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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플레이오프 소회,
7번째 순서는 ‘역사상 최고의 전력 평준화를 보내고 있는 2020년대 NBA’를 주제로 디펜딩 챔피언들이 계속해서 고전하고 있는 이유 등을 나름대로 분석해서 끄적여 보았습니다.
* 평어체 양해 부탁 드립니다.
* 동영상은 유투브 펌입니다.
* 각종 기록은 Nba.com, Basketball-reference.com 참조했습니다.
5/17(한국 시간), MSG 원정에서 무려 38점차로 패하면서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 셀틱스가 2라운드에서(세미컨파) 탈락하면서 2020년부터 6년 연속 디펜딩 챔피언이 2라운드 벽을 넘지 못하는 ‘징크스’가 이어지고 말았다.
디펜딩 챔피언의 플레이오프 탈락 이력
2020 토론토 랩터스(2번 시드) : 2라운드 탈락(vs 3번 시드 보스턴 셀틱스)
2021 LA 레이커스(7번 시드) : 1라운드 탈락(vs 2번 시드 피닉스 선즈)
2022 밀워키 벅스(3번 시드) : 2라운드 탈락(vs 2번 시드 보스턴 셀틱스)
2023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6번 시드) : 2라운드 탈락(vs 7번 시드 LA 레이커스)
2024 덴버 너게츠(2번 시드) : 2라운드 탈락(vs 3번 시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2025 보스턴 셀틱스(2번 시드) : 2라운드 탈락(vs 3번 시드 뉴욕 닉스)
상대적으로, 다른 북미 4대 스포츠와 다르게 NBA는 비교적 최근까지도 자주 리핏(2연속 우승)이 있었던 리그였기에 최근 이런 트렌드는 다소 이색적이라고 할 수 있다.
4대 스포츠의 2000년 이후 리핏 역사
NFL : 03&04 :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 / 22&23 : 캔자스시티 치프스
NHL : 16&17 : 피츠버그 펭귄스 / 20&21 : 탬파베이 라이트닝
MLB : 1998~2000 뉴욕 양키스 쓰리핏 이후 리핏 無
NBA : 00~02 : 레이커스 / 08&09 : 레이커스 / 12&13 : 마이애미 / 17&18 : 골든스테이트
그리고 2025년 플레이오프에서 현재까지 살아남은 네 팀은 OKC, 미네소타, 뉴욕, 인디애나로 모두 2020년대 우승 이력이 없는 새로운 팀들이다. 이로써 누가 우승을 하든 2019년부터 2025년까지 7개년 동안 7개의 서로 다른 프랜차이즈가 우승을 하게 됨으로써 NBA 역사상 최초로 7년 구간 동안 1개 프랜차이즈가 2번 이상 우승을 하지 않는, 역사상 가장 평준화된 Era를 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종전 기록은 1975년~1980년, 6개의 다른 프랜차이즈가 우승)
1975~1980년 우승팀
1975 :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1976 : 보스턴 셀틱스
1977 :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1978 : 워싱턴 불레츠
1979 : 시애틀 슈퍼소닉스
1980 : LA 레이커스
* 1981년에 1976년 우승팀인 보스턴이 다시 우승
이렇듯 1970년대 후반 평준화되었던 NBA는 매직 존슨과 래리 버드가 양대 독식했던 1980년대, 마이클 조던 혼자서만 무려 6회의 우승과 파이널 MVP를 독식한 1990년대, 샤크&코비&던컨의 2000년대와 르브론&커리의 슈퍼팀 시대인 2010년대를 거치면서 평준화보다는 ‘특정팀의 왕조’로 40년을 지나왔다.
그렇다면 2020년대에 리핏이 아직까지 나오지 않는 원인은 무엇일까.
① Special Case
▲ 2019-2020 토론토 랩터스
혹자는 농담으로 말한다. 2020년대에 아직까지 ‘왕조’라고 불릴 만한 팀이 없는 것은 카와이 레너드가 만든 나비효과라고..
무려 직전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끈 에이스이자 파이널 MVP 수상자가 다음 시즌 개막 전에 팀을 떠나는 케이스를 카와이 레너드가 만들었다. 롤 플레이어들은 우승 후에도 많이 교체되는 경우가 많지만 축을 담당하는 1~3옵션은 대부분 유지가 되면서 큰 변수(부상 등)가 없으면 디펜딩 챔피언은 다음 시즌에도 우승 후보로 분류되는 것이 통상적인 흐름인데, 파이널 MVP 수상자가 그것도 FA로 팀을 떠나면서 토론토 랩터스는 2019년 우승팀임에도 불구하고 19-20시즌에 우승 후보로 전혀 분류되지 않았다.
