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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가 관심을 끌고 있다. 우아하고 고상한 와인과 위스키를 제치고 시골술, 동네술 막걸리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막걸리.....막걸리라는 이름은 마구 걸렀다(거칠게 걸렀다)는 뜻에서 유래한 듯하다. 막걸리는 지방 마다 대포, 막걸리, 왕대포, 탁주(경북)라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효모가 살아있는 막걸리-생 막걸리-는 집집마다 된장 맛이 다르듯 모든 막걸리 양조장의 막걸리의 맛은 다르다. 막걸리는 인간적인 슬로푸드(Slow Food)의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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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품연구원 우리술연구센터에서는 막걸리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해 두었다. 막걸리는 증류 또는 정밀 여과해서 마시는 다른 술과 달리 곡물을 발효시키고 거칠게 걸러서 마시기 때문에 곡물 원료에서 오는 영양성분과 발효 생성물 및 포함된 미생물까지 모두 섭취하게 되는 독특한 술이다. 알콜도수가 낮고(약 6°) 영양성분이 많으며 사람에게 유용한 필수 아미노산이 10여종 함유되어 있다. 다른 술과 달리 막걸리에는 1.9%나 되는 단백질이 들어 있다. |
막걸리는 많은 비타민 B군을 포함하고 있어 남성들의 피로완화와 피부재생, 시력증진 효과를 낸다. 알맞게 들어있는 알코올 성분은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해서 체내에 축적된 피로물질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한다. 유기산은 막걸리에 0.8%가량 함유되어 있는데 피로물질을 제거하는데 한 몫을 한다. 일반적으로 술은 독할수록 간에 부담을 주며 혈당치가 떨어져 과음하면 혼수상태에 빠지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격한 변화를 보여 고혈압 등 성인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막걸리의 당질은 간에서의 알콜 분해 과정 중 소모되는 에너지에 의한 혈당의 감소 현상을 막아주고 비타민 B2와 콜린은 간의 부담을 덜어준다. 농촌에서 일꾼들에게 참으로 막걸리를 제공했는데 허기를 달래며 배를 든든하게 했던 술이 막걸리이다. 인간적인 술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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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에 양조장이 생기기 전부터 우리는 필요할 때 집에서 술을 만들어 써 왔다. 동네에는 특별히 술을 잘 만드는 댁네가 있기도 했다. 이집 저집의 술을 부탁받아 가서 만들어 주는 솜씨 좋은 댁네가 있었다. 술을 만드는 전통적인 방식(가정에서 만드는 가양주)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미리 누룩을 만들고(누룩을 만들려면 4주 이상 긴 시간이 필요), 고두밥을 식혀서 누룩과 함께 섞은 다음 단지에 넣고 물을 함께 섞어서 5~6일정도 발효하면 술이 만들어진다. 온도는 일반생활 온도 25~30도면 된다. 누룩은 집에서 만들 수 있지만 요즘에는 구입을 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전통적인 방식은 한 개의 단지 내에서 당화와 알코올발효가 동시에 진행된다. 양조장에서 만드는 개량식 막걸리 제조방법은 조금 다르다. 고두밥을 사전에 당화(糖化)하는 단계와 알코올을 만드는 2단계로 술을 만든다. 이렇게 단계적으로 만들면 숙성기간이 짧고 실패율이 그 만큼 적다. 이를 개량식 막걸리 제조 방식이라 하고 막걸리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방식이다. 개량식 막걸리를 제조 하는 방법은 두 단계이다. 첫 단계가 고두밥에 당화균인 백국(白麴) 분말을 뿌려서 30~35도 정도에서 하루정도 방치하면 고두밥의 표면이 하얗게 부스러지듯 갈라지는데 당화균이 녹말을 포도당으로 바꾸는 당화(糖化)라는 1단계 과정이다. 지나치게 오래두면 막걸리가 너무 시게 되므로 이를 피하는 것이 좋다. 백국은 1940년대부터 일본에서 당화균을 정제 확대하여 개발, 제품화되어 막걸리 제조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
발효 중인 生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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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는 알코올 발효단계다. 알코올 발효에는 효모배양액이 사용된다. 효모배양액은 양조장에서는 ‘주모’(酒母 술을 만드는 효모)라고 한다. 양조장에 불이나면 가장 먼저 챙겨야 하는 것이 주모라고 한다. 대부분의 양조장에서는 자신의 양조장에서 사용할 효모를 항상 활력 높게 유지하고 있었다. 효모배양액은 고두밥의 당화를 시작할 때 함께 준비하기 시작하거나 불편하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신선한 막걸리를 구하여 그 침전물을 알코올 발효가 시작되는 둘째 날에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효모배양액은 전체 막걸리 발효액의 5%정도로 사용하면 된다. | |
막걸리의 90%는 물이다. 물이 맑고 깨끗한 땅에서 발효되고 생산되는 것이 어쩌면 최상품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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