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시드니 셀던의 법정소설이다. 미국의 법정소설은 우리와는 달리 검사와 변호인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는데 이 소설의 주된 쟁점은 다음과 같다.
페이지태프트, 케트헌터, 하니태프트 등 의과대학을 갓 졸업한 여의사 셋이 시립병원 레지던트로 근무하면서 아파트 한 채를 얻어 공동체 생활을 하게 되는데 각자의 관심분야는 모두가 달랐다. 그러던 어느 날 페이지는 완고하고 괴팍한 70대 크로틴이라는 노인을 환자로 맞게 된다. 크로틴은 의심이 아주 많고 더욱이 여의사는 믿지도 않는 사람으로 진찰때마다 비협조적이며 때때로 심한 욕설까지 하는 성격의 소유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지는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정성을 다하여 치료를 해주자 크로틴의 마음도 점차 바뀌기 시작했으며 마침내 그들은 가장 바람직한 환자와 의사로서의 관계를 형성해나간다. 그러나 크로틴은 암말기 환자로 회복가능성이 없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많은 재산을 누군가에게 상속시키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크로틴은 자신을 극진히 치료해주는 페이지를 상속인으로 지정하겠다고 결심하고 암 말기 환자의 혹독한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페이지에게 안락사를 부탁하게 된다. 그러나 페이지는 이를 거절하고 계속 희망을 주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그의 부탁을 들어주어 실행에 착수하게 된다. 페이지 재판의 주요 심문장면은 다음과 같다.
닥터페이지, 크로틴은 당신의 환자였습니까, 그렀습니다./ 더 이상 치료가능성은 없었습니까, 네 전혀 없었습니다./ 페이지 당신은 크로틴의 생명을 끊기 위해 치사량의 인슐린을 주사했습니까, 네 그분은 더 이상 고통을 견딜 수 없다고 애원했습니다. / 페이지, 그사람의 생명을 끊는데 주저하지 않았습니까, 죄책감을 갖은 것을 느끼지 않았습니까, 페이지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누구든지 크로틴의 상황을 보았다면 며칠 더 그 엄청난 고통을 당하면서까지 살게 한다는 것이 아무 의미도 없다고 했을 것입니다.
결론은 안락사의 허용 여부로 귀착된다. 안락사란 회복할 수 없는 죽음의 단계에 들어선 고도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생명의 자연적 종기를 인위적으로 앞당기거나 가능한 연장조치를 중단해 버리는 경우를 말한다. 통설에 의하면 환자가 불치의 병으로 사기에 입박했을 것, 환자의 고통이 극심할 것, 고통의 완화목적으로 행할 것, 환자의 의식이 명료한 때 본인의 진정한 승낙이 있을 것, 의사에 의해 시행될 것, 방법이 윤리적으로 타당한 할 것 등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페이지의 행위는 단순한 생명 연장장치의 제거가 아닌 적극적인 독약 주사인 점에 문제가 있다. 통설적 조건을 갖추었다 할지라도 적극적 안락사는 현행법상 살인죄로서의 처벌은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소설에서 페이지는 바커박사의 결정적 증언으로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되었지만 적극적 안락사는 인간 생명존중의 견지에서 어떠한 경우라도 허용될 수 없다. 인간은 권리의 실현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므로 죽을 때라도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