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을 통해 양산의 정서와 역사를 이야기하고 싶어요.”
지난 5일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연극 ‘아비’를 올린 극단 양산의 송진경(54·사진) 대표. 공연 시작 전, 관객 입장 등 개막을 위한 마지막 준비상황까지 꼼꼼하게 챙기며 땀 흘리고 있는 송 대표를 공연장 입구에서 만났다.
‘아비’는 100억 재산을 지역의 대학재단에 기부하려는 아버지와 이를 막으려는 자식들 간의 갈등을 웃음과 눈물로 그려내며 돈을 향한 인간의 욕망을 풍자한 블랙코미디. 돈보다 사람이 먼저임을 보여주는 아버지의 깊고 큰 사랑이 가슴 먹먹한 감동을 안기며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만든다. 이번 무대는 극단 양산의 일곱 번째 정기공연이자 한국연극협회 양산지부 창립과 양산 지명 600주년을 축하하는 공연이기도 했다.
송 대표가 양산에 극단 양산을 창단한 것은 지난 2010년 5월이다. 교사들로 구성된 극단(동태)이 있긴 했으나 연극문화 기반이 미약한 것을 안타깝게 여긴 것이 계기였다. 그동안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정기공연을 비롯해 거창국제연극제, 김해문화의 전당 초청공연, 부산 롯데백화점 초청공연 등을 통해 이른바 양산연극을 알려왔다. 삽량문화축전 개막 공연인 총체극 ‘박제상’도 그가 만들어냈다. 극의 총연출은 물론 시나리오를 쓰고 노랫말을 만드는 것까지.
이러한 그의 노력은 지난 3월 한국연극협회 양산지부 창립으로 이어졌다. 초대 지부장이 송 대표다. 이로써 경남연극제는 물론 전국연극제 경연무대에서 양산연극을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것이 초대 지부장으로서의 포부라고 했다.
그는 방송과 연극계에서는 알아주는 인물이다. MBC 성우로 출발해 텔레비전과 라디오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한국방송대상 정보공익분야 우수작품상(2006년)을 수상했으며, 연극으로는 경남연극제 연기대상(1987, 1996, 1998), 전국연극제 대통령상(1996)과 연기대상(1998) 등을 수상한 그다.
그의 경력과 열정을 양산 연극 발전을 위해 바치고 싶다는 송 대표. 그는 연극을 통한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 문화콘텐츠 개발, 지역민에게 수준 높은 공연 제공, 지역민의 연극 제작 참여 기회 제공 등이 극단 양산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단다.
‘아비’의 막이 내리고 관객들의 박수를 받으며 잠깐 무대에 올라 던진 한마디는 그의 연극에 대한 사랑과 양산문화에 대한 지향점인 듯했다. “연극이 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행복을 안겨줄 수 있다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