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지만 마음 편히 웃을 수 없었다.”
이 문장은 영화 어쩔 수가 없다를 관람한 대부분의 관객이 느낀 감정을 가장 정확히 표현한 문장일 것입니다.
이 영화는 웃음의 포장지 속에 불편한 진실을 감춰 놓았습니다.
자동화와 인력 감축,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타인을 밟아야 하는 경쟁 사회 속에서 우리는 과연 ‘인간’으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단지 영화 속 인물들에게만 던져진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경고음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배경은 자동화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한 시대입니다.
기계가 모든 일을 처리하는 세상에서 인간은 더 이상 ‘필요한 존재’가 아닙니다.
이 설정은 단순한 미래적 상상이 아니라, 이미 현실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AI, 로봇, 플랫폼 산업이 인간의 자리를 대체할수록, 우리는 점점 더 ‘쓸모’를 증명해야 하는 존재가 되어 갑니다.
그래서 영화는 이렇게 묻습니다.
“일이 사라진 시대에 인간의 존엄은 어디에 존재할까?”
결국 남는 것은 ‘태도’뿐입니다.
염혜란 배우의 대사처럼, 문제는 해고 그 자체보다 인간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에 있습니다.
무관심, 냉소, 그리고 이기심이야말로 현대 사회의 진짜 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아이는 썩어가는 사과나무를 바라봅니다.
그 시선은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어른 세대가 만들어 놓은 ‘도덕적 부패’의 상징으로 읽힙니다.
가족이 끝내 지켜낸 평화는 결국 타인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이며
그 아이의 침묵은 세대가 물려받은 죄의식의 시작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 평화는 결코 지속될 수 없습니다.
썩어가는 사과나무는 ‘우리 사회의 양심’이 부패하고 있음을 고발하는 상징으로 다가옵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계급 구조의 수직적 폭력을 풍자했다면,
박찬욱 감독의 어쩔 수가 없다는 경쟁 사회 속 인간성의 수평적 붕괴를 그립니다.
두 감독 모두 사회 시스템을 비판하지만,
박찬욱 감독은 인간의 내면에서 비롯되는 ‘윤리의 타락’을 더욱 차갑게 응시합니다.
“어쩔 수 없다”는 말은 핑계와 생존 사이의 회색지대에 존재합니다.
이 영화는 그 문장을 통해, 우리 시대의 도덕적 감각이 얼마나 무뎌졌는지를 보여줍니다.
만수의 살인은 체제의 희생이자, 동시에 우리 모두의 초상입니다.
그가 살인을 저지를 때마다 죄책감이 옅어졌던 것처럼,
우리 또한 매일의 타협 속에서 ‘악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이 영화는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당신은 오늘, 몇 번이나 어쩔 수 없다고 말했습니까?”
그 말 한마디가 쌓여 한 사회의 윤리가 서서히 썩어 갑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남는 것은, 썩어가는 사과나무처럼 병든 우리의 양심일 것입니다.
위 질문지는 실제로 제가 독서토론에서 썼던 질문지입니다.
필요하신 분들은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
“웃기지만 마음 편히 웃을 수 없었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여러분은 이 영화에서 웃음과 불편함이 동시에 느껴졌던 순간이 있었나요?
자동화와 인력감축이 배경으로 깔린 이 영화는 ‘노동의 종말’ 이후 인간이 어떤 존재로 남을지를 묻습니다. 여러분은 그 질문에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어쩔 수 없다”는 말은 자기합리화일까요, 아니면 생존 본능일까요?
만수의 선택(살인)은 ‘악’일까요, 아니면 ‘체제 속의 순응’일까요?
만수가 죽인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미래를 가로막는 경쟁자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타인의 실패’를 통해 안도감을 느끼는가요? 우리가 타인의 불행을 소비하는 현대사회의 무감각과 어떤 연결점을 갖고 있나요?
이병헌 가족이 끝내 지켜낸 ‘평화’는 타인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평화가 지속 가능하다고 보시나요?
마지막 씬에서 썩어가는 사과나무를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은, ‘세대의 죄의식’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염혜란의 대사처럼, 문제는 ‘해고’가 아니라 ‘태도’라면, 현대 사회의 진짜 병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해고된 기술자들’입니다. 이들이 서로를 경쟁자 혹은 제거 대상으로 여기는 모습은 현대 노동의 어떤 비극을 보여주나요?
만수가 살인을 저지를 때마다 점점 더 죄책감이 점점 희미해지는 과정은, 인간이 ‘악’에 익숙해지는 과정인가요? 아니면 생존을 위한 진화인가요?
“만수의 살인이 경쟁의 은유”라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형태의 ‘살인’을 일상적으로 저지르고 있을까요?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타인을 밟는다면, ‘도덕’은 어디에 존재해야 할까요?
만약 당신이 감독이라면, 마지막 장면(사과나무, 공장, 가족)을 어떻게 마무리했을까요?
이 영화가 박찬욱 감독의 기존 작품들과 어떻게 다르다고 느껴졌나요? (예: ‘대중성’, ‘코미디의 농도’, ‘미장센의 의미화’ 등)
평점 논란처럼,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내용은 다르지만 비슷한 면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박찬욱 감독의 흥행 성향을 비교해보았을 때, 관객층과 영화 스타일의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박찬욱 감독 영화의 강렬한 주제와 표현주의적 화면 때문에 대중성이 제한되는데, 이런 작품성과 흥행 사이의 균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박찬욱 감독이 방대한 영화 경험과 B급 영화 애정을 작품에 반영한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영화광적 성향'이 그의 영화 연출과 스토리텔링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또한 감독이 스스로 공포 영화나 잔혹한 장면을 즐기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의 연출 스타일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이 영화에서 제일 기억에 남거나 좋았던 대사는?
이 영화를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여러분에게 ‘어쩔 수가 없다’는 어떤 문장으로 남았나요? 평론가처럼 한줄평으로 답한다면?
영화를 보고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무엇이었나요? 그 장면이 당신에게 특별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캐릭터 중 누가 가장 불쌍하다고 느꼈나요? (만수 / 아내 / 딸 / 경쟁자들 중 감정선 분석)
영화 속에서 ‘가장 한국적’이라고 느낀 장면은 무엇이었나요?
이 작품처럼 웃음과 불편함이 공존하는 영화를 본 적이 있나요? (ex) 기생충, 조커)
첫댓글 아직 영화 못 봤는데, 꼭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