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의 황색신호등을 지켜라
교수
수필가 김덕호 박사
회갑의 해, 우리 임진년생은 참으로 뜻 깊은 해입니다.
돌이켜보면 6. 25 전쟁 중에 태어나서 용케도 살아남았습니다.
폐허 속에 부모님의 등에 업혀 보릿고개를 넘었고
의료환경이 열악했던 그 시절 숱한 병들을 이겨내 왔습니다.
건빵과 쪼콜렛 몇개 얻기 위해 구호물품 차량을 따라다녔고,
아이스케키와 엿을 바꿔먹기 위해 병과 쇠붙이를 찾아다녔으며,
더 커서는 효도하기 위해 동동구루무를 사서 드렸고,
자녀를 잘 키우기 위해 신심을 혹사시켰던 우리, 이제 남은 건 질병이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친구이고 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불굴의 개척정신으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허리세대의 역할을 잘 감당한 우리 용띠들,
위대한 당신들, 서로에게 축복하며 격려를 보냅니다.
한 평생을 같이 살아주고 키워주며 보듬어 준 우리의 짝쿵에게 뜨거운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건강장수의 요건 중에
친구가 우선순위에 들어간다는 한 연구소의 논문을 보더라도
이젠 우정의 시간을 더 많이 만들어봅시다.
그리고 언제 닥칠지 모를 숨어있는 질환을 하나 소개하니 건강관리에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네 생활에서 일기예보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평범한 사람들이야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일기예보에 매달려 있는 사람이나 직종이 한 둘이 아니다.
결국 우리 모두는 직ㆍ간접적으로 일기예보 없이 살아갈 수 없다는 셈이다.
동식물 중에 일기예측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 있지만, 사람에게도 민감한 경우가 있다.
실례를 들어보면 신경통이 있는 환자는 정확한 일기통보관이라 할 수 있다.
습도가 높아 비나 눈이 올때면 으례히 괜찮던 곳이 아파온다.
더위를 먹은 사람은 여름만 되면 속이 답답하고 머리가 무겁고 밥맛이 떨어지고 헛배가 부른다.
기뻐해줘야할 자녀의 생일날, 즉 분만한 날이 가까워오면 팔다리가 저려온다든지,
몸이 찌부듯하고 기력과 밥맛이 떨어지면 가지고 있던 지병이 재발된다든지,
재채기와 콧물, 피부 가려움증이 생기기 시작하면 계절병을 미루어 알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이처럼 자연도 사람도 일기예보에 귀만 잘 기울이면 해를 미연에 면할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사람이 만든 사회제도도 그렇다. 교통분야도 그렇고 농수산물 유통분야도 그렇다.
예를 들면, 국가 농수산부처가 예고제를 잘 운용한다면 생산자와 상인, 소비자 모두에게 편리하고 유익을 주게된다.
이처럼 발생될 어떤 주요한 문제에 앞서서 미리 알려주는 제도야 말로
복잡한 생활을 하는 현대인에게 편리할 뿐 아니라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우리 인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인체가 중병을 앓기전 미리 알려주는 증상들이 나타난다.
주의하라는 암시이다. 질병에 따라 짧게는 몇초로부터 길게는 몇 년 앞서 알려준다.
위험한 상태를 미리 점검하고 보호하도록 준비시키는 황색신호등의 역할을 한다.
미리 나타나는 이런 증상들을 전조증(前兆證) 또는 전구증상(前驅症狀)이라 한다.
전조증은 나타나는 증상이 하나에서부터 여러개까지 다양하며
증상의 정도는 가벼운 것이 많지만 때로 심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모회사 김부장은 아침 출근 준비를 하는 중에 넥타이를 매는데,
한쪽 손가락이 약간 힘이 없는 걸 느꼈다. 또한 아침 식사 중
수저질하는 손에 힘이 없어지는 것도 느꼈다.
잠 잘 못잔 것이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회의를 주관하면서 메모를 하다가 오른쪽 손가락에 힘이 없어지곤 했다.
볼펜을 꽉 쥘 힘이 없어 글씨를 쓸 수 없었다. 이상하다 느껴 찻잔을 들어보니 역시 마찬가지였다.
서둘러 회의를 마치고 내원하였는데 진찰 받을 때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증상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 현상이 바로 중풍전조증이며 일과성뇌허혈이라고도 한다.
통계에 의하면 1980년대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망원인으로 중풍이 1위였고
1990년대 들어와서는 암과 함께 1,2위를 다투고 있지만
중풍은 특히 40~50대의 사망원인으로 여전히 수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같이 사망률이 높은 중풍을 미연에 방지할 수는 없을까?
사전증상 없이 갑작스러운 경우는 어쩔수 없다 하더라도
점진적으로 악화하면서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는 이에 대한 사전 지식을 잘 익혀 대처한다면
이런 무서운 중풍을 예견할 수 있고 또한 이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중풍은 뇌혈관질환인 뇌졸중이며 예로부터 이 병에는 장사가 없고
불구가 되며 댓가를 많이 치루어야 한다고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다행히도 모두는 아니지만 많은 경우에 중풍이 생기기전에 나타나는 증상들이 있는 것이다.
