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백패킹이다] 기차 타고, 나 홀로 숲으로
월간마운틴 | 안준영 사진 신희수 | 입력 2014.10.02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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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NTAIN=
↑ 0001(기차는 정해진 선로를 벗어나지 않고 달린다. 그러나 기차에서 내린 여행객의 발길은 일상이란 선로를 벗어난 곳으로 향한다.)
글안준영 기자사진신희수 기자협찬Rab]밤에도 식을 줄 모르는 열기에 창문을 열어 놓고, 홑이불마저 걷어차며 자던 때가 엊그제였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진 가을바람이 살갗에 닿으면 문득 '한 해가 기울고 있구나' 계절 바뀌는 걸 새삼 놀랍게 생각한다. 앉아만 있었는데 계절이 달라져 있다는 생각에 억울한 마음을 걷잡을 수 없는 이 가을, 나만을 위한 여행을 떠난다.
↑ 0005(차창을 바라보며 열차 도시락을 먹는다. 청량리역에서 아침 8시에 출발하는 오트레인은 오후 1시가 다 돼서야 분천역에 도착한다.)
백패킹의 매력은 배낭 하나 메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 낯선 동네의 허름한 여관방에서 궁상떨지 않고도 홀로 긴 밤을 지새울 수 있는 여행이 백패킹이다. 하룻밤, 길게는 몇 날밤에 필요한 장비들을 배낭에 넣어보자. 너무 욕심 부리는 바람에, 그 배낭 무게에 짓눌린다면 여행은 결코 즐겁지 않다. 처음은 누구나 그렇다. 이것도 저것도 필요할 것 같아 챙겨온 물건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배낭의 무게를 줄여가는 과정 자체가 백패킹이다. 머릿속이 쓸데없는 고민들로 가득할 때, 배낭의 짐을 빼듯이 머릿속 고민들도 덜어낼 수는 없을까.
↑ 0003(열차에서 내린다. 선로와 선로가 만나는 점에서 열차는 작아지다가 이내 눈앞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가야할 길이 나타났다.)
여유를 즐기는 기차 여행목적지까지 가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집에서부터 걸어갈 것이 아니라면 자가용, 버스, 기차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모처럼만에 혼자 여행이라면 운전의 피로가 없는 대중교통이 좋다. 버스와 기차 중에서는 멀미가 덜하고, 차내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기차를 추천한다.기차 여행으로 테마를 잡았다면, 어디로 가는 기차를 탈 것인가 정해야 한다. 관광지를 찾아가는 여행이 아니기 때문에 대상지 선정에 어려움이 있다. 무작정 기차를 타고 간 곳이 부산이나 경주 같은 유명 관광지라면, 기차여행이라 할지라도 백패킹을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산간 지역을 찾아가는 기차를 타야 한다.
↑ 0002(분천역은 석탄 사용이 줄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에 이용객이 감소했다가 2013년 4월에 오트레인·브이트레인 관광열차의 개통으로 제2의 역사를 쓰고 있다. 또한, 브이트레인 시발점이자 종점이며, 작년에는 스위스 체르마트역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중부내륙순환열차 오트레인(O-train)과 백두대간 협곡열차 브이트레인(V-train)은 코레일에서 2013년 4월에 개통한 관광열차다. 서울에서는 서울역과 청량리역에서 오트레인을 탈 수 있다. 오트레인은 제천, 영월, 태백, 봉화, 영주, 단양 등 중부내륙권을 순환한다. 일부역에서는 짧은 관광을 하도록 10~15분가량 정차하기도 한다.오트레인은 4명이 마주보고 앉을 수 있는 좌석, 2명이 나란히 앉는좌석, 혼자 창밖을 볼 수 있도록 만든 좌석 등 다양한 좌석이 있어 혼자서든 여럿이든 각자의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열차다. 특히 혼자서 앉게 만든 좌석은 나홀로 여행객들이 좋아할만한 좌석이다. 옆자리에 누군가가 앉을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창밖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고속버스와 달리 열차 운행 중에도 화장실이든 매점이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기차 여행이 갖는 장점이다. 오트레인의 예약은 기차역에서 현장 발매할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 앱 '코레일톡'을 이용해 간편하게 예매할 수도 있으며, 좌석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 0006(열차 여행은 사실 버스로 가는 여행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하지만 여행의 목적은 목적지에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느냐다.)
사실, 목적지에 빠르게 도착하려면 오트레인보다는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그러나 여행의 목적이 단지 그곳에 빨리 가는 게 아니라면 기차를 타길 바란다. 목적지를 향해 가는 동안 다른 곳을 둘러보기도 하고, 열차 안에서 사색을 즐길 수 있는 건 기차 여행자만의 특권이다.산골마을 트레일의 출발지, 분천역오트레인은 소백산과 태백산을 에두르며 산간 마을들을 이어준다. 특히, 영월~민둥산~고한~추전~태백~철암~승부~양원~분천 구간은 산골짝을 통과한다. 이 중 승부~분천 구간은 낙동강 최상류 지역으로 맑은 강을 볼 수 있다. 탄광 산업의 번성기에는 오히려 검은 강물이 흘렀다고 한다. 지금은 그때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바닥까지 비칠 정도로 물이 맑다. 백패킹을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승부역, 양원역, 분천역과 연계되는 걷기 길을 이용해 백패킹을 할 수 있다.