하지만 남아 있는 ‘잇몸’들, 파스칼 시아캄과 카일 라우리를 중심으로 프레드 반블릿, 노먼 파웰, 서지 이바카 등이 훌륭하게 이들을 보좌하면서 정규시즌 53승 19패로 2번 시드를 획득했다. 비록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보스턴 셀틱스에게 7차전 끝에 패하기는 했지만 레너드가 떠났음에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으며 디펜딩 챔피언으로써의 자존심은 충분히 지켰던 시즌이 토론토의 19-20시즌이었다.
② 부상
▲ 2020-2021 LA 레이커스
커리어 내내 강철 같았던 르브론 제임스지만 코로나로 인해 이례적으로 2020 파이널을 10월 중순까지 소화하고 약 2달의 휴식기만 거친 채 20-21시즌을 시작하는 건 상당히 무리였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때 이미 만 36세의 나이로 선수로써는 완전히 꺾인다고 봐도 무방한 나이, 결국 제임스가 27경기 결장, 커리어 내내 유리몸이었던 앤써니 데이비스는 시즌의 딱 절반인 36경기 결장(코로나로 인한 72경기 단축 시즌)을 하면서 레이커스는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7번 시드를 받게 된다.
하지만 이 시즌에도 디펜시브 레이팅은 전체 1위를 할 정도로 수비력의 단단함을 유지되고 있었고 2번 시드로 올라온 피닉스 선즈는 크리스 폴과 제이 크라우더를 제외하면 주전 대부분이 플레이오프 경험도 없었던 로스터였기에 7번과 2번 시드로는 이례적으로 당시 각종 도박 사이트나 예측에서 탑독이 레이커스로 분류되기도 하는 등 무난한 업셋을 예상하는 분위기였다. 물론, 결과는 2승 4패로 1라운드 탈락이었고 피닉스는 디펜딩 챔피언을 1라운드에서 꺾은 기세를 몰아 이 시즌 파이널까지 진출한다.
▲ 2021-2022 밀워키 벅스
야니스 안테토쿰보, 즈루 할러데이, 크리스 미들턴의 빅3가 모두 정규시즌 66경기 이상씩을 무난히 소화하는 등 주전 라인업이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고 3번 시드를 받은 밀워키 벅스는 플레이오프 시작 전만 해도 리핏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으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1라운드 도중 빅3의 한 축인 미들턴이 부상으로 아웃되고 말았고 미들턴이 없음에도 야니스 안테토쿰보의 괴물 같은 활약으로 2라운드에서 만난 보스턴 셀틱스와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으나.. 미들턴이 빠지자 습자지 같은 로스터에서 야니스의 득점 부담을 커버해줄 수 있는 선수가 없었고 결국 7차전에서 셀틱스에 패하면서 2라운드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직전 시즌의 피닉스와 마찬가지로 디펜딩 챔피언을 꺾은 셀틱스는 동부를 제패하고 파이널에 올랐다.
▲ 2022-2023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에이스인 스테픈 커리의 26경기 결장도 뼈아팠지만, 앤드류 위긴스가 시즌의 절반 이상인 45경기를 결장한 것이 워리어스의 전체적인 수비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빅 윙으로 전방위 수비수로 우승에 큰 기여를 한 위긴스의 장기 결장으로 직전 두 시즌 디펜시브 레이팅 5위, 1위였던 워리어스는 이 시즌 디펜시브 레이팅 17위를 기록하면서 수비가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그리고 시즌 시작 전, 드레이먼드 그린이 조던 풀에게 연습 경기 도중 주먹질을 하는 등 부상 외에도 여러 가지 삐걱대는 요소가 많은 상태로 시즌을 시작한 워리어스는 극심한 홈-원정 불균형으로 경기력 기복이 심한 시즌이기도 했다.(홈 성적 : 33승 8패 / 원정 성적 : 11승 30패)
6번 시드로 플레이 인 토너먼트를 치르지 않고 직행, 3번 시드인 새크라멘토 킹스를 1라운드에서 꺾으면서 디펜딩 챔피언의 체면 치레는 했으나 2라운드에서 7번 시드인 레이커스에게 업셋당하면서 워리어스의 시즌은 마무리되었다.
③ 안일함
▲ 2023-2024 덴버 너게츠
위의 3개년 우승팀들(레이커스 – 밀워키 – 골든스테이트)이 정규시즌 혹은 플레이오프에서 부상으로 신음한 것과 달리, 2023년 우승팀 덴버는 그 다음 시즌에도 큰 부상 공백 없이 한 시즌을 치렀으며 로스터의 공백도 크게 없었고 2번 시드(1번 시드와 승률은 동일, 우승 시즌보다 +4승)를 따내면서 리핏의 기대감을 높였다.
컨퍼런스 세미파이널에서 만난 미네소타는 젊은 슈퍼에이스인 앤써니 에드워즈를 필두로 무섭게 올라오고 있는 팀이기는 했으나 경험이나 노련함에서 덴버의 우위가 예상되었고 홈코트 어드밴티지 역시 덴버에게 있었다.
