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몰이 추억 - 노혜정

[은별 노혜정]

은별이 17살때, 우리 단비랑.

소몰이 추억 - 노혜정

7월의 뜨거운 햇살 아래
얼굴마저 구릿빛으로 물든 여름 방학이면
칡넝쿨이 우거진 숲으로 소 떼들을 몰아넣고
여자아이들은 다슬기 잡고
남자아이들은 양푼 그릇에 된장 넣어 피라미 잡고
물장구치고 놀다가 입술이 파래지면
넓적 바위에 엎드려 낮잠을 즐기다 보면
소 떼들이 보이지 않는다

동무들은 편을 나눠 가위, 바위 보를 하여
지는 편이 소를 몰아 가까이 데려다 놓고
토종 보리수나무 열매와 개암을 만나면
따먹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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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열매는 새콤달콤하지만
개암은 깨물면 톡_ 하고 갈라진 틈 사이로
하얀 속살을 까서 먹으면 고소한 호두 맛이
아이들에겐 최고의 주전부리였다

소 떼들이 풀을 뜯다 너무 멀리 가는 날에는
남자애들이 싸리나무를 꺾어 들어
소 엉덩이를 때려가며 소를 몰아오고

가끔은 남자아이 여자아이 할 것 없이
작고 동글동글한 공개를 주워 모아
편을 나눠 공개 놀이도 하고
지는 편 아이들은 수박과 오이 서리를 하여
나눠 먹기도 하였다.

지금도 내 고향엔 추억을 품고 살아가는
친구 몆 명이 고향을 지키고 있다.
경호강 맑은 물이 흐르는 그리운 내 고향
눈 감아도 아른거리고 꿈에서도 그립다.

[이희탁]

송아지 키우며 자라온 방장님~
소녀 때 사진이 너무 곱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