↑ 0007(담벼락이 예쁘게 칠해진 골목길을 걷는다.)
분천역은 1956년에 문을 열었다. 탄광 산업이 활성화되던 70~80년대에서는 분천에서도 태백으로 탄광일 하러 가는 광부들이 많았다고 한다. 덕분에 분천역 앞마을은 산골임에도 상업이 발달했었다. 분천역 앞에 있는 '향수 슈퍼마켓'에는 언제 것인지 모를 '향수다방' 간판이 그대로 걸려 있다. 폐광과 도로 교통의 발달 등으로 분천역 이용객이 줄어들고 분천역 마을은 조용한 시골 마을이 돼 버렸다. 낙동강 상류 지역의 영동선 기차역은 분천역뿐만 아니라 양원역과 승부역도 있다. 양원역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자로 설립된 기차역이면서, 가장 작은 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늘도 세 평, 꽃밭도 세 평"인 승부역은 자동차로는 찾아갈 수 없는 오지의 기차역이다. 이 중에서도 분천역은 농특산물판매장, 관광안내센터 등 관광 인프라가 비교적 잘 돼 있다. 주변에 식당과 매점, 찻집 등이 있으며, 그린스퀘어 유카셰어링・자전거 대여 등을 이용해 주변 관광지를 둘러볼 수도 있다.
↑ 0008(분천역 앞, 농특산물판매장에서 보리빵, 감자떡, 옥수수 등을 산다. 저녁 한 끼만 때울 요량으로 음식은 적게 준비한다.)
백패킹 들머리로써 분천역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식당과 먹거리 장터가 있다는 것. 1박2일 일정의 백패킹일 경우에는 분천역 근처에서 첫날 점심과 복귀일의 점심을 해결하고, 야영지에서 먹을 저녁과 다음날 아침 정도만 준비하면 되기 때문에 배낭의 무게를 줄일 수 있다. 단, 분천역 앞 상점인 '향수 슈퍼마켓'에는 생수와 라면, 과자 정도만 구비돼 있으므로, 그밖에 먹을거리와 필요한 물품은 집에서부터 챙길 것.
↑ 0010(분천역 앞에 있는 작은 상점이다. 옛날엔 다방이었는지 '향수다방' 간판이 빛바랜 사진처럼 달려 있다.)
철길 따라 강줄기 따라분천역의 백패킹은 분천역 부근에 개발된 걷기 길을 따라가는 것이다. 낙동정맥 트레일, 체르마트길, 양원승부비경길 등이 있지만 분천역에서부터 바로 연계되는 걷기 길은 낙동정맥 트레일이다. 낙동정맥 트레일은 분천역에서 시작돼 굽이치는 낙동강을 따라서 비동1교와 2교를 건너 비동마을을 거친다. 비동마을에서 숲길을 따라가면 승부역이 나온다. 거리는 약 6.8km로 한나절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 0009(낙동강 최상류 지역은 강바닥이 비칠 정도로 물이 맑다.)
백패킹 목적으로 낙동정맥 트레일을 걷는다면 비동1교와 2교 사이에 쉼터에서 야영을 할 수 있다. 걷기 여행자들을 위한 쉼터이기 때문에 야영을 할 계획이라면 걷기 여행객이 이용하지 않는 밤 시간에만 이용하길 권한다. 쉼터에는 나무 데크와 정자가 설비돼 있지만, 화장실 및 개수 시설은 없다. 산책길이 조성돼 있지만, 찾아오는 사람이 많지 않아 잡풀이 우거져 있으며, 모기가 많다. 쉼터 곳곳에서는 누군가 모깃불을 피운 흔적이 남아 있다. 굳이 모깃불을 피우고자한다면 구멍 뚫은 깡통 또는 소형 화로를 이용해, 땅에 떨어진 잔가지만 주워 불을 피우자. 그리고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 가고, 취사 역시 물을 끓이는 정도로만 제한해주길 바란다.INFORMATION시외버스 이용서울에서 출발하는 오트레인은 오전 시간대에 운행하지만, 분천역에서 서울로 가는 오트레인은 오후 5시경에 운행한다. 그보다 먼저 서울로 돌아와야 할 경우에는 분천역 근처인 현동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하면 된다. 현동에서 동서울로 가는 버스 시간은 오후 12시 5분이며, 요금은 21,600원이다.그린스퀘어분천역에서는 자전거 및 자동차를 대여할 수 있다. 사용 시간에 따라 이용요금이 다르다. 문의 054-672-9748자전거 대여
↑ 0011(그린스퀘어 자전거 대여)
유카셰어링
↑ 0012(그린스퀘어 유카셰어링)
Backpacking It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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