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08. "용화산 트래킹 길" 의 입구인 등록문화제 제145호인 남지철교 함안쪽 입구 좌편의 '홍포서원 유허비' 비각 뒤편으로 능가사로 이어지는 "용화산 트래킹 길"을 따라 "낙동강 바람 소리길" 탐방까지 계획하고 출발하였으나 비가 내릴 듯 을씨년 스러운 조금 쌀쌀한 날씨에 겉옷을 껴입고 8순 전후의 촌로(村老) 네 사람이 계획을 바꾸어 2013년 개통된 용화산 임도를 찾아 함안군 칠서면 도홍마을 앞 낙동강변 제방에 주차하고 간선 임도를 향하여 발걸음을 옮겼다.
( 용화산 트래킹 길 바로가기 https://cafe.daum.net/gaebiri/hnDh/9 )
남지읍 정남(正南)으로 흐르는 낙동강을 따라 길게 뻗은 함안군 칠서면의 아흔아홉 봉(峰)의 용화산의 “낙동강 바람 소리길” 은 2022년 10월 부터 공사가 진행되어 준공되었다.
임도 입구에 2013년에 함안군에서 1.16km의 간선임도 신설사업 표지석이 있고, 임도 입구는 차량 출입을 통제하는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2013년 간선임도 신설 사업" 표시석(모든 그림은 확대하면 자세히 볼수 있습니다)
2013년 임도 개설 후 한동안은 차량 통행이 허용되어 두암공 조방 선생의 묘사 제실이 있는 반구정과 그 아래 두암공의 장조카인 간송 조임도 선생이 학문과 저술 활동을 하시던 합강정을 수 차례 다녀본 기억을 더듬어 오르막 시멘트 포장길을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혀 무게 중심을 전방으로 향하게 하여 숨차게 한참을 올라가자 “전망대A”가 있었다. “낙동강 바람 소리길” 안내판이 길잡이를 해 주었다.
"하천 점용 허가 현황판"
"낙동강 바람소리길" 안내판을 살펴보고...!
현 “전망대A” 위치가 용화산의 7-8부 정도 높이가 될 것 같은데 발아래 낙동강 푸른 물가까지 끝없이 이어진 계단길이 아찔하게 보였다. 안내판 그림을 보니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낙동강 바람 소리길”을 따라 내려갔다가 되돌아 올라와야 한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쉬 떨어지지 않았다.
오늘 가지 못하면 다음번에도 못 갈 것이고 그리되면 이 길은 영원히 갈 수 없는 길이 될 것이기에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간간이 불어오는 강바람을 따라 더듬어 내려가는 계단 길 좌우에는 푸른 소나무와 도토리나무 등 낙엽 활엽수가 자생하고 있으나 아직 단풍이 물들지 않아 푸른 숲으로 어우러져 하늘을 덮고 있다.
.낙동강 건너 “낙동강 유채축제”를 위하여 자라고 있는 33만평의 더넓은 유채밭 전경이 보인다. 유채꽃이 만발하는 4월 “창녕 낙동강유채축제” 기간에는 밀려드는 상춘객과 노란 유채꽃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룰 것을 상상하며 조심스럽게 계단을 밟고 내려갔다.
내리막 계단길이 오르막길 보다 더 어렵고 위험하다!
"전망대 B"에서 줌우로 당겨서 확대하니 멀리 남지 개비리입구 창나리와 말무덤산이 아득히 보였다.
첫 번째 출렁다리가 소나무 사이로 보였다. 83세에도 불구하고 노익장을 과시하며 제일 먼저 출렁다리 위에서 폼을 잡고 있다.
검푸른 낙동강 물을 앞에 두고 작은 협곡을 연결하는 첫 번째 출렁다리에 도착하였다. 출렁다리의 양측 주 기둥을 명품 함안 대산 수박을 형상화하여 설치한 것이 이채롭다. 잘 익은 수박이 맛깔스럽게 구미를 유혹한다.
