땅의 청소년(학생)들과 인권이 만남으로서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가 변화하고, 진정한 소통의 교육으로 나아가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야 합니다.
청소년(학생)들이 ‘예비 시민’이 아니라, ‘오늘 시민’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마치 어른들이 자율적인 선택과 실수를 통해 성장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충남학생인권더하기>는 이땅의 인권친화적 학교와 청소년(학생)의 당당한 권리를 위해 뚜벅뚜벅 나아갈 것이며, 청소년(학생) 인권의 볼모지인 충남지역에서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정한 교육과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해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2017년 2월27일
충남학생인권더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