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종(丁若鍾, 아우구스티노)의 주교요지 11
36. 예수께서 다시 살아나신 뒤 사십일에 하늘에 올라가시니라
예수께서 죽으신 지 사흘 만에 영혼이 그 육신이 있는 무덤 속으로 들어가시어, 당신의 신통(神通)하신 힘으로 그 육신과 결합하여 다시 살아나시니, 그 부활하신 몸은 세상 옷을 입지 아니하사, 영화로운 빛이 큰 몸에 둘러싸이고, 손에 한 기[깃발]를 들고 계시니, 이는 싸움을 이기신 뜻을 보임이라,
예수께서 다시 살아나시매, 전에 흘리신 피가 눈깜짝할 사이에 죄다 그 몸으로 돌아와 한 점도 땅에 묻음이 없고, 온몸에 다치신 흔적이 없으시되, 오직 두 손과 발과 가슴의 다치신 다섯 구멍을 남기사, 사람의 죄를 풀어 주신 표를 보이시는데, 그 다섯 상처(오상;五傷)의 영화로운 빛이 온 몸에서 배로 더하시더라.
예수께서 부활하사 먼저 성모 마리아께 가 뵈시니, 성모가 죽었던 아들을 다시 보니, 그 몸에 영광과 아름다움이 영롱(玲瓏)하시고 휘황(輝煌)하시니, 즐겁고 기쁘기 한량 없었다. 예수의 다시 살아나신 몸은 세상에 계시던 몸과 달라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가 없어 당신이 보이신 후에야 비로소 사람들에게 보이었다.
성모께 뵈신 후에 두 번째는 성녀 막다레나에게 뵈시고, 세 번째는 여러 성녀(聖女)에게 뵈시고, 네 번째는 수종도(首宗徒) 베드루에게 뵈시고, 다섯 번째는 길에서 두 제자에게 뵈시었다. 여섯 번째는 열 종도(宗徒;사도)에게 뵈시니, 이 때에 종도들이 문을 닫고 같이 있었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는데도, 난데없이 예수께서 방 안으로 홀연히 들어와 계신지라, 모든 제자들이 떨면서 무서워했다. 예수가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이 무서워하지 말고, 내 손과 발을 자세히 살펴보라. 나는 진실로 이전의 몸이요 신(몸;身)이 아니다.”하시고 그 손과 발을 보이시니 못박혀 뚫린 구멍이 남아있었다. 종도들이 이상히 여기니, 앞으로 나와 가까이 하여도 아직 믿지 아니하였다. 예수께서, “너희들에게 먹을 것이 있느냐?” 하시기에, 종도(宗徒)가 물고기 구운 것 한 조각과 개꿀 한 덩이를 가져다 드리니, 예수께서 잡수시고, 나머지를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시었으니, 그가 참된 몸이심을 나타내심이라.
또,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이 함께 잘 살아라. 나는 너희들을 보내기를 마치 나의 성부께서 나를 보내심과 같이 하리라” 하시고, 이에 모든 이를 향하여 입김을 불며 가라사대, “이제 성신(聖神;성령)을 받아라. 너희들이 사람의 죄를 용서하면 용서하고, 머무르면 머무르리라” 하시니라. 예수께서 가신 뒤에 도마[토마스] 종도가 오거늘, 모든 종도들이 그에게 이르기를, “우리들이 스승을 보았노라” 하니, 도마가 곧이 듣지 아니하여 말하기를, “내 눈으로 두 손에 못박힌 자국을 보지 못하고, 내 손을 가슴에 넣어 보지 못하고서는 믿을 수가 없다.”고 하더라.
