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탁동시(啐啄同時)의 심정으로...

[설죽선생]

줄탁동시(啐啄同時)의 심정으로...

     

간혹 마음이 스산할 때면 간단히 ‘소맥칵테일’을 자작으로 마시면서 ‘천천히 느리게 살자. 모든 것을 버리고 가볍게 살자’라는 생각에 잠겨보곤 합니다.

복을 짓는 일은

밥을 짓는 것처럼 일상적인 일이면서도

집을 짓는 것처럼 인내가 필요한 일이면서도

글을 짓는 것처럼 뜻대로 되지 않는 일.

그러면서도 보약을 짓는 것처럼 온 마음을 다해야 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복을 짓고 나누는 사람이 복을 받는

복된 ‘참의공파종친회’가 되기를 기대하며 오늘을 다시 시작합니다.

                  1

우리 학교 교감선생님께서 교장 발령을 받으시면서 도움말을 요청하였습니다. 우리 교직계의 인사는 3월과 9월 1일자로 두 번 이루어집니다. 석별의 잔을 나누면서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9월 발령 교장은 중간 발령이므로 연초부터 실시하는 학교 운영을 그저 관망하면서 다음 해 학기초 운영계획을 구안해야 하는 것이고, 3월 발령 교장은 2월 중순에 미리 교감과 교무부장, 연구부장을 불러 새 학기 운영 계획을 협의 수정한 다음 부임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학교 교직원들은 신임 교장에 대한 기대와 불안으로 상당히 신란함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구관이 명관이기 때문입니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은 구관은 이미 본인에게 익숙해진 존재이고 신관은 아직 미경험의 불안으로 교장이 하는 모든 일에 서먹하기 때문입니다. 학교장은 교육계의 꽃으로 평소의 교육철학과 소신을 펼칠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가 주어진 자리입니다. 교장의 권위는 대통령 임명장에 의한 ‘관료적 권위’와 화려한 교육 경력과 실적에 의한 ‘경험적 권위’ 그리고 교육계에서 다져진 존경스런 인품으로 인해 구성원에게서 부여된 ‘인격적 권위’가 그것인데, 그 중 관료적 권위와 경험적 권위는 함께 발휘되어야 하는 것이고, 어느 한 가지만 따로 분리한 권위가 발동될 때 대부분 교직원의 반발이나 조소의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하시는 일들에서 모든 구성원의 인정을 받을 때 비로소 인격적 권위가 생겨 삼위일체의 권위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잘하려고 하거나 실적을 올리려는 무리수를 두지 마십시오. 처음부터 완벽하게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권위’란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고 오직 아이들을 위한 일에만 발휘되어야 하고,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그 권위를 내려놓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입니다. 학교운영에는 많은 시행착오는 불가피한 것인데 교직원과 교장의 세대 차이와 아이들을 위하는 방법론의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수요자인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공급자인 교직원들에게 더 크게 귀를 열고 더 작게 입을 오물여서 항상 협의하고 자주 물어보아야 되는 자리가 교장의 자리인 것입니다.

                  2

모두 겪는 일이지만 우리 늙은이들이 모이기만 하면 우리 이야기에는

사람됨의 모자람에 대한 탄식과 우국충정이 늘 철철 넘칩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는 으레

후대에 대한 염려를 못됨의 실체로 삼는데 이릅니다.

다 옳고 바른 발언이고 마땅한 염려들입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들은 으레 후대에 대한 염려를 거쳐 불만에 이르고

불만을 넘어 분노에 이르며 분노를 넘어

아예 후대를 못됨의 실체로 삼는데 이릅니다.

이런 극단적인 묘사는 분명히 과장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솔직히 말해보십시다.

젊었을 적에 우리는 지금 우리가 말하고 있듯이

‘사람됨’을 그리 진지하게 고뇌하며 살았는지요.

지금 우리가 그렇게 저리도록 우국충정을 가지고 살았는지요.

그런데 실은 나이 먹어 터득한 것이 그런 것들은 아닌지요.

더 정확히 말하면 바야흐로 이제야 우리 마음속에서 솟구치는 것은 아닌지요.

거두절미하고 젊은이들에게 ‘참 너희가 부럽다’고 말하면 어떨까요.

그리고 이런 말은 어떨까요.

‘나는 너희를 믿는다. 너희의 꿈을 믿는다. 나는 너희의 절망조차 믿는다.’