하지만 홈에서 펼쳐진 첫 두 경기를 모두 내준 덴버는 우여곡절 끝에 7차전까지 시리즈를 끌고 갔으나 7차전, 믿을 수 없는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전반전 끝났을 때 점수차는 15점, 그리고 3쿼터 한때 20점차까지 앞섰던 덴버는 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당하고 말았다.
7차전, 각각 35점과 34점을 넣으며 69점을 합작한 자말 머레이와 니콜라 요키치 원투펀치 외에는 두자리수 득점을 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던 덴버에 비해 미네소타는 6명의 선수가 10점 이상을 기록했다. 정작 에이스였던 앤써니 에드워즈가 야투 25%(6/24), 16득점에 그쳤음에도 미네소타의 롤 플레이어들의 ‘간절함’이 덴버 롤 플레이어들의 ‘안일함’을 이겼던 경기였다.
[미네소타 vs 덴버(2024 세미 컨퍼런스 파이널 7차전) 하이라이트]
▲ 2024-2025 보스턴 셀틱스
마지막으로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뉴욕 닉스에게 2승 4패로 탈락하면서 역시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에 실패한 2024년 우승팀인 보스턴 셀틱스 역시 위의 덴버처럼 큰 전력공백 없이 시즌을 맞이하였고 잔부상은 있었으나 주요 선수들의 장기 부상(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 제외) 없이 건강히 시즌을 치르면서 61승 21패, 2번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였다.
그리고 컨퍼런스 세미 파이널에서 만난 뉴욕 닉스는 정규시즌에 4전 전승을 기록할 정도로 보스턴에게는 상극이었던 팀, 무난한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이 예상되었다. 하지만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홈에서 2연속 20점차 리드를 날리는 대역전패로 1,2차전을 내준 셀틱스는 2승 4패로 시리즈를 내주고 만다.
물론, 농구에서 역전패를 당할 수 있지만 셀틱스의 1,2차전 역전패는 내용이 너무나 좋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두 경기 모두 후반전에 큰 점수차로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쫓기듯이 3점슛 시도를 남발하였으며 이것은 바로 상대 속공 등으로 이어져 점수차를 좁히는 빌미가 되고 말았다. 이 두 경기에서 셀틱스의 슛감이 좋았던 것도 아니었으며 두 경기에서 모두 셀틱스의 3점 성공률은 25%였다.(2경기 도합 100개 시도 25개 성공)
4차전 제이슨 테이텀의 아킬레스건 부상 등의 악재도 분명 있었지만 테이텀이 부상당하기 전에도 셀틱스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들에게서 ‘안일함’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보스턴 셀틱스 vs 뉴욕 닉스, 1차전 하이라이트]
[보스턴 셀틱스 vs 뉴욕 닉스, 2차전 하이라이트]
종합해 보면 리핏이 안 나오고 있는 가장 큰 사유는 전력이 평준화된 것은 맞는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샤크&코비나 2010년대 마이애미 빅3와 골든스테이트의 햄튼5 등 자연재해 급의 슈퍼스타 콤비가 있는 팀은 현 시대에는 없고 결국 현 NBA는 전력 평준화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부상 등의 사례가 나오는 것에 알 수 있듯이 분명 현 시대 농구가 부상에 취약한 것도 팩트이다. 80년대, 90년대와 같은 스케줄을 소화하고는 있지만 농구의 페이스나 공격/수비 전술의 변화 등으로 인해 같은 1경기를 뛰어도 체력 소모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은 각종 데이터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디펜딩 챔피언은 정규시즌 82경기에 더해서 플레이오프를 20~30경기를 소화하게 되는데 이것이 그 다음 시즌에 영향을 분명히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력 평준화는 팬으로써 쌍수 들고 환영할 일이나 그 평준화의 원인 중 하나가 부상이라는 것은 너무나 안타깝다.
첫댓글 결국 현재 경기 트렌드가 예전에 비해 체력소모가 심해졌다는게 정말 큰 이유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시대가 지나며 전체 선수들 기량이 평균적으로 많이 올라간게 느껴져요.
오 이 좋은 글을 왜 이제 봤을까요. 감사합니다!
NBA를 짤로만 보고있다 이제 글로 보고 있습니다.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전'에서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할 때에요.
1.아이버슨, 코비처럼 40분 뛰는 시대는 끝났고 정규시즌의 적절 출전시간은 30분 초반
2.경기수도 지금과 같은 강도에서는 70경기 내외로 휴식이 필요합니다.
3.무엇보다 안정적인 9인 체제를 만드는 것
이 세가지가 강팀으로 가는 필수조건이 될 것 같습니다. 역설적으로 확고한 뎊스(9인체제)는 그만큼 빨리 해체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왕조를 구축한다는게 더 어려워지는 요즘 리그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