여드레 뒤 일곱 번째로 열 한 종도에게 뵈실 제, 예수께서 도마 종도를 불러 말씀하시기를, “네 눈으로 내 손을 보고, 네 손으로 내 가슴을 만져보고 의심을 하지 말라” 하시니, 도마가 공경하여 보고 만지매, 그 마음이 환히 깨달아 크게 기뻐하여 소리를 질러 말하기를, “참 우리 주이시며, 우리 천주로소이다” 하니, 예수께서, “너는 나를 보고 나서야 비로소 믿으나, 나를 보지 아니하고 믿는 이는 더욱 참 복이로다.”하시더라. 예수께서 도마의 의심을 풀으심이 깊은 뜻이 있으니, 대개 한 사람의 한 때의 의심을 풀어줌으로써 만세 만민의 의심을 푸시고, 한 사람으로써 그 몸을 만지게 하사, 후세의 모든 사람의 믿는 증거를 삼으심이니라.
여덟 번째는 종도 등 일곱 사람에게 뵈시고, 아홉 번째는 열한 종도에게 다시 뵈시고, 열 번째는 한 종도에게 뵈시고, 열한 번째는 가르침을 믿는 오백 사람에게 뵈시어, 하늘에 오르시는 날까지 열 두 번을 뵈시었느니라.
예수께서 세상에 계시는 사십일(四十日)동안에 천주성교의 법을 세우사, 그 제자들에게 자세히 가르치시고, 사십일의 기한이 차서, 장차 하늘에 오르려 하실 제, 모든 제자들에게 이르시기를, “내가 하늘 위와 땅 아래의 모든 권한을 온전히 받았으니, 너희들이 마땅히 천하에 나아가, 천주의 바른 도리로써 만백성을 가르치고, 물로 씻되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하라. 내가 너희들에게 이른 바를 너희들도 만백성에게 일러, 그 중에 믿고 물로 씻김을 받은 이는 반드시 하늘에 올라가 길이 무궁한 복을 누릴 것이요, 믿지 아니하는 이는 반드시 지옥에 떨어져 무궁한 괴로움을 겪으리라.”
또 가라사대, “믿는 자에게는 반드시 많은 신령스러운 기적이 있을 것이니, 내 이름으로써 능히 마귀를 쫓고, 능히 다른 나라 말을 하고, 독을 마셔도 능히 해가 되지 아니하고, 병든 이를 만지면 병이 나으리라” 하시고, 또 가라사대, “ 내가 날마다 너희들과 함께 하여 세상을 마칠 때까지 있으리라” 하시니라.
말씀을 마치시자 문제(제자들:門弟)를 데리고 오리와산[올리브산]으로 가시니, 성모께서도 따라 가시었다. 예수께서 손을 들어 모든 제자들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 거룩하신 몸이 땅을 떠나 공중에 오르실쌔, 옛적 성인들의 영혼이 함께 따르고, 모든 천신이 좌우로 모시고 공중에 풍류를 울리며 높이 오르시니, 오색 구름이 예수의 발을 가리어 뭇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아니하였다. 예수의 몸이 층층한 하늘을 뚫으시고 천당에 오르시어, 천주성부 오른쪽에 자리하셨다. 성모와 제자 일백 스무 사람이 다 오리와산 위에서 하늘을 우러러보고 사모하여 차마 떠나지 못하니, 예수께서 그 제자들의 바라보는 모양을 보시고, 두 천신을 내려보내시어 위로하여 가라사대, “예수께서 이미 올라가시어 이제 천당에 계시면서 만백성을 살리고 죽이고, 복주고 화주는 권한을 맡고 계시니, 후에 세계가 끝날 때에 다시 이 세상에 내려오시어, 천하 고금 사람의 공과 죄를 살펴 상과 벌을 결단하시리라” 하셨느니라.
37. 예수께서 하늘에 오르시던 발자국이 있느니라
예수께서 하늘에 오르실 때에 그 발로 밟으신 돌에 발자국이 나서, 마치 새긴 듯 하니, 만국 사람이 늘 그 앞에 가 절하고, 그 돌을 깎아 먹으면 백병이 나아 신령스런 기적이 많은지라, 그 후에 회회국(回回國;이슬람)사람이 그 발자국 하나를 가져다가 저희들의 예배당에 모셔 놓고 공경하니라. 또 한 발자국은 이 때까지 오리와산[올리브산]에 남아 있어 그 위에 성당을 지어 애중히 여겨 사모하므로, 참배하러 오는 사람이 헤아릴 수 없더라.
