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플레이오프 소회,
5번째는 컨퍼런스 파이널 시작을 하루 앞두고 프리뷰 개념의 글을 간단하게 작성해 보았습니다.
(제가 농구 경기를 보는 눈이 전문가 급은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감안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평어체 양해 부탁 드립니다.
* 동영상은 유투브 펌입니다.
* 각종 기록은 Nba.com, Basketball-reference.com 참조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 파이널의 큰 화두는 ‘New Face, New Team’이 될 것 같다. 현재까지 살아남은 4개 팀 중 프랜차이즈 역사상 우승 경험이 있는 팀은 뉴욕 닉스 1개뿐이며 그 닉스도 마지막 우승이 1973년으로 무려 50년 넘게 우승이 없는 팀이다.
하지만 이 네 팀은 신데렐라처럼 갑자기 나타난 팀들은 아니다. 지난 시즌에도 모두 높은 곳까지 올라갔던 팀이지만 대권을 차지하기에는 몇 %가 부족했고 그 부족했던 무언가(It)를 채워서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네 팀의 ‘It’은 각각 무엇일까.
OKC : 수비와 경험치
샘 프레스티 단장은 본인이 왜 샘 프레스티인지를 이번 정규시즌, 그리고 현재까지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도 증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시즌, 1번 시드를 차지하고도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조차 밟지 못한 OKC는 포텐셜은 높지만 당장 우승을 위해서 ‘계륵’과 같은 존재였던 조쉬 기디를 트레이드 블락에 올렸다. 각종 후보들이 루머에 올랐으나 결국 프레스티의 선택은 수비 스페셜리스트, 알렉스 카루소였다.
카루소가 좋은 선수인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지만 OKC는 이미 23-24시즌에도 디펜시브 레이팅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수비가 약점인 팀은 아니었기에 카루소의 영입은 느낌표보다는 물음표가 강하게 붙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결국 OKC를 플레이오프 무대로 이끈 것은 알렉스 카루소였다.
덴버와의 7차전, 마크 데이그널트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니콜라 요키치의 주 수비수로 카루소를 투입하는 것이었으며 이는 그대로 적중했다. 카루소는 요키치가 공도 잡기 힘든 타이트한 수비, 공을 잡아도 계속해서 밑에서 손질하면서 디플렉션을 시도하는 등 경기 내내 괴롭혔고 요키치는 이 날 야투 시도 단 9개에 그치면서 커리어 플레이오프 94경기 중 가장 적은 야투 시도를 기록했고 턴오버는 5개나 범하는 등 완벽히 봉쇄당했다. 본인보다 15cm 이상 작고 40kg 이상 가벼운 카루소에게 말이다!
그리고 (감독 포함해서)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계속해서 아킬레스건으로 꼽힌 OKC에 8년차 베테랑이자 2020년 LA 레이커스에서 주요 로테이션 멤버로 우승까지 경험한 카루소의 합류는 코트 외적으로도 선수단에 큰 힘이 되고 있으며 카루소가 가져다 주는 수비와 경험치는 분명 미네소타 입장에서도 큰 위협이 될 것이다.
※ 불안요소 : 클러치 지배력
덴버라는 큰 산을 넘기는 했으나 여전히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SGA는 분명 리그 최정상급의 선수지만 3점슛이라는 너무나 뚜렷한 약점이 있는 탓에 수비가 빡빡해지는 클러치 상황에서 상대 수비의 선택지를 쉽게 만드는 것은 엄연한 팩트이다. 제일런 윌리엄스 역시도 수비와 트랜지션에 강점이 있는 선수이지 하프코트에서 아이솔레이션으로 수비에 균열을 낼 수 있는 타입은 아니며, 결국 접전 승부로 가면 어느 팀과 만나도 OKC가 유리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미네소타 : 환골탈태
지난 시즌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올랐던 미네소타가 칼-앤써니 타운스를 줄리어스 랜들과 단테 디빈첸조로 바꾸는 충격적인 트레이드를 감행했을 때 1년 뒤인 2025년 플레이오프에서 또다시 미네소타가 컨퍼런스 파이널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줄리어스 랜들은 올스타 3회, All-NBA 세컨드 팀 선정까지 있는 리그 정상급 선수임에는 분명하지만 전형적인 정규시즌용 선수였고 이는 그의 플레이오프 스탯이 증명한다.(지난 시즌까지 랜들의 플레이오프 기록 : 17.1점 9.4리바운드 3.7어시스트 야투 34.4%)
랜들이 부상으로 로스터에서 빠진 23-24시즌에 오히려 닉스가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더욱더 ‘랜들 무용론’이 나오고 있었던 상황, 미네소타는 팀의 2옵션을 이런 선수와 바꾼 것이다.
