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요시는
“엄마, 나를 두고 죽으면 싫어, 죽으면 싫어,”
“키요시, 엄마는 이미 안된다”
라고 괴로운 호흡 속에서 레이카는 위독한 상태로 들어가 있었다.
“엄마, 죽지 마.”
키요시는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
“키요시, 어디에 있니? 키요시, 어디에 있니?”
라고 더듬거리며 눈을 떠서 부르고 있다.
눈동자는 이미 움직이지 않는다.
“엄마, 나, 여기에 있어요--. 엄마 죽으면 안돼, 엄마. 엄마.”
레이카의 눈은 이미 보이지 않는 것일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키요시, 키요시, 불을 켜 줘.”
“엄마, 지금 대낮이예요. 이렇게 밝은데... 엄마 죽으면 안돼.”
엄마에 달라붙어서 키요시는 울고 있다.
레이카는 사랑하는 자식의 손을 꼭 쥐고.
“키요시, 엄마는 이미 안돼. 마중 나왔다.
고생만 시켜서 미안했다.
엄마 몫까지 오래 살아라. 키요시, 키요시--.”
레이카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최후의 힘을 다해서 부르고 있다.
“오오다씨, 키요시를 부탁합니다. 키요시를...”
“엄마 바보!”
키요시는 너무나 충격으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엄마의 가슴에 얼굴을 기대고, 엉엉 울 뿐이었다.
레이카는 사랑하는 자식과 이별하는 것이 싫었을 것이다.
무엇 때문에 태어난 것일까.
차별과 생활고, 남편과의 사별, 레이카는 괴로움만 있는 생활을 한 것일까.
키요시는 차가워진 엄마 곁에서 떠나지 않았다.
괴로운 16년 항상 레이카의 따뜻한 마음에 싸여 살아온 키요시.
그 엄마는 남편의 곁으로 돌아가 버렸다.
키요시를 홀로 남기고.
엄마에게 어떤 효도도 할 수 없었던 키요시.
그러나 엄마는 키요시를 의지해서,
그리고 사는 보람으로 생각하면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 어머니가 힘이 다해서, 육체는 이미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엄마는 키요시의 마음속에 살아있다.
아버지와 함께, 그리고 영원히 살아갈 것이다.
키요시는 엄마의 뒤를 쫓아가고 싶었다,
그러나 엄마의 이 한마디는 키요시의 마음속에 살아있었다.
(엄마를 위해서라도 죽어서는 안된다)
라고 마음속에 새긴 것이었다.
레이카는 35세의 여자로서 한창인 때에 죽어버렸다.
박복한 엄마 불쌍한 인생이었다.
도를 넘은 육체의 소모는, 아무리 아름답고 좋은 사람도 죽게 만든다.
무정한 인생이었다.
장례식은 오오다 아주머니의 지도로 침통하고 조용하게 치러졌다.
키요시로서는 슬픈 매일이 계속되어 엄마의 영전에서 자고 일어났다.
그리운 어머니와의 추억을 마음속에 그리면서, 매일을 보내는 것이었다.
엄마의 저금통장이 장롱 안에 있다.
키요시가 전에 말한 저금을 엄마는 묵묵히 실행하고 있었다.
2천엔 가까이나, 미타무라 키요시의 명의로 저축되어 있었다.
키요시는 오오다 아주머니의 협력으로,
중학 4년을 마치고 도쿄의 고등학교에 들어가 대학에 진학했다.
그러나 학도동원으로 특별조종 견습사관으로 소택에서 대만으로 파견되었다.
때는 1945년 태평양 전생은 일본에게 불리하게,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 되어 있었다.
키요시는 어머니의 친정이 있는 타이쥬에 가서
백부들에게 어머니의 일본에서의 생활을 전했다.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새롭게 했다.
엄마의 죽음을 알리는 전보를 쳐도 대만으로부터 온 것은 난리였고,
그 모양은 키요시의 편지에서도 알고 있었으나,
늙은 할머니는 키요시의 군인모습을 보고
레이카와 입주위와 눈이 많이 닮았다고,
키요시의 손을 꼭 쥐고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귀여운 우리 손자의 늠름한 모습을 보고
지금은 죽은 딸 레이카를 그리워했다.