38. 십자가의 기묘한 힘과 신령한 자취가 무궁무진하니라
십자가는 천주 예수의 세상을 구하신 그릇이니, 십자가의 기묘한 힘과 신령한 자취는 이제에 이르도록 무수히 나타나 백병[모든 병]을 고치고, 마귀를 쫓고, 죽은 사람을 다시 살린다. 그러므로, 모든 교우들이 다투어 모시고 보목(보배로운나무;寶木)을 삼아 공경할 뿐 아니라, 대대로 교를 믿는 사람이 십자성호(十字聖號)를 긋기만 하여도 병을 고치고, 죽은 이를 살리고, 마귀를 쫓는 일이 무수하니라.
첫댓글 성인이 깨닫고 있는 것들과 살고 있는 세상의 말과 인간의 바램들을 풀이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도마(토마스) 사도가 부활하신 주님을 뵙고, "참 우리 주이시며, 천주로소이다."라고 한 고백을, 우리는 미사 때 사제가 성체를 들어올리고 성혈을 들어 올릴 때 고백합니다. 성체와 성혈은 눈으로 볼 수 있는 부활하신 주님입니다. 그래서 영성체는 부활하신 주님을 우리 안에 모시는 일이죠.. ㅎ
복자 이순이 루갈다는 옥중편지에서, 당신이 당한 수많은 유혹을 "십자가의 수난 공로"로 이겨 냈다고 고백합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순이 루갈다께서 몸에 지니고 있던 몸고상(몸에 지니고 있던 십자고상)의 예수님 얼굴이 다 지워져 있지요. 십자가는 우리를 유혹에서 지켜주는 보배로운 나무입니다.
십자성호를 자주 긋고 기도해야 합니다. 십자성호를 그음은,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신앙고백이며, 모든 일이 하느님의 이름과 뜻에 따라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또 나 스스로도 하느님의 뜻에 맞는 일을 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그런가하면 십자성호는, 내 자신에게 주님의 강복을 비는 일이기도 합니다. 주님께서 강복해 주시기를 희망하며 십자성호를 그어 봅시다. 반드시 주님께서 지켜 주십니다.
이영춘 신부님~~ 반갑습니다.
접하기 힘든 내용들을 공유해주셔서 언제나 감사한 마음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댓글까지 너무 감동이예요.
일상에서 십자성호를 그으면서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며 살수 있도록 실천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믿는 자에게는 반드시 많은 신령스러운 기적이 있을 것이니, 내 이름으로 능히 마귀를 쫓고, 능히 다른나라 말을 하고, 독을 마셔도 능히 해가 되지 아니하며, 병든 이를 만지면 병이 나으리라."(마르코 16;16-18)
- 복음을 받아들여 복음의 기쁨이 가득한 사람은..
- 내 이름으로 능히 마귀를 쫓고 : 예수님에 의해 악한 영들이 쫓겨나듯, 악한 영이나 어둠이 들어설 자리가 없고..
- 능히 다른나라 말을 하고 : 분노와 절망, 죽음의 언어가 아니라 기쁨과 희망, 삶의 언어인 사랑의 언어가 입에서 나오며..
- 독을 마셔도 능히 해가 되지 아니하며 : 나를 해치는 말이나 행동, 환난이나 박해가 닥쳐도 그것들이 나를 흔들지 못하며..
- 병든 이를 만지면 병이 나으리라 : 몸과 마음으로 아픈 이들이 나의 기쁨에 찬 얼굴과 마을을 통해 큰 위로를 받을 것입니다..
신부님 환영합니다..
신앙 선조들의 모습을 세세히 알수 있게 안내해주셔서 감사드려요.
하루빨리 자유로워져 그들의 삶의 길을 순례하는데 동행하고 싶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