하지만 랜들이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바뀌는 데는 채 한 시즌도 걸리지 않았다. 이번 플레이오프 10경기에서 랜들은 평균 23.9점 5.9리바운드 5.9어시스트 야투 50.9%에 자유투는 무려 88.9%(48/54)를 기록 중이다. 골든스테이트와의 시리즈가 끝나고 적장인 스티브 커 감독조차 ‘랜들이 많이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며 극찬할 정도로 랜들의 이번 플레이오프는 빛나고 있다.
KAT가 랜들로 바뀐 것은 지금 시점에서 보면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 요인으로 보인다. 둘의 가장 큰 차이는 1:1 능력이다. KAT는 역대로도 손꼽히는 슛터치를 지닌 빅맨으로 전천후 득점원인 것은 분명하지만 본인이 아이솔레이션을 통해 수비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자원은 분명 아니다. 큰 무대에서 앤써니 에드워즈가 봉쇄당했을 때 혈을 뚫어줄 수 있는 자원이 부족했던 작년에 비해 이제 아이솔레이션으로 득점 짜내기를 할 수 있는 자원이 하나가 더 생긴 미네소타는 분명 작년보다도 공격 코트에서 더 안정감을 갖고 있다.
[줄리어스 랜들 세미 컨퍼런스 파이널 3차전 트리플 더블 하이라이트]
※ 불안요소 : 약한 예방주사
두 시리즈 모두 4승 1패로 끝낸 탓에 미네소타는 OKC를 상대로 체력적 우위는 분명 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역으로 너무 쉽게 올라온 팀들이 특정 라운드에서 허무하게 지는 경우도 적지 않기에 이 부분이 오히려 미네소타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본다. 특히, 레이커스는 시즌 내내 수비가 약점으로 지적된 팀이며 골든스테이트는 2차전부터 에이스인 스테픈 커리가 나오지 못한 반쪽(?)짜리 팀이었다. MVP인 SGA가 건재하고 수비는 앞서 만난 두 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두터운 OKC를 상대해야 되는 미네소타는 코트 안팎에서 정신무장부터 단단히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뉴욕 : 1라운드 픽 5장의 가치
작년, 컨퍼런스 파이널 문턱에서 인디애나에게 패하면서 비시즌을 맞은 닉스는 랜들과 단테 디빈첸조를 칼-앤써니 타운스로 바꾸고 브루클린 네츠에 무려 1라운드 픽 5장을 내주고 미칼 브릿지스를 사오면서 전력보강을 했다. 당시만 해도 타운스 트레이드는 좋은 평가를, 브릿지스 트레이드는 그렇게까지 높은 점수를 주지 않는 매체가 대부분이었으나 브릿지스는 이미 1라운드 픽 5장의 값을 충분히 하고 있다.
1차전과 2차전, 전례가 없는 플레이오프 2경기 연속 위닝 스틸을 기록한 브릿지스지만, 개인적으로 브릿지스의 가치는 수비에만 있다고 보지 않는다. 현재 닉스 로스터에서 브릿지스의 가장 큰 가치는 1:1 능력이다. 닉스의 원투펀치는 제일런 브런슨과 칼-앤써니 타운스지만 셀틱스와의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혈로를 뚫는 역할은 브릿지스가 주로 했다. 특히, 2차전에서 4쿼터에만 14점을 넣는 브릿지스의 퍼포먼스는 왜 그가 닉스 우승의 핵심 조각인지를 보여주는 모습이었으며 브릿지스의 이 폭발력이 없었으면 2차전 닉스의 대역전승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클러치 최고의 믿을맨인 브런슨이 클러치 때 쓸 힘을 아낄 수 있도록 공수에서 지원하는 브릿지스는 현 닉스에서 가장 중요한 조각이라고 볼 수 있다.