꽃말이 “상쾌한 기분”이라는 금계국 노란 꽃이 출렁다리 좌우측에 지천으로 만개하여 길손이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반갑게 맞이한다. 출렁다리는 지면에서 8m라 그리 높지 않고 폭 2m에 길이 45m로 길지 않게 느껴졌다. 출렁다리는 튼튼하게 고정돠어 별로 흔들림을 느낄 수 없었다.
탐방객이라고는 우리 일행뿐이라 호젓한 가운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쉬엄쉬엄 걷는 길이 깊어 가는 가을 정취에 묻혀 여유롭다.
첫 번째 출렁다리를 건너자 보행용 야자매트가 흙길을 덮어, 발걸음도 가볍게 100여 걸음을 옮기니까 두 번째 출렁다리에 도착하였다.
이 출렁다리는 높이 8m 폭 2m에 길이 64m라고 하나 별로 크지 않은 규모다. 출렁다리를 건너가자 위에는 전망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출렁다리 아래 강변에는 낚싯대를 드리우면 금방이라도 물살을 가르며 팔뚝만한 잉어가 몸부림치며 올라올 것 같다.
잘 익은 수박이 맛날 것 같다. 출렁다리 끝에서 "전망대 C"까지는 보행용 야자 메트가 깔려 있었다.
"전망대C" 개비리 입구 창나리가 가즉하게 보인다.
현 위치가 “낙동강 바람 소리길”의 종점으로 힘들게 왔던 계단 길을 되돌아서 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모두가 걱정이 앞섰다. 계단 길을 힘들이지 않고 쉽게 가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여기까지 지나온 “낙동강 바람 소리길”에 있는 계단이 모두 몇 개인지 세어 보면서 가면, 힘 드는 줄 모르게 갈 수 있으니 세면서 가자는 제안에 따라 한 계단 두 계단 세면서 되돌아 나아갔다.
전망대C에서 본 남지개비리 입구
전망대에서 바라본 말무덤 산자락에 개비리가 호수처럼 고요한 낙동강 푸른 물 건너, 저만큼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보였다. 전망대를 거쳐서 두암공의 반구정과 간송선생의 합강정으로 이어지는 길이 개통되어야 “낙동강 바람 소리길”의 완성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야자매트를 발으며 되돌아 가는 "낙동강 바람소리길"
되돌아 가는 길에, 첫 번째 출렁다리 입구에서 아낙 3명을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어디서 오는지 물으니 산밑 마을에 사는 마을 사람이라고 한다. 이렇게 좋은 길에 그리고 이 좋은 계절에 찾아오는 방문객이 우리뿐이니 참으로 안타깝다.
오르막길 계단 중간중간에 숨을 돌리며 그렇게 한참을 지나서 “낙동강 바람 소리길”의 입구에 도착하였다. 마침 젊은 남녀 한 쌍이 우리가 올라온 길로 가면 반구정으로 갈 수 있느냐고 길을 묻는다. 이 길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서 서편 임도를 따라 가면 반구정과 합강정을 만날 수 있다고 안내하니 서편으로 걸음을 재촉하였다.
하나, 둘 계단을 세는 것에 정신을 모으다 보니 힘들지 않게 올라 온 것 같았는데 계단 개수를 정확히 셈을 한 사람이 없었다. 셈을 하다가 중간에 깜빡하고 잊어버렸다고 한다. 8순을 한참 지난 사람과 8순을 바라보는 년령이니 어쩌면 당연한 것이리라. 잠시 잠시 쉴 때는 휴대폰 노트에 헤어온 계단 수를 메모하여 합산하니 “낙동강 바람 소리길” 안내판 앞의 3개의 계단까지 합하여 모두 421개 계단이다.
오늘 우리 일행은 842개의 계단을 밟으며 낙동강 푸른 물과 솔바람 소리를 벗하는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언젠가 이 길을 다시 밟을 수 있는 날이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