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3개를 네명에게 나눠주는 비결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다. 디지털 시대에 더 적합한 것은 '분수'보다는 '소수'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읽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아날로그 시계는 시침이나 분침 위치에 따라 시간을 따져봐야 한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분수적 사고다.
수학사(史)에서도 분수는 소수보다 일찍 등장했다. 고대 이집트 때부터 이미 분수를 광범위하게 사용했는데 주목할 만한 것은 분수를 분자가 1인 단위분수의 합으로 나타냈다는 점이다.
인류 최초의 수학책인 '아메스의 파피루스'에는 '2/5 = 1/3 +1/15'이나 '2/7 = 1/4+ 1/28'과 같이 분수를 단위분수의 합으로 나타낸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왜 이런 시도를 했을까? 분배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3개의 빵을 4명이 똑같이 나눠야 하는 상황인 3/4을 생각해보자. 처음부터 3개를 4조각으로 나누려면 힘이 든다. 그런데 일단 빵 2개를 절반으로 쪼개 4명이 각각 한조각씩 나눠 갖고, 나머지 빵 한개는 4등분해 한조각씩 가지면 훨씬 쉽다. '3/4 = 1/2(2/4) + 1/4'이기 때문이다. 단위분수의 합을 이용하면 균등한 분배 상황을 간편하게 표현할 수 있다.
잘 알려진 이야기 하나. 옛날 아라비아의 어떤 상인이 자기 재산인 낙타 17마리를 큰아들은 1/2, 둘째 아들은 1/3, 셋째 아들은 1/9을 가지라고 유언하고 죽었다. 문제는 17이 2, 3, 9로 나누어 떨어지지 않아 1/2, 1/3, 1/9을 정수로 구할 수 없었다는 것. 삼형제가 낙타를 놓고 싸움을 계속할 때 지나가던 노파가 자기가 타고 있던 낙타 한마리를 보태줬다. 낙타가 18마리가 되자 삼형제는 1/2인 9마리, 1/3인 6마리, 1/9인 2마리를 각각 가질 수 있었다. 게다가 9마리, 6마리, 2마리의 합은 17마리이므로 노파도 희사했던 자기 낙타를 다시 돌려받았다. 모든 사람이 윈-윈하게 된 비결은 '1/2 + 1/3 + 1/9'이 1이 아니라 17/18이기 때문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