어렸을 때 일 밖에 기억에 없는 키요시였으나,
사랑하는 엄마의 엄마라고 하는 것만으로도,
피는 부정할 수 없는 것,
손을 서로 잡고 울기만 했다.
오오다 아주머니도 도꾜 출장 중에,
1945년 4월, 폭탄으로 죽어서 키요시는 일본에서 살 집도 없어지고 말았다.
수전노의 길
돔 속에서, 키요시는 험난한 인생항로의 드라마를 차분히 보고 있다.
그리고 레이카와 키요시를 집에서 내쫗으려고,
작당한 아버지의 친가의 할머니와 히데 아주머니,
그리고 미야자와 사장의 당시의 모습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뒤에,
악마같은 얼굴을 한 지옥계의 주민들이 빙의되어 있는 것을 보고 말았다.
그리고 타인을 괴롭히려고 하는 사람들의 곁에는,
반드시 악마가 가까이 붙어 있는 것이다--.
라고 하는 것을, 돔 속의 키요시는 알 수 있었다.
더군다나 그때의 드라마는,
대단히 어두운 안개가 주위를 덮어,
돔 속의 키요시가 자신의 과거의 모습을 보고,
저렇게 무자비한 사람들을 싫은 사람들이라고 원망한 것만으로,
돔 자체까지 어두워지는 것에는 놀라고 말았다.
정말로 인간의 마음이란,
즉석에서 밝음과 어둠에 반응하는 것이다,
라고 깨닫는 것이었다.
미야가와 주인이나 오오다 아저씨들처럼,
항상 밝은 자애에 가득 찬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정말로 아름다운 광명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중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차별받아 억울해 했던 때의
드라마 속의 키요시에게는 어두운 안개가 덮이고,
사신같은 지저분한 지옥령이 다가와,
키요시의 마음속에 여러 가지로 중얼거리고 있다.
그러나 엄마의 사랑이, 그 사신을 내쫓았다. 그때였다.
“키요시. 어린 시절에 학우로부터 박해받았을 때에,
왜 네가 어둡게 되었는지 알고 있느냐”
라고 수호령의 목소리가 돔 속에서 들려왔다.
키요시는 생각해보았다. 그러나 알 수 없었다.
“아직 모르느냐.
너는 타인의 말을 듣고 마음속에서 독을 먹은 것이다.
그 독이 마음속에 검은 구름을 만들고,
신의 광명을 차단한 것이다.
자기보존이 너는 강한 것이다.
마음의 독을 타인에게 받아 먹어서는 안된다.
독설의 말은 오른쪽 귀로 들어서 왼쪽 귀로 내보내라.
마음속에 남기지 마라”
아아 예전에 어머니에게 들었던 말이다--.
라고 키요시는 생각했다.
“그말 대로다.
생각한 것도 행동한 것도,
자기중심이 되면 어두운 먹구름을 만들어 내어 괴로움이 되는 것이다.
괴로움은 자신이 만들고 있는 것이다.”
수호령은 이해하기 쉽게 키요시의 마음에 가르쳐 주었다.
그러나 키요시는 엄마의 죽음에 대해서 큰 의문이 있었다.
엄마같은 마음 착한 사람이 왜 빨리 죽고,
나쁜 사람들은 오래 사는가.
왜 신이 있다면, 구해주지 않는가.
키요시는 알 수 없었다.
그때였다. 또 큰 소리로 수호령이 말했다.
“그 이유를 모르느냐.
레이카는 혼과 육체의 관계를 모른 것이다.
육체가 파괴되는 한계를 몰랐던 것이다.
감사라고 하는 마음을 다하기 위해서,
몸을 버리고 보은의 행위를 했던 것이다.
감사도 보은도 윤회하고 있는 것이다.
키요시.
너의 아버지도 너의 어머니를 맞이하러 왔던 것이다.
빛의 세계로부터.
마음과 육체가 조화되지 않아서는, 갈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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