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4일에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종교인 100일 순례단이 서울에서 해단식을 가졌습니다.
그 곳에서 미래세대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자신과 같은 순례를 하고있는 저희 강강수월래단에게 발언을 부탁했습니다.
그래서 디딤돌인 제가 모두의 뜻을 담아서 24일에 서울에서 발언을 하고 왔습니다. 아마 이런게 사회와 강강수월래단을
연결시켜주는 디딤돌의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때 읽은 글을 올려드리겠습니다.^ ^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종교인 100일 순례단 미래세대의 글.
안녕하세요? 저는 ‘청소년 강강수월래단’의 디딤돌 백동훈입니다.
청소년 강강수월래단은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어 4월 14일부터 5월 31일까지 한반도 운하가 건설될 한강에서 낙동강을 47박 48일 동안 걸으며 우리 강을 보고 느끼고 한반도 운하가 앞으로 우리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또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순례를 통하여 알아가는 ‘청소년 강을 노래하다’ 순례단 입니다.
강강수월래단은 어린친구는 14살부터 많게는 19살까지 일반학교에 다니고, 대안학교에 다니고,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 각자 사는 곳은 다르지만 인간과 자연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두 발로 우리의 강을 걸으며 마음으로 느끼기 위해 ‘한 뜻’ 으로 모인 친구들입니다.
지금까지 41일 동안 강과 함께 걸으며 우리들은 강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인간만 손대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강을 바라보며 자연의 자비로움과 강의 아름다움을 느꼈지만 인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강을 보며 인간의 무책임함, 이기적인 모습을 통해 가슴이 울기도 하였습니다.
무엇이 이토록 강을 아프게 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단순한 인간의 욕심 때문일까요. 자연은 먹을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가져가는데 왜 인간은 그러하지 못하고 더 크고, 더 빠르고,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발버둥 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본 강은 자신이 살기 위해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또 강은 자신을 살리며 우리 모두를 살리기 위해 흐르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다쳐가면서, 자신이 아파하면서까지 자신의 생명의 숨결을 다른 생명에게 전달해 주는 강을 보며 이 세상에 자연만큼 가슴 아픈 부모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때는 대구로 들어가면서 인간 때문에 시커먼 피부가 되어버리고 썩은 내가 나는 낙동강의 모습이었습니다. 우리가, 아니 어른들이 버린 폐수가 우리 모두의 입에 들어갈 텐데 아무런 대책 없이 그렇게 버리다니.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는 걸 이해하면서도 지금까지 자신을 해쳐도 언젠간 바뀔 모습을 생각하며 아무런 대답 없이, 아무런 소리 없이 있어준 자연에게 우리는 그리하면 안 되는 것 이었습니다.
순례기간 중에 항상 오염되고 더러운 강만 본 것은 아니었습니다.
걷는 내내 우리의 옆에는 항상 조용히, 그러나 힘차게 흐르는 강이 있었고 조금은 자연에 가까워지려는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5월 5일. 점촌에서 상주로 넘어갈 때의 강의 모습은 순례기간 중에서 가장 아름다웠습니다. 하늘은 하늘답게 제 숨을 쉬고 있었고, 나무와 풀들도, 그리고 강도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제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어린이날이었던 만큼 마음만은 아직도 어린이인 강강수월래단 친구들은 그러한 강을 보며 기분 좋게 웃었고 강 역시 우리를 반겨주듯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웃음 저 뒤편에는 자신을 지켜달라는, 아니 있는 그대로 있게 해달라는 쓰디쓴 미소도 있었습니다.
청소년 강강수월래단은 4월 14일부터 41일 동안 걸으면서 강의 모습을 우리의 두 눈으로 생생히 보았습니다. 그리고 5월 19일. 지금까지 보아온 강의 모습과 운하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토대로 ‘강강수월래’단의 운하에 대한 생각을 ‘반대’로 결정하였습니다.
우리는 경제적인 면에서 박사들도 아니고 물류에 대하여 열심히 공부한 사람들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의 눈으로 본 강의 환경을 생각하며 더 이상 우리의 강에 시멘트가 발리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물고기들이 죽는 모습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운하는 강을 살리지 못하는, 우리의 부모를 우리의 손으로 짓밟는 아주 큰 잘못이라 생각하여 우리의 행보에 ‘운하반대’ 라는 의미를 두었습니다.
그리하여 앞으로 ‘운하반대’를 위한 강강수월래단 UCC 제작과 노래 만들기, 강을 보고 느낀 것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편지쓰기, ‘운하반대’를 위한 서명운동 등 강을 살리기 위한 청소년들의 몸부림이 있을 것입니다.
저희가 이렇게 움직이기까지는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여러분의 힘이 컸습니다. 여러분들을 보고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우리가 하는 일이 절대 잘못되지 않았다는 확신과 믿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인간과 자연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살아갈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어른들이 먼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직접 몸을 움직여 생명을 모시기 위해 걸어왔던 이 순례. 별 다른 탈 없이 이 순례를 마치신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에게 존경스럽다는 말과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2008년 5월 23일 청소년 강강수월래단 디딤돌 백동훈.
첫댓글 마음으로 올린글 잘 보았습니다. 읽는 자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갈겁니다.
그렇습니다. 몸으로 겪고 마음으로 느낀 글이기에 더욱 감동입니다. 강강수월래단의 이후의 활약(?)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