‘너희를 전적으로 신뢰하면서 생을 마감하고 있는 세대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다오.’

‘고맙다. 너희가 있어줘서 고맙다.’

‘후회도 자책도 아픔도 없는 삶이 어디 있겠니?’

                  3

공자는 일찍이 사람을 군자와 소인 두 부류로 나누었습니다.

군자구제기(君子求諸己), 소인구제인(小人求諸人)

‘군자는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원인을 찾는다.’

요즘 말로 군자는 ‘내 탓이요’라고 하고, 소인은 ‘네 탓이요’라고 하는 것입니다.

맹자는 이렇게 제안합니다.

행유부득자(行有不得者),개반구제기(皆反求諸己),기신정이천하귀지(其身正而天下歸之)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을 하더라도 뜻대로 되지 않으면, 그때마다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아보라. 자신이 반듯하면 세상 사람들이 나를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이 반구제기(反求諸己)는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나를 남처럼 객관적으로 보라는 이야기로 생각해야 합니다.

보통 우리는 ‘자신에게 관대하고 남에게 가혹하기’쉽습니다. 이렇다 보니 상황을 정확하게 바라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때 ‘남에게 가혹한 것만큼이나 자신에게 가혹하게 바라보기’를 한다면 자신이 놓친 지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습니다.

알 속의 병아리가 껍데기를 깨뜨리고 나오기 위해 안에서 껍데기를 쪼는 것을 줄(啐)이라하고, 어미 닭이 밖에서 쪼아 깨뜨리는 것을 탁(啄)이라 하는데, 이 줄과 탁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알 속의 병아리가 바깥세상으로 무사히 나오는 것입니다. 누가 줄이고 누가 탁일까요? 바라건대 줄과 탁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종친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종친회 회장님과 임원진 그리고 종친회원님들께 나름 휼간(譎諫)이나 예간(例諫)의 흉내를 내어 말씀 드렸으나 지닌 지혜가 일천하여 저의 뜻이 제대로 전달될지 걱정입니다. 우리 종친들의 훌륭한 경험과 식견으로 보다 더 넓은 아량으로 보아주시고, 더 깊은 충정으로 항상 종친회를 위해 좋은 의견을 수렴하여 들려주십시오. 금년은 새로운 종헌에 의거 제1회 총회가 열리는 새로운 해입니다. 총회에서는 고향 종친들의 지지로 선출된 훌륭하신 종친회장님과 임원들께 존경을 표하시고, 종친회 발전을 위해서는 격하지 않는 말로 오직 1,500여명의 거대조직 [경주김씨 상촌공 후 참의공파 종친회]의 발전에 대한 충정으로만 논의와 협의를 모으는 병신년 한해를 맞이하여 봅시다.

일반적으로 거대 공무원 사회를 공룡조직이라 하고 그 공룡조직은 변화되기 어려운 괴물조직이라는 말이 많이 회자되고 있는 세태입니다. 이제 우리 선조들께서 물려주신 [경주김씨 상촌공 후 참의공파] 종친회가 이제는 1,500여명의 거대 종친조직으로 번성되었고, 누차 말씀드린대로 중흥기를 지나 번영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상촌공파에서 분파하여 나온지 1세기도 채 안되는지라 수많은 타가문의 종친회에 비하여 아직은 미미하다할 것이나,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할 수 있는 훌륭한 조상들을 모신 우리 종친회는 특히 모범 종친회로 성장해나가야 할 것이고, 우리 종친회의 조직이 세대를 뛰어넘어 계속 훌륭하고 튼실하게 유지되기를 바라는 마음일 뿐입니다.

