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한지 43년이 되어 우리는 만났다.
은빛 강물이 흘러 푸른 바다에서 만나듯, 여리기만 했던 영혼들은 이곳에 모여 반가움의 바다로 출렁댔다.
강물이 넓은 바다에 닿으려 긴 세월을 흐르듯, 우리의 삶도 반가운 해후의 바다를 만들려 그리도 많은 시간이 흘렀나보다. 수줍은 소녀는 당당한 아줌마로 변했고, 얼굴에 깊어진 구김살 만큼이나 열정적이던 우리의 삶은, 모두의 얼굴에 자랑스러운 주름 훈장들을 새겨 주었다. 질곡진 삶이 세월속에 안겨준 아름다운 상장들이리라.
우리의 영혼과 영혼은 서로를 얼싸안고 끝없는 흥겨움에 빠졌다. 인생은 원래 기쁨과 즐거움을 타서 마시고 그 맛에 취해야 제격 아닌가. 맘껏 웃고 행복에
젖다보니, 정해진 며칠이 찰나로 변했던가 순식간에 녹아 버렸다.
짙은 사랑은 언제나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 것, 이화 교정에서의 어린 시절 만큼이나 순수했던 우리의 여정은 마침내 또 다른 그리움을 탄생시키며 잠시 마침표를 찍었다.
언제인가의 뜻깊은 해후를 서로의 눈빛으로 약속하며 반가운 만남과 노을빛으로 채택된 며칠의 고은 추억들은 가슴마다 깊게 새겨졌으리라.
사정이 여의치 못해 이번 여행에 참석 못한 동문들과 동참한 친구들 모두가, 언젠가는 이화의 품안에서 서로를 따뜻이 보듬는 날을 기대해 본다.
친구여! 삶과 함께 익어간 그대들의 모두를 사랑한다.
- 15회 권영애 선생님께서 작성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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