중풍은 반신이 마비되고 입과 눈이 찌그러지며 언어장애가 있거나 심하면 의식이 없어진다.
뜻풀이를 해보면 갑작스럽게 바람을 맞았다고 하여 뇌졸중이지만 눈에 뛸만큼
심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이지 기실은 예고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중풍은 크게 뇌출혈과 뇌경색으로 나눈다.
뇌출혈은 뇌내의 혈관이 파열되어 일어나는 것이고
뇌경색은 피딱지에 의하여 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것이다.
전자는 대개 뇌혈관의 압력을 높이는 고혈압 때문이고 후자는 중년기가 되어
식생활등 섭생의 부주의로 혈관벽이 탄력이 없어 진다든지 혈액이 윤활하지 않고
뻑뻑해진다든지 하여 생기거나 인위적인 혈압강하로 인한 뇌순환부전으로도 생긴다.
뇌출혈은 주로 고혈압이 있는 환자에게서 생기므로 뇌출혈이 일어나기전 고혈압성뇌증이 나타난다.
즉 두통, 구역, 구토, 손발의 경련 등이 보인다.
두통은 가장 흔하며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뒷머리가 뻣뻣한 경우가 많다.
뇌경색의 전조증상은 뇌출혈보다 다양하고 뚜렷하다.
뇌경색으로 인한 중풍이 점차 증가 추세에 있는 상황이며 최근들어 이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뇌출혈환자와 뇌경색환자 비율이
대략 6:4를 이루던 것이 중반에는 5:5로 양쪽이 비슷하다가
최근에는 반대로 뇌경색이 오히려 10중 6으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뇌경색의 전조증상이 곧 중풍전조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뇌출혈 전조증상과 겹치는 경우도 있어서 구분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왜냐하면 증상이나 혈압 또는 혈액성상의 변화는 있으나
중풍이 일어나기 전이므로 뇌혈관내의 이상은 MRI나 다른 검사를 한다해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제시한 실례는 뇌경색과 관련된 중풍전조증을 보인 경우이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갑자기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다.
고혈압시는 뒷머리가 뻣뻣하거나 맥박에 따라 치는 듯한 통증이 오지만
보통 뇌혈관이 막혀려는 곳 중심으로 두통이 온다.
어지러움증은 가벼운 경우 일어설 때 어지럽고 현기증이 나고
아찔한 느낌이 들 정도로 그치나 심하면 천정이 빙빙 돌아가는 듯이 어지럽다.
손발이 저리다. 특히 모지와 차지가 뻣뻣하고 감각의 이상이 온다.
이런 증상은 수년내에 중풍이 생긴다는 경고신호이다. 물론 경추장애를 제외한 얘기이다.
시각장애가 나타난다. 시력이 떨어지거나 둘로 보이거나 흐릿하게 보인다.
청각장애로 귀가 울거나 난청이 되기도 한다.
언어장애가 나타난다. 혀가 뻣뻣하여 잘 움직이지 못하여 생긴다.
음식물을 잘 삼키지 못하기도 한다.
눈,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고 얼굴 근육이 일그러진다.
기억력이 줄거나 판단력이 떨어지고 심하면 의식이 흐려지는 경우도 있다.
몸 한쪽이 힘이 없어 잡고 있던 물건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 때 보행은 한쪽으로 기울고 비틀거리기도 하며 심하면 주저앉게 된다.
위에서 말한 이런 증상들은 수초에서 몇 십분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고 길어야 하루가 지나면 증상이 없어진다.
그러나 자주 반복하여 발작하는 경우가 흔하며 발작으로
후유증이 간혹 며칠씩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발작이 일어나 왕진을 가거나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회복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중풍전조증으로 나타나는 이런 증상들 중 한두가지라도
나타나면 일단 이를 의심하고 반드시 검사받도록 한다.
황색 경고등이 작동중이니 대비하라는 신호이다.
현재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중년기가 되면 반드시 중풍조기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가족력, 병력, 체질성향이 있다면 더더욱 말할 나위가 없다.
상태에 따라 자동차 운전 등 위험한 일은 중단하며
등산이나 수영 등 과로가 되는 운동은 당분간 피하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
생활습관 병의 하나이니만큼 억지로 라도 교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담배나 술, 염분,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피함은 물론 올바른 운동습관과 기거습관을 도모한다.
예방치료를 하되 침술 및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예방을 위해 음(陰)을 돕고
양(陽)을 잠잠하게 하며 풍(風)을 재우고 간을 평정시키는 치료를 시행한다.
첫댓글 나이가 나이인지라
또한 저에게도 이런 증상이 조금 있는데
궁금한 것은 모지와 차지는 어디를 이야기 하는지요 사전에도 없던데요
"예순의 황색신호등을 지켜라"라는 제목을 보고 의구심을 가졌는데
역시나에요
비유적인 표현
감사합니다. 자신의 건강을 체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늘의 복을 넘치도록 받으시소 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