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박해(1839년~1841년)
5. 앵베르 주교, 모방, 샤스땅 신부의 순교
앵베르 주교는 1839년 초 지방에 있었는데 1월 말경에 서울에서 3가구의
교우가 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서울로 올라와 서울의 교우들을 돌보고
있다가 배교자 김순성의 밀고로 쫓기다가 8월 포졸들에게 자수하여 잡히었다.
앵베르 주교는 감옥에서 모방, 샤스땅 신부에게 편지를 써 "긴박한 때를
당하여 착한 목자는 양의 무리를 위하여 그 목숨을 버리는 법이니 아직
배로 떠나지 않았거든 포졸과 함께 이곳으로 오시오. 그러나 교인은 단
한 사람이라도 따라오게 해서는 안되오." 라고 하며 같이 교우들과 함께
순교할 것을 권고하였다.
주교의 뜻에 따라 모방, 샤스땅 신부는 교우들과, 외방전교회에 보내는
편지를 남기고 포졸들에게 몸을 맡기어 주교와 같이 좌포도청(단성사 거리)
에 갇히어 재판을 받게 되었다.
이들은 국사범인을 다루는 의금부로 다시 옮겨지고 즉시 사형이 선고되어
1839년 9월 21일 새남터에서 순교하였다.
* 퐁디셰리 교구장이던 보낭 주교는, 앵베르 주교의 부름에 따라 2 성직자
가 같이 순교한 것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말하였다.
“나는 이 훌륭한 주교의 위대한 정신을 감히 말하리니 그는 자기 양들을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였을 뿐 아니라 두 전교신부의 제물을 자기 제물에
덧붙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나는 하루에 순교의 팔마(Palma)와 신덕과
애덕의 세 가지 월계관을 함께 받은 이 성직자들의 희생심에 깊이 탄복
하여 부복하리니, 이 희생심이야 말로 고금을 통해 가장 영웅적인 것이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자진해서 제헌하신 천주의 모범만이 그들에게 이런
용기를 주었던 것이고, 나 같이 비천한 인생은 그 앞에서 감히 낯을 들지
못하고 부끄러워하는 바이다.”
이들의 유해는 3일간 그곳에 버려진 후 모래 속에 묻었으나 20일쯤 지나
이문우(요한)와 7명의 교우가 죽음을 각오하고 그 시체들을 찾아 노고산
(오늘의 신촌)으로 옮겼다.
1843년에는 삼성산으로 이장한 후 1901년 11월 1일 서울 명동 주교좌
대성당 지하로 모시게 된다.
한때나마 묻히셨던 노고산에는 예수회의 서강대학이 세워 졌으니 이것도
이것도 이들 성직자의 피가 거둔 승리의 열매라고 하겠다.
세 분의 성직자가 순교한 다음날 정하상, 유진길이 서소문 밖에서 참수를
당하였다. 정하상은 아버지 정약종, 형 정철상이 순교한 자리에서 참수
당하고, 어머니 유소사, 누이동생 정정혜도 순교하니 정약종 가족은
한 사람도 남김 없이 천주를 위하여 증거하느라 대가 끊기면서까지
목숨을 바친 순교자 집안이 되었다.
유진길의 둘째아들 유대철(베드로)도 굳건히 신앙을 지키다가 한 달 후
옥에서 목이 졸려 순교하였다.
* 여기서 샤스땅 신부가 마지막으로 고향의 부모님에게 보낸 편지를
요약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가장 경애하는 아버지 어머니에게
우리 주교님은 자기의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 착한 목자의
본분이라고 판단하시고 당신이 자수하심으로서 우리에게 본을 보여
주셨습니다. … 내가 사랑하는 이 전교 지방에 들어올 때에 다섯 명
의 신앙 증거자를 고문하는 중이었습니다.
나는 그 때 마음이 약해서 그 이야기만 듣고서도 벌벌 떨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 천주의 은혜로 다시는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내가 성사를 준 15살 밖에 안된 아이가 교우들과 외교인 들까지
경탄시킬 만큼 씩씩한 용기로 혹형을 당하는 모범을 보고 나도
용기가 나는 것입니다. …
이 훌륭한 기회에 지극히 사랑하는 예수를 차지할 수 있다면 나는
행복을 누리는 것이니 서러워하지 마시고 오히려 감사를 드리십시오.
천주의 은혜로 나는 금전도 은전도 없고 다만 교우들이 희사한 몇 벌
의 필요한 옷이 있을 따름이니 준비는 다 된 것입니다.
세상 재물로 보면 가난하나 십자가의 보화를 풍부히 가진 축복된 이
전교 지방으로 나를 불러주신 천주의 섭리에 천만 번 감사 드리는 바
입니다.
이제는 떠나야 하겠습니다. 나는 천국에 올라가 양친께서 오르시는
것을 기다리고 있겠사오니 온 마음과 온 힘으로 천주를 사랑하시고
서로 사랑하십시오. 마지막 하직 인사를 드립니다.”
- 2시간에 쉽게 읽는 『초기 한국 천주교회 수난사』(1784~1886) 중에서 -
01. 청산유수(폴카)
02. 처녀총각(폴카)
03. 사막의 한(폴카)
04. 유정천리(탱고)
05. 영등포의 밤(탱고)
06. 마음은 서러워도(탱고)
07. 물새우는 강언덕(트롯트)
08. 선창(트롯트)
09. 홍도야 울지마라(트롯트)
10. 서산 갯마을(트롯트)
11. 소양강(트롯트)
12. 들국화(트롯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