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은 어떻게 될까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과 엄성우 교수님께서 어른이 되는 요건을 세밀히 설명해 주신 책,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어른은 이런 거야! 이 정도쯤이어야 어른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 어른이 얼마나 멋진 이인가! 하며
우리에게 '어른이 되기를 독려하시며 따뜻하고 살가운 손을 내밀고 계십니다.
저자이신 엄성우 교수님께서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말씀하고 싶으셨던 어른의 요건은 겸손, 감사, 효, 신뢰, 정직 이 5가지를 들고 계십니다.
왜 일까? 왜 이 5가지 일까? 하는 질문부터 시작된 궁금증은 차례를 보면서 안도의 숨을 쉬게 됩니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한 순간이라도 떠올려 보았을 법한 질문들이 너무도 세밀하고 섬세하게 우리의 둔해진 어른으로서의 윤리적 감각들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1장 겸손 에서는
- 왜 겸손해야 할까?
- 겸손한 사람은 자신에 대해서 잘 알까?
- 겸손하면서도 높은 자존감과 자신감을 가질 수는 없을꺼?
제2장 감사 에서는
- 감사는 무엇으로 이루어졌을까?
- 감사의 적절한 기준은 무엇일까?
- 감사는 의무가 될 수 있을까?
제3장 효 에서는
- 왜 지금 효를 이야기할까?
- 효의 윤리적 근거는 무엇일까?
- 관계적 덕목으로서의 효는 무엇일까?
제4장 신뢰 에서는
- 스스로의 의지로 신뢰할 수 있을까?
- 어떤 사람이 신뢰할 만할까?
- 못 믿는 마음과 잘 믿는 마음은 왜 나쁠까?
제5장 정직 에서는
- 정직과 솔직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정직한 것일까?
- 자신에게 정직하지 못할 수도 있을까?
이것은 간단히 예를 든 것일뿐 책을 들여다 보면 너무도 신기할 정도로 저자 엄성우 교수님은 우리의 삶을 마치 얇게 포를 뜨시는 것처럼 섬세하게 다루고 계십니다.
이 영역에 대해서 평소에 많은 고민을 해 오신 분들이라면
아마도 오열을 하며 눈물을 흘렸던 저처럼 큰 감동이 있을 것입니다.
특별히, 신뢰라는 것이 '어른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과
정직이라는 것을 '속지 않을 권리를 존중받는 것'이라는 설명은 제게 놀라움을 갖게 하셨습니다.
신뢰에 대한 아래의 특별한 설명은 생각지 못한 보물을 얻은 기쁨을 갖게 해 주었습니다.
신뢰심이란 결국 불신심과 경신심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좋은 담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는 영국의 속담이 있지요. 한국의 옛 담장은 적절한 높이로 균형잡힌 신뢰심의 모습을 잘 구현합니다. 불신심을 가진 사람은 높다란 담장에 지붕까지 철책으로 막아놓고 문까지 두꺼운 철문으로 설치하여 아무도 넘볼 수 없는 집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함으로써 안전함은 확보가 되지만 달리 말하면 아무도 들이지 못해 외로운 삶을 살게 되겠지요. 반대로 경신심을 가진 사람은 아무런 담도 세워놓지 않아 누구나 쉽게 넘나들 수 있게 해놓은 집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좋은 사람도 들어오지만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도 들어와 범죄를 저지르기 쉽게 하니까요 그에 비해 어깨높이 정도인 한국의 옛 담장은 신뢰심과 닮아 있습니다.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높이는 아니지만 그 담 너머로 서로 시선을 주고받으며 어느 정도 교감을 나눌 수 있지요. 적절한 담의 높이를 찾는 것처럼 불신과 경신 사이에서 사람을 잘 믿을 수 있는 신뢰의 정도를 찾아내는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 p.229 |
'좋은 담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
증용의 덕이 잘 덧입혀진 한국의 옛 담장같이 서로의 시선과 미소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적절한 높이의 관계를 갖는 것이 신뢰의 미덕이라는 설명은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저지르기 쉬운 배신 등의 아픔에 연고를 바르는 듯 합니다.
책을 덮으며
이 5가지 덕목이 어른으로서 갖추어야 할 매우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새롭게 깨닫게 해 주신 엄성우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책을 처음 열면
"나다움을 잃지 않고 어른답게 산다는 것" 이란 문구를 볼 수 있습니다.
'나'라는 모습을 읽지 않으면서 '어른'일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완벽한 어른이 되라고 호통치시지 않으시고
우리가 귀찮아서 무서워서 똑바로 보지 못했던 질문들을
하나하나 섬세하게 되짚어 주시고 다정하게 열어보여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어른이 꼭 슈퍼맨같은 힘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른답게 산다면 아이들에게는 '슈퍼맨'일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