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 임 사
먼저 한국고령사회비전연합회 초대회장으로 취임하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열악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비전연합회를 이끌어 오신 장해익 부회장님을 비롯한 도재숙 사무총장, 운영위원, 이사, 각 지역회장 그리고 회원 여러분의 노고(勞苦)에 깊은 사의를 표합니다. 이제부터 저는 우리 비전연합회의 창립취지, 목적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에 대해 여러분과 뜻을 함께하며 회장으로서 부여된 임무에 최선(最善)을 다하겠습니다.
친애하는 한국고령사회비전연합회 회원 여러분!
우리는 현재 고령사회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2000년 노인인구가 전 인구의 7%를 넘어 고령화 사회에 들어선 이후 21세기에는 우리나라의 고령화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0년대에 고령사회, 2020년대에 초 고령사회가 되고, 2030년대에는 세계 최 고령국가의 대열에 들어설 전망입니다.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고 노인층이 크게 증가하는 고령사회에서 우리나라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그 많은 노인인구를 경제적으로 누가 어떻게 부양할 것인가? 평균수명이 연장되어 오래 살면서 만성질환 등으로 장기요양보호를 필요로 하는 노인이 증가하는 유병장수(有病長壽) 시대에 누가 이들을 돌볼 것인가? 전통적 가족부양기능이 쇠퇴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가 이들 노인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일자리를 그만두고 20년, 30년 은퇴생활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되면 그 긴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이처럼 변화하는 고령사회에서 노인 개개인은 어떻게 하여 건강하고 보람된 노후생활을 살아 갈 것인가?
고령사회가 당면하게 될 이 도전적 과제는 우리가 지금부터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할 중요한 숙제입니다. 혹자는 이를 두고 고령사회의 쇼크, 고령사회의 지진 등으로 표현하면서 다가오는 미래사회의 위기(危機)를 경고하고 있습니다. 21세기 초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이 위기를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할지 참으로 중요한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가가 시급히 대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노인과 고령자 층에 편입될 모든 국민의 준비도 필요합니다. 사회 각계각층에서는 이 도전에 대응할 새로운 각오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고령사회의 위기를 기회로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우선 노인을 보는 시각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의존적인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살아가는 독립적 인격체로 파악해야 합니다. 노인인구가 전 인구의 1/3이 되는 상황에서 노인인구를 부양대상자로 파악하는 것은 합리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노인은 사회활동을 지속하며 독립적으로 살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고령자와 노인을 부양부담의 짐이나 의존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립적인 존재로 파악함은 물론, 국가발전의 중요한 인적자원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바라볼 때 고령사회는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태세를 갖추어 나가야 합니다. 고령자와 노인이 스스로 자립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고령자자립사회를 건설하고,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당당하게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신(新)노인상을 정립해야 합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노인도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자율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생활이 어려운 노인에게 소득보장정책을 제공하고, 노쇠·허약·질병 등 만성질환으로 시달리고 있는 노인에게는 장기요양보장정책 등 노인복지정책도 발전시켜 나가야합니다.
친애하는 회원 여러분!
우리 한국고령사회비전연합회는 이러한 고령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고령사회’를 건설하는데 기여하기 위하여 이제 우렁찬 첫 출발을 시작하였습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M. Hemingway)는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서 신호등 없는 갈림 길을 만날 때가 많다. 특히 노후에는 신호등 없는 갈림길에서 어떤 길을 택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설파했습니다.
우리 한국고령사회비전연합회는 다가오는 고령사회에서 노인 및 고령자 개개인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야할 지혜로운 방향, 국가가 대응해나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신호등과 같은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첫째, 고령자자립사회의 건설에 기여하기 위하여 자신의 삶을 독립적으로 개척하고 영위하는 적극적인 신(新)노인상을 정립하고 실천하는 운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둘째, 고령사회에서 예측되는 노인문제를 연구, 분석하고 고령자자립사회를 지향하는 정책대안을 연구 개발하여야 합니다.
셋째, 병고(病苦), 빈고(貧苦)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령자와 노인을 위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노후생활을 보장토록 하는 노인복지정책의 대안을 제시하는 씽크 탱크(Think Tank)로서의 역할도 수행해야 합니다.
넷째, 노인 및 고령자의 자립과 독립적인 생활을 촉진하기 위하여 노인교육, 상담사업을 전개하고 앞으로 수백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되는 정년퇴직자, 조기은퇴자들이 은퇴 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노후생활설계를 지도하는 사업을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다섯째, 고령사회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역할 상실문제에 대응하여 노인 및 고령자의 사회참여, 역할수행, 자원봉사, 사회적 관계 증진사업 등 관련 사업을 펼쳐나가야 합니다.
친애하는 회원 여러분!
저는 대학입학이후 지나온 전 생애를 노인복지분야에서 공부하고 일하며 공직생활과 대학교수생활을 하였습니다. 학계에서 노년학자들과 교류하고 노인복지의 현장을 다니면서 30년이 넘게 노인문제를 연구하고 그 해결방안을 고민해 보았습니다. 정부에서 일하며 오랫동안 노인복지분야의 수많은 정책과 법제도를 직접 입안하고 정책을 직접 집행하였으며 정부정책의 자문역할도 수행하였습니다.
우리나라 노인복지정책과 제도가 싹트고 자란 지난 30여 년간 줄곧 노인복지의 이론세계와 실무현장에서 배우고 익힌 지식과 경험을 살려 저는 이제 한국고령사회비전연합회가 지향하는 목표달성을 위해 방향을 제시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일에 매진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우여곡절의 준비기간을 거친 우리 비전연합회가 오늘 정기총회를 열고 이제 막 항구를 출발하였습니다. 앞으로 이 배는 태평양, 대서양 등 5대양 6대주를 항해할 것입니다. 이 배가 가야 할 길은 참으로 멀고도 험난합니다. 제가 앞장서서 그 깃발을 들겠습니다. 이 배가 가야할 길을 정확히 알고 있는 저와 그리고 여러분이 함께 한다면 우리 비전연합회가 다가오는 고령사회의 비전을 올바르게 제시하는 일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우리 고령사회비전연합회는 인생의 후반기에 나아갈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수 많은 노인과 고령자들에게 새로운 비전과 기회를 제공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단체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제시하는 고령사회의 비전(Vision)은 국민에게 새로운 지표(指標)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먼 훗날 우리가 함께 올라선 정상에서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건강하고 활기찬 고령사회를 보게 될 것을 확신합니다.
2009년은 고령사회의 문제를 생각하고 걱정하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 비전연합회와 함께 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끝으로 그동안 우리 비전연합회를 이끌어 오신 임원 여러분들의 노고를 다시 한 번 치하하며, 대망의 기축년(己丑年)을 맞이하여 여러분 모두 건승하시고 각 가정에 평안이 늘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1월 17일
한국고령사회비전연합회회장 차 흥 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