※ 불안요소 : KAT
정규시즌 한때 MVP 후보에도 이름을 올릴 정도로 닉스와 좋은 궁합을 과시했던 칼-앤써니 타운스는 보스턴과의 세미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짜게 식고 말았다. 6경기에서 3점슛 19개를 던져서 3개 성공, 성공률 15.8%로 장기인 3점슛이 전혀 통하지 않았으며 수비 코트에서는 매 경기 파울 관리 이슈로 중요한 순간에 벤치만 지켜야 했다.(경기당 파울 개수 4.3개)
보스턴과의 시리즈에서 미첼 로빈슨이 빈자리를 잘 메워주기는 했으나 로빈슨 역시 처참한 자유투 성공률로 인해 언제 어디서든 핵작전의 희생양이 될 수 있는 자원, 결국 뉴욕 닉스의 골밑은 KAT가 지켜야만 한다. (인디애나는 10~11인 로테이션을 플레이오프에서도 쓰고 있기 때문에 핵작전을 하기가 훨씬 더 용이한 팀이다.)
인디애나 : 큰 경기만 되면 미치는 사나이
정규시즌 대비해서 플레이오프만 되면 폭발력이 증가하는 대표적인 선수로 지미 버틀러가 많이 거론된다. 하지만 인디애나에도 그런 선수가 있으니, 바로 타이레스 할리버튼의 백코트 파트너인 앤드류 넴하드. 넴하드의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정규시즌, 플레이오프 성적을 비교해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23-24시즌
정규 : 9.2점 2.1리바운드 4.1어시스트 야투 49.8% 3점 35.7%
플옵 : 14.9점 3.3리바운드 5.5어시스트 야투 56.0% 3점 48.3%
24-25시즌
정규 : 10.0점 3.3리바운드 5.0어시스트 야투 45.8% 3점 29.1%
플옵 : 14.6점 3.4리바운드 6.0어시스트 야투 50.5% 3점 50.0%
볼륨도 볼륨이지만 효율도 플레이오프만 되면 급속도로 좋아지는 ‘큰 경기의 사나이’ 넴하드는 리그 최고의 퍼리미터 디펜더 중 하나로 수비 코트에서도 팀에 큰 힘이 되는 선수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강심장으로 클러치 상황에서 할리버튼이 막혔을 때 대신해서 슛을 던질 수 있는 자원이기도 하다. 2024년 세미 컨퍼런스 파이널, 닉스와의 3차전에서 초장거리 3점슛 빅샷을 터뜨리면서 팀을 구해내기도 했던 선수가 바로 넴하드이다.(닉스가 1,2차전을 모두 승리했고 3차전마저 내주면 시리즈가 많이 기울 수 있는 상황에서 넴하드가 팀을 구했고 결국 7차전 끝에 인디애나가 승리)
[앤드류 넴하드 2024년 세미 컨퍼런스 파이널 클러치 빅샷 vs 뉴욕 닉스]
※ 불안요소 : 리바운드
카루소와 하텐슈타인을 영입한 OKC, 대형 빅딜의 주인공들은 뉴욕 닉스와 미네소타에 비하면 인디애나는 사실상 지난 시즌 대비해서 로스터의 변경이 없다시피 한 팀이다. 같은 로스터로 2년 연속 컨퍼런스 파이널에 오른 것은 그만큼 단단한 팀이라는 뜻도 되지만 반대로 지난 시즌의 약점을 못 메웠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디애나의 가장 큰 약점은 리바운드인데, 주전 4번과 5번인 파스칼 시아캄과 마일스 터너 모두 리바운드에 강점이 있는 빅맨들이 아닐뿐더러 벤치에서 나오는 오비 토핀이나 토마스 브라이언트도 묵직하게 골밑을 사수하는 유형들의 빅맨은 아니다. 그렇다 보니, 결국 리바운드에서는 항상 열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특히 클리블랜드와의 세미 컨퍼런스 파이널에서는 공격 리바운드를 70개(경기당 14개)나 허용하고 말았는데 다행히도 클리블랜드는 그 세컨 찬스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 (클리블랜드 시리즈 팀 야투 성공률 42.6%)
하지만 릴라드의 부상으로 원맨팀에 가까웠던 밀워키나 주전 대부분이 부상으로 신음했던 클리블랜드와 뉴욕 닉스는 상황이 다르다. 특히, 닉스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주전들의 출전시간 관리조차 잘 되고 있는 편(티보듀 감독 치고..)이라 리바운드 단속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세컨 찬스를 계속해서 허용할 리스크가 있다. 현 로스터로 상대에게 리바운드를 압도하지는 못하겠지만 코트에 있는 5명 전원이 철저하게 박스아웃을 통해서 리바운드를 뺏기지 않겠다는 절실함이 필요할 것이다.
|
첫댓글 올해 NBA 게임들을 하이라이트로만 봤는데도 생생하게 전해지네요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