행여 종친회 회원들의 부분적인 의견을 전체로 알면 반드시 시끄러움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우리 민주주의의 최우수작이 바로 ‘다수결의 원칙’입니다. 민주주의 아버지라는 링컨대통령이 참모들과 협의하는 자리에서 대다수의 참모들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투덜대는 참모들에게 링컨은 ‘멍청한 100명의 의견보다 현명한 한사람의 의견이 더 낫다.’고 말하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그러나 링컨은 자신의 우월한 직위를 과시함이 아니고 포퓨리즘이나 이익집단을 위한 의견이 아닌 오직 국민을 위한 의견이라야 수용한다는 의미랍니다. 다수결의는 언제나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이제는 3대 계파별로 희(喜)자대 할아버지 13소종중별로 대표자를 선임하여 명실상부한 대종친회를 만들어 후손에게 이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 일에 고향 밝홈실은 물론이고 서울 종친회에서도 주도적으로 앞장서주셔야 합니다. 그렇게 하여 어떤 종친회 안건이든 충분한 의견수렴의 과정을 거쳐 그 내용을 공지한 다음 종친회 사업이 총화단결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참의공파종헌은 우리 종친회 헌법이라 할 수 있으나 그렇다고 영원불변의 성전은 아닙니다. 이의가 있는 안(案)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이 13소종중별 대표자가 모여 개칙(改則)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대종중회 정기총회는 종헌에 의거 매년 참의공 세사(음력 10월 12일) 전일(음력 10월 11일 10시)에 고향 밝홈실 회관에서 개최되어야 할 것입니다.

[참고] 桑村公派 · 判官公派后 參議公派 宗憲 4장, 5장

제 4 장     총 회

제 11 조 <총회 소집>

  총회는 정기총회와 임시총회로 구분한다.

  ① 정기총회는 매년 참의공 세사(음력 10월 12일) 전일에 개최한다. (음력 10월 11일 10시)

  ② 임시총회는 회장이 총회의 개최가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7일 전에 통보하고 소집할 수 있다.

  ③ 정기총회와 임시총회는 회장이 이를 소집하고 그 의장이 되며, 소집공고는 본회의 홈페이지와 소종중(小宗中) 대표인 본회 이사에게 고지하고, 전 총회에 참석한 후손은 우편으로 통지하거나, 본회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고하는 것으로 갈음한다.  

     밝홈실 참의공파 종친회 (cafe.daum.net/kimhomsil)

        서울 참의공파 종친회 (cafe.daum.net/homsilkim)

  ④ 정기총회와 임시총회 시에 소란을 피우거나 회의진행에 방해되는 행위를 하는 자가 있을 경우에는 회장이 그 자의 퇴장을 명할 수 있다.

⑤ 회원은 회의장 입장 시 회의명부에 도기(到記)를 원칙으로 한다.

제 12 조, <총회 의결사항>

  총회는 다음 사항을 의결한다.

  ① 종헌(宗憲)의 제정과 개정

  ② 임원선출

  ③ 사업계획 및 예산 결산 심의

  ④ 숭조(崇祖)사업

  ⑤ 기타 중요 사항

 제 13 조 <총회의 의결 정족수>

  총회 시에 참석인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단, 가부 동수일 경우에는 회장이 결정한다.

제 5 장     이 사 회

제 14 조 <이사회 소집 · 의결>

  ① 이사회는 회장이 소집하고 참석인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결한다. 단, 명예회장, 고문은 이사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으나 표결권은 없다.  ② 이사회에 참석할 수 없는 이사는 위임장 혹은 통화로 위임할 수 있다.

제 15 조 <이사회 의결사항>

  이사회는 다음 사항을 의결한다.

  ① 종헌(宗憲)의 제정·개정 및 임원선출

  ② 회장 후보 추천

  ③ 예산 결산 및 사업계획

  ④ 종중 재산 매매 · 관리

  ⑤ 제 3조에 명시된 종회 사업에 관한 사항

  ⑥ 총회에서 위임한 사항

  ⑦ 회원과 임원의 상벌 및 제명(除名)에 관한 사항⑧ 기타 중요 사항

2016 병신(丙申)년을 위한 사자성어로 산유천석(山溜穿石)과 일념통천(一念通天)이 선택됐다는데, 산에서 떨어지는 물에 바위가 뚫리고, 마음을 하나로 모으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뜻입니다. 山溜穿石하고 一念通天하니라. 그렇습니다. 우리 종친회 1,500여명이 하나로 뭉치면 그 뜻이 하늘에 어찌 통하지 않겠습니까?

60갑자는 음력에 의한 것이니 병신년은 아직 아닙니다. 주역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丙申年을 새로운 질서를 확립하는 해라고 하고, 丙은 창조와 도전을 申은 질서와 법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 두툼하다고, 풍부하다고, 차고도 남음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돌아오는 병신년 새해에는 모든 종친들의 가정과 사업에서 모두 소원성취하시기를 빌겠습니다.

乙未年 冬暖之節에

參議公 13世孫 基杓 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