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나무의 고백]
복효근 시인
“늘 푸르다는 것 하나로/
내게서 대쪽 같은 선비의 풍모를 읽고 가지만/
내 몸 가득 칸칸이 들어찬 어둠 속에/
터질 듯한 공허와 회의를 아는가//
고백컨대/ 나는 참새 한 마리의 무게로도 휘청댄다/
흰 눈 속에서도 하늘 찌르는 기개를 운운하지만/
바람이라도 거세게 불라치면/
허리뼈가 뻐개지도록 휜다. 흔들린다.//
제 때에 이냥 베어져서/
난세의 죽창이 되어 피 흘리거나/ 태평성대 향기로운 대피리가 되는/
정수리 깨치고 서늘하게 울려 퍼지는 장군죽비//
하다못해 세상의 종아리를 후려치는 회초리의 꿈마저/
꿈마저 꾸지 않는 것은 아니나/
흉흉하게 들려오는 세상의 바람 소리에/
어둠 속에서 먼저 떨었던 것이다.”
칭구들....도종환의 시처럼 우리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요?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 도종환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어둠 속에서 어깨를 떨며 있을 때
다시는 죄짓지 말라고 말없이 다독여 주시던 손길을 잊고
눈물을 멈출 수 없어 부끄럽게 돌아 앉아 있을 때
가까이 와 낮은 소리로 일으켜 주시던 말씀을 잊고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아니다 아니다 하면서 헛된 이름을 팔며
보이지 않게 허물을 늘려가는 하루 또 하루
지킬 수 없는 말들을 하며 욕되게 사는 삶 팔아 양식을 벌고
욕되게 쓰는 글 팔아 목숨을 이어가는
차마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
돌아가자 돌아가자고 두 줄의 시를 쓰다
때묻어 궁글며 한 줄의 시를 더 잊어 버리는
정말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
잠자리를 펴고 누웠다가도
문득문득 소스라쳐 눈이 떠지곤 하는 하루 또 하루
정말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정말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칭구들 없이...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요? 대나무처럼 그렇게 힘든...삶을 살아도 되는 걸까요? 칭구들 없이...? 이 연사(카페지기) 두 손들고 강력하게 외침니다..."총동문회에 안 나오먼 죽어? 잉"....
첫댓글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수고하신 손길에 감사^*^
복 받을